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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주장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주장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 유튜브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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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 달 전에 미국 하버드 존 마크 램지어 교수가 <태평양 전쟁에서의 성 계약>이란 논문으로 논란이 됐다. 램지어 교수는 이 논문에서 일본군 위안부들은 합법적으로 계약했던 자발적인 매춘부들이었다고 주장했다.

램지어 교수의 해당논문이 발표되자마자,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그의 논문을 비판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UN에서도 이미 일본군 일본의 전쟁 성범죄로 정의 내렸기 때문이다.

램지어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가 오래전부터 군인들을 따라다녔던 자발적인 매춘부들과 같다는 취지로 해당 논문에서 주장했다. 일본군 위안부는 당시 일본의 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주장도 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자들은 램지어교수가 당시 일본 법에 따라 계약을 체결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램지어 교수는 논문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활했던 오사키'란 이름의 10세 소녀의 증언을 예로 들어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램지어 교수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오사키의 증언을 편집했다고, 관련 있는 학자들은 입을 모아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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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망언' 램지어 "매춘계약서 없어…실수했다" http://omn.kr/1s8iq
램지어, 일본 정부와 관계 인정... "논문엔 절대 영향 없었다" http://omn.kr/1sbbx

그런 식으로 서술한 램지어교수의 이번 논문은, 실상 F학점을 받을 수밖에 없는 대학생 리포트와 같아 보인다. 최근에는 램지어 교수가 과거에 발표했던 논문들에 대해서도 비판이 일어났고 있으니, 램지어 교수는 이 논문으로 인해 잘못하면 학자의 권위 자체를 모두 잃게 될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램지어 교수가 그런 위기에 봉착한 이유는, 나와 같은 얼치기 역사학자도 알고 있는 사실들을 무시하고 증거도 없는 사실들로 논문을 썼기 때문이다. 일본군 위안부들이 합법적으로 계약했던 매춘부들이었다고 해도 당시에도 국제협약을 위반했던 것이다. 19세기에 들어오면서 세계적으로 공창제가 폐지되었다. 1921년에는 '아동 및 부녀자 매매금지 국제협약'이 체결 되었다.

이 협약에 따르면, 본인 동의가 있어도 부녀자들 및 아동들을 성매매하는 것 자체가 불법으로 간주된다. 이것을 생각하면 설령 일본군 위안부가 당시 일본 국내법으로는 합법적인 계약이었다고 하더라도, 국제협약을 위반했던 것이 명백할 것이다.

그런데 일본에서도 1896년 이미 공창제를 폐지했기 때문에, 일본군 위안부는 합법적 계약이므로 자발적인 매춘부라는 취지의 램지어교수의 주장은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주장이었다.

일본 정부의 병사들 상대 매춘행위, 그 자체로 불법이었다

따지자면, 일본 정부가 위안부들을 모집하고 계약하고 병사들 상대로 매춘행위를 허용했던 것이 불법이었다. 일본 정부가 이 같은 불법은 허용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피로도와 불만이 쌓여갔던 병사들을 위한 복지정책이었기 때문이다.

일본이 중국본토를 침공한 이후로 전선이 확대되고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일본 병사들의 피로도가 가중되고 불만이 쌓여갔다. 게다가 연합 군대에 있었던 병사들을 위한 오락 시간과 휴가제도 일본 군대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상하이침공(1931년) 이후에 일본 병사들이 민간 여자들을 겁탈하는 과정에서 일본 군대에서 성병이 속출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대만 접전지에서 여자들을 강제 연행하거나, 그들을 거짓말로 꾀어서 전쟁터로 데려가거나 또는 여자 포로들을 위안부들로 삼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활동가인 이용수 할머니가 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문제 피해자 중심 해결 촉구 결의안'을 들어보이며 위안부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요청하고 있다.
▲ "피해자 중심 해결" 강조한 이용수 할머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활동가인 이용수 할머니가 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문제 피해자 중심 해결 촉구 결의안"을 들어보이며 위안부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요청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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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가 강제연행을 당한 여자들이란 것을 증명하는 사례는 이영훈씨 같이 친일 논란이 있는 학자들이, 일본군 위안부가 자발적인 매춘부들이고 주장할 때 제일 많이 말하고 있는 문옥주 할머니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영훈씨 같은 학자들은 문옥주 할머니가 어머니와 오빠에 의해서 일본군에게 팔려 갔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일본 군인들과 파티를 즐기면서 즐겁게 위안부 생활을 했다고 말하고 있다. 어머니에게 500엔 보냈다고 하면서 위안부 생활 당시 문옥주 할머니가 큰돈을 벌었다고 말하고 있다.

자료들만 조금만 살펴봐도 이게 거짓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일본군 위안부 사례집에 있는 문옥주 할머니 사례를 보면, 집안이 가난해서 기생이 되려는 문옥주 할머니를 가족들이 매질하면서 말렸다고 한다. 그리고 친구 집에 놀러 갔다 오다가 일본군에게 연행되어 갔다는 문옥주 할머니의 증언, 또 그것을 뒷받침하는 네모토 중장의 증언도 있다. 게다가 일본군 위안부 생활이 괴로워서 위안소 2층에서 몸을 던져 자살 시도도 했고, 위안부 생활하면서 벌었다는 큰돈도 저금했던 일본은행에서 인출해주지 않아서 만져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고 한다.

이것은 문옥주 할머니만 아니라 적게는 5만 명에서 많게는 20만 명, 여러 나라 출신의 일본군 위안부들의 공통된 삶의 모습이다. 많은 학자들은 이런 일본군 위안부들의 억울함을 밝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것이 학자로서 마땅하게 해야 하는 책무이다. 그런 책무를 버렸기 때문에 램지어 교수가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태그:#생각,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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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6월 20생 우석대 특수교육과 졸업 서울디지털사이버대 사회복지과 졸업 장애인활동가. 시인. 시집: 시간상실 및 다수 공저. 에이블뉴스에 글을 기고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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