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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정재민 정의당 서울시당 위원장이 가덕신공항특별법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오마이뉴스>에 실었습니다. 이에 정희준 부산관광공사 사장이 본인의 생각을 담은 반박글을 보내왔습니다. 정 사장의 글을 가감 없이 싣습니다. 이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환영합니다.[편집자말]
2010년 3월 천안함의 비극이 있은 후 권혁범 대전대 교수는 희생장병들을 애도하며 한 신문에 '군복무의 불평등'이라는 칼럼을 쓴다. 희생자 46명 거의 대부분이 '지방' 출신이고, 32명이 고졸인데 유달리 공고 출신이 많았다고 한다.

판검사, 의사, 대기업 사장, 국회의원 등 이 나라 엘리트의 아들들은 천안함 같은 군함에 근무하지도, 그래서 희생당하지도 않는다는 현실을 지적한다. 자신도 '지방대' '비명문대' 출신인 제자들이 한결같이 인제, 원통, 고성이나 최전방 GOP에서 근무한다는 사실이 곤혹스러웠다고 고백하면서.

아무도 주목하지 못했던 사실을 끄집어낸 그 칼럼이 사내에서 회자된 듯하다. 얼마 후 나는 그 언론사 기자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한 기자가 나에게 묻는다.

"교수님. 지방에 있으면 그게 보여요?"

나에겐 지금도 생생하기만 한 그 질문의 의미는, 그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방의 문제 말이다. 그렇다. 기자정신 충만한 이들의 눈에도 지역의 문제, 지역에 대한 차별은 보이지 않는다.

20년 넘은 부산의 간절함, 단지 '선거용'이 아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기후위기 가속하는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지난 2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기후위기 가속하는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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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가덕신공항 특별법 통과를 '선거용' '선거공항' '매표공항' '야합정치의 산물'이라 맹비난한다. 나는 심상정 의원의 이러한 언행에 동의할 수 없다. 부산인들의 간절함은 외면한 발언이다.

김영삼 정부 때 부산의 경제인들로부터 시작해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부산인들은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하고, 산으로 둘러싸이지 않은, 안전한 공항을 요구해왔다. 심 의원의 말대로라면 부산인들은 임기 1년짜리 시장 뽑는 보궐선거를 위해 지난 20년이 넘도록 선거용 매표공항을 위해 야합하며 그토록 울었다는 것인가.

가보면 알겠지만 김해공항은 사실 공항이라기보다는 비행장 수준이다. 청사는 건축물이라기 보다는 가건물에 가깝다. 이 공항은 한마디로 '간이공항'이다.

문제점은 이미 잘 알려졌다. 첫째, 바로 밑에는 철새도래지 을숙도가 있으며, 공항 주변 김해 주민 수만 명이 소음에 시달린다.

둘째, 산으로 둘러싸여 조종사들조차 위협적으로 느끼는 공항이다. 김해공항 착륙난이도는 국제적으로 악명이 높다. 2002년 중국 여객기가 착륙 중 산에 충돌해 129명이 희생되기도 했다. 대부분 한국인이었고 당연히 부산경남사람들이다. 김해공항 확장 때 만들어질 활주로는 착륙 시 지면과 너무 가까워 산등성이와 아파트 옥상 불과 140여 미터 위를 차이로 스치듯 지나간다.

셋째, 밤이면 이착륙이 금지된다. 그래서 아침 6시경 동남아에서 밤새 날아온 비행기들이 김해 상공을 선회하며 착륙전쟁이 벌어진다. 당연히 슬롯(이착륙 가능 횟수)이 부족해 새로운 노선 추가도 불가능하다. 낮에는 공군과 활주로를 나눠 써야 한다. 활주로가 짧아 보잉747 같은 대형기는 이륙할 수가 없다. 당연히 오지도 못한다.

넷째, 야간엔 쓰지도 못하고, 낮에는 공군이랑 나눠 써야 하고, 대형기는 뜨지도 못하는 조건인데도 2018년 이미 1700만 명이 이용했다. 국제선 이용이 970만 명이다. 국제선 수용능력은 630만 명이다. 가보면 도떼기시장이다.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는 사람으로 미어터지고 앉을 의자도 없어 캐리어 깔고 앉는다. 새로운 노선의 추가가 불가능할 정도로 쉴 새 없이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일부 서울 사람들은 '지방공항=고추 말리는 공항' 운운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활주로에 고추를 말리고 멸치를 말리나. 무엇보다, 서울 사람들이라면 이런 공항 쓰겠나?

