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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살맛'을 잃게 만드는 일들로 좌우충돌 할 때가 많다. 세상일이 내 뜻대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상처와 실망과 좌절이 반복되다보면 나도 모르게 점점 마음의 미각을 잃게 되고 표정은 생기를 잃어버리게 된다. 문득 거울에 비춰진 푸석하고 무표정한 얼굴을 보고 왈칵 눈물을 쏟아내던 지난날이 떠오른다.

'마음의 허기'를 채우기 위해 누군가는 술·담배를 하고, 누군가는 폭식을 하고, 누군가는 성형에 매달리고, 누군가는 스펙을 채우고, 누군가는 타인에게 집착하고, 누군가는 집안 가득 물건을 사들인다. 마음 바깥의 것으로 허기를 달래는 방법은 즉각적인 만족을 주지만 지속 시간이 매우 짧고 빠져들수록 더욱 허기가 진다. 마치 배고픈 아이가 먹는 막대사탕이 잠깐의 허기는 달래지만 배고픔을 결코 해소 시키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살맛이 안 날 때, 마음이 허기진 나를 위한 소울푸드(Soul Food)는 과연 무엇일까?
 
이서원 지음
▲ 상처를 치유하는 <감정식당> 이서원 지음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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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살맛 없는 이유'를 '감정'에서 발견해낸 세상 하나 뿐인 <감정식당>의 이서원 셰프가 있다. 감정 요리의 달인 이서원 셰프는 한국분노관리연구소를 설립했고, 공공기관과 휴먼서비스 기관에서 가족 관계 향상 및 분노 조절을 주제로 20년 넘게 상담전문가로 활동해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가장 버거워할 감정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를 고민한 끝에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감정식당>은 조금만 상해도 나를 힘들게 하는 열 가지의 주요한 감정 재료(불안, 두려움, 조바심, 분노, 우울, 미움, 시기심, 열등감, 죄책감, 후회)를 다루며 어떻게 해야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감정을 맛있게 요리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또한 생생한 사례를 수록하여 실전요리에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담아냈다.

이서원 셰프에 따르면 '감정'은 아무 잘못이 없다. 똑같은 돼지고기(감정 재료)를 가지고도 주방장에 따라 제육볶음의 맛이 다르듯, 감정을 다루는 나의 패턴에 따라 감정요리의 맛이 달라질 뿐이다. 특히 감정은 '욕구'에서 생기는 것이기에, 욕구와 감정을 잘 들여다보면 맛있는 감정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불안&두려움 요리법
▲ <감정식당> 불안&두려움 요리법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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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불안'과 '두려움'은 사촌 형제 감정인데, 안전하고 싶은 욕구에서 나온 자식들이다. 안전하게 살고 싶은데 무언가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면 불안이 오고, 실제 이상한 것이 가까이 오면 두려움이 오는 것이다.

이때 서두르거나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지켜보면 불안할 때는 미리 위험에 대비한 준비를 차곡차곡하게 되고, 두려울 때는 비상 대피 행동을 시작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더 안전한 상황으로 나를 이끌어 가는 것이 불안과 두려움을 맛있게 요리하는 방법이 된다.

이처럼 보통 부정적이라고 알려진 감정 재료들도 그 특성을 파악하여 제대로 요리하기만 하면 삶의 맛을 되찾을 수 있다.
 
"우리가 맛없는 감정요리를 만드는 이유는 자꾸 이 감정이 생기게 된 욕구를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p.212 <에필로그>)
 
음식이 식감, 색깔, 풍미 등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내듯 우리의 삶도 감정, 생각, 행동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 단맛, 쓴맛, 신맛, 짠맛, 매운맛, 감칠맛, 시원한맛, 아삭한맛 등 마음의 미각을 되찾는 일은 감정을 잘 다루는 것에서 비롯된다.

나를 위로할 최고의 소울푸드(Soul Food)는 외부의 다른 것이 아닌 나의 '감정'을 주재료로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하여 깨닫게 되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감정 맛집을 소개하게 되어 기쁘다. 
 
"감정은 우리의 내면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우리 일상을 살맛나게 만들어주는 멋진 요리 재료들입니다. 이 책으로 맛있게 요리하는 법을 익혀서 더 유쾌하고 즐거운 삶을 사시길 빕니다." (감정셰프 이서원)
 
*지은이 이서원은 한국분노관리연구소 소장, '이서원의 사람사이(www.saram42.kr)'대표이다. 부부 및 부모 상담전문가로 26년간 활동해왔으며, 현재 서강대 신학대학원 겸임교수이자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감정식당>진행자, <힘들 땐 전화해>고정 패널이다.

공공기관과 휴먼서비스 기관에서 가족 관계 향상 및 분노 조절을 주제로 20년 넘게 강사로 활동해왔으며, 상처받고 고통 받는 시민들을 위한 치유상담모임 '붕대클럽'을 이끌고 있다. 감정을 요리해 위로하고 평화로운 삶으로 회복하게 하는 '감정식당'을 콘셉트로 강의와 상담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말과 마음 사이>,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라면>, <아픔에서 더 배우고 성장한다>, <나를 살리는 말들>이 있다.

감정식당 - 상처를 치유하는

이서원 (지은이), 가디언(2021)


태그:#이서원, #감정식당, #한국분노관리연구소, #감정셰프, #소울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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