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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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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국민들이 '당장 사퇴하라'는 것이다. 저도 같은 생각이다. 어떻게 하실 건가?"
"…."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호통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직원의 제3기 신도지 부지 투기 의혹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를 실시했다. 주무부처 장관이자 전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었던 변창흠 장관을 향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사퇴'까지 거론하며 변 장관을 매섭게 몰아부쳤다. 변 장관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지만, 본인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침묵하는 등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

"민심도 헤아리지 못하고 투기에 둔감한 장관, 뭘 더 기대하겠나?"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되어 있던 전체회의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한 실랑이를 벌이며 1시간 가까이 지체됐다.

간신히 진행된 긴급 현안질의의 첫 타자는 심상정 의원이었다. 그러나 심 의원의 질의에, 변 장관이 구체적으로 답변한 부분은 많지 않았다. 예컨대 심 의원이 정부 합동조사단이 곧 1차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로 한 데 대해 질문했으나, 변 장관은 "(발표) 날짜는 아직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 "(내용과 규모에 대해서도) 아직 잘 모른다"라는 답만 내놓았다.

심 의원은 "국민들은 실망감과 배신감이 극에 달해 있다"라면서 "집값을 사상 최대로 폭등시켜 전 국민을 우울감에 빠트린 정부가, 공직자 투기마저 '셀프조사'로 적당히 모면하려고 하는 데에 더 큰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특히 변 장관이 MBC 기자에게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미리 산 건 아닌 것 같다"라며 "신도시 개발이 안 될 걸로 알고 샀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한 걸 꼬집었다. 그는 "국민들의 분노에 불을 지른 당사자가 변창흠 장관"이라며 "장관은 사전에 그 분들이 땅 사재기한 것을 알았느냐? 알고 말씀하신 건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변 장관은 이에 "(사전에) 전혀 몰랐다"라고 답했다. "말씀하시기 전에 사전에 조사는 해봤느냐"라는 질문에도 "해본 적 없다"라고 말했다. 심 의원이 "본인들한테 조사도 안 하고, 또 사전에 알지도 못했는데 그게 개발정보를 미리 안 게 아니라는 건 어떻게 알았느냐?"라고 따져 묻자 변 장관은 "네…. 그게…"하며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과 장충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직무대행 등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LH 임직원들의 경기 광명시흥지구 내 투기 의혹과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성원 국토교통부 1차관, 변 장관, 손명수 국토교통부 2차관, 장충모 LH사장 대행.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과 장충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직무대행 등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LH 임직원들의 경기 광명시흥지구 내 투기 의혹과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성원 국토교통부 1차관, 변 장관, 손명수 국토교통부 2차관, 장충모 LH사장 대행.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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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의원은 "그게 장관의 평상시 인식이라는 것"이라며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 개발정보를 미리 알지 못한 사람들이 무려 58억씩이나 빚을 내 맹지‧농지 사고, 쪼개기 하고, 묘목 심고, 또 지방 근무 직원들까지 원정을 와서 땅을 샀느냐 말이다. 설명이 되는가, 장관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기업 직원들이 투기에, 그것도 집단적으로 나섰는데 장관이 '제 식구 감싸기' 말하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가뜩이나 투기 때문에 온 국민이 고통 받고 있는데, 집 단속부터 철저히 당연히 했어야 한다"라며 "국토부장관 머릿속에는 그런 생각이 없는 것 같다"라고도 꼬집었다. 이어 "민심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이렇게 투기에 둔감한 국토부 장관에게 무엇을 더 기대하겠느냐?"라며 변 장관의 사퇴를 언급했다.

국민의힘 "'물러나세요'라는 이야기 여기저기서 들리지 않느냐?"

이날 변 장관의 사퇴에 대한 언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적극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신의 자리에 있는 노트북에 "부동산투기 묵인수괴 변창흠은 사퇴하라" 등의 손피켓을 붙여 놓기도 했다.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서 장관께서 송구하느니 참담하느니 그런 소리를 하는데, 국민이 원하는 건 그런 소리가 아니다"라며 "이번 사건에 주무 장관으로서 책임을 인정하고, 향후 국민들이 납득할 처신 방안에 대해 말씀해주시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상 사퇴를 요구한 셈이다.

같은 당의 송석준 의원 역시 "분노한 국민들이 (사퇴를) 요구하시지 않느냐"라며 "장관, '물러나세요'라는 이야기 여기저기서 들리지 않느냐?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날을 세웠다. 이날 반복된 거취 관련 질문에 변 장관은 침묵하거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고만 답하는 등, 끝까지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  

태그:#변창흠, #국토교통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심상정, #긴급현안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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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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