가덕신공항특별법 통과 직전, 국토교통부가 마지막 저항을 감행한다. 실상은 언론플레이다. 가덕신공항 공사비가 갑자기 28조 원으로 둔갑한다. 그러면서 "반대 안 하면 직무유기"라며 드러내놓고 국가 정책에 반기를 든다.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허무맹랑 그 자체다. 활주로 1본으로 추진 중인 가덕신공항 계획에 난 데 없이 활주로 하나를 더 추가하고, 김해공항 공군시설 전체 이전비용까지 꾸겨 넣어 28조6천억 원으로 뻥튀기 한 것이다.

당초 예산은 7조5천억 원이다. 2018년엔 5조9천억 원이었다. 지난 몇 년 동안 6~7조 원대였던 공사비가 갑자기 28조로 둔갑한 것이다. 여기에 국토부는 항공기가 바다의 선박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놀라운 상상력까지 보탰다. 그러면 저 머나먼 영종도엔 도대체 어떻게 공항을 지었나?

예타조사는 서울 아닌 지방에 원천적으로 불리하다
 
"여기가 가덕 신공항" 부산시가 공개한 가덕신공항 예상도.  김해신공항 검증위가 "근본 재검토"로 결론 내면서 가덕 신공항 추진가능성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 "여기가 가덕 신공항" 부산시가 공개한 가덕신공항 예상도.
ⓒ 부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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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민 정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의 기고문을 봤다. 지난 20여 년의 사연은 아는지 모르는지, 기만과 왜곡으로 일관된 국토부 보고서를 그대로 베껴쓰기 한 수준이다. (관련기사 : 결국 통과한 가덕도 특별법,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http://omn.kr/1saez)
  
정재민 위원장은 국토부의 '언론플레이용' 보고서를 집어들고는 가덕도특별법은 "대한민국 입법 역사상 최악의 오점"이라며 "막장도 이런 막장법이 없다"고 외친다. 이런 최악의 막장법도 국회의 절차를 다 거쳐서 결론이 난 것이다.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이라면 공무원들의 왜곡된 언론플레이용 자료를 집어들고 공개적으로 비난하기 전에 상대방 주장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부산인의 시선으로 봤을 때, 최근 서울지역 언론의 가덕신공항 관련 기사들 또한 균형감을 잃은 듯하다. "대한민국의 수치" "미친 정권" "망조" 등 표현도 극단적이다. 그 비난의 초점 중 하나가 바로 특별법에 명시된 '예비타당성조사는 필요한 경우 면제할수 있다'는 조항이다. 정 위원장이 특히 문제 삼는 것 역시 바로 이 부분이다.

나는 이 예비타당성조사(아래 예타조사)야말로 지역차별을 조장하는 정도가 아니라 강화하고 영속화하는 대표적 악법이라고 판단한다. 동시에 예타조사는 서울의 국가자원 독점을 가능케 하는 자원독점법이다. 아주 나쁜 법이다.

예타조사는 인구와 경제력이 작은 지역에겐 원천적으로 불리한 제도다. 인구와 경제력에 근거한 차별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지금 서울을 중심으로 GTX가 건설 중이다. 서울과 인근 지역은 이미 사방팔방으로 도로가 뚫려있고 전철, 지하철까지 거미줄처럼 얽혀있는데 여기에 GTX까지 얹어준다. 이런 편하고, 좋고, 비싼, 대규모 시설은 모두 서울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땅값, 아파트값은 자동으로 오른다. 서울인들은 이 편한 세상에 살면서 더욱 부자가 된다. 결국 이러한 제도를 통해 서울 '일극주의'가 제도화되고, 서울의 '지속가능한 독점'과 지방에 대한 '지속가능한 차별'이 고착화되는 것이다.

나는 세상의 모든 차별에 맞서야 할 정의당 측이나 서울의 지식인들이 지역의 오랜 숙원인 공항 하나 가지고 부산이라는 지역을 차별하는 지금의 행태가 매우 유감스럽다. 부산에게는 생존의 문제다. 서울이 추구하는 편리함이나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그리고 '예타조사를 면제할 수도 있다'는 조항이 그토록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모습이 의아하다. 이제까지의 많은 특별법들이 그러한 조항을 가지고 있다. 과거의 모습과 지금의 너무 달라 보여서 하는 소리다.

무엇보다 위 김해공항의 현실과 조건에서 설명했듯 동남권 관문공항이 김해에서 가덕도로 옮겨가면 예타조사이든 비용편익분석이든 기준치는 거뜬히 넘긴다. 국회에서 여야가 특별법에 합의한 이유 중 하나도 현재의 상황과 미래 수요를 감안할 때 예타조사는 사실상 하나마나이기 때문이다.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이 있다. 그가 이루고자 했던 게 무엇이었나. 핵심이 지역이었다. 지역감정을 없애고 국가균형발전을 이루는 것이었다. 그가 대통령이 되어서 이루고자 했던 것이 바로 함께 사는 세상이다. 선거 때만 그의 이름 꺼내 들지 말고 그가 쫓고자 했던 이상, 그의 사상에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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