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 공식 포스터 갈무리.

영화 <미나리> 공식 포스터 갈무리. ⓒ 판씨네마

 
미국 양대 영화시상식으로 꼽히는 골든글로브가 많은 화제와 논란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단연 가장 큰 논란은 최우수외국어영화상 <미나리>였다. 198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미국 아칸소주 농장으로 건너간 한인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미나리>는 여러 경쟁작을 물리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골든글로브는 전체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다는 규정에 따라 미국 자본이 제작하고, 미국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미나리>를 작품상 후보에서 제외하고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리면서 차별 논란이 일었다.

<뉴욕타임스>는 골든글로브 후보 명단에 <미나리>의 국적을 '미국'으로 표기해놓고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렸다고 꼬집으며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를 향해 "바보 같다"라고 전했다.

CNN 방송도 "<미나리>가 할리우드의 인종차별에 또다시 심각한 문제의식을 불렀다"라며 "미국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집에서 영어가 아닌 언어를 사용한다"라고 지적했다.

대만계 미국인 사회학자 겸 작가 낸시 왕 위엔은 CNN에 "<미나리>가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은 '너는 어디 출신이냐'는 질문처럼 느껴진다"라며 "만약 당신이 동양인 외모를 가지고 있다면 미국 출신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처럼 들린다"라고 강조했다.

왕 작가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나리>가 마음의 언어에 관한 영화라는 정이삭 감독의 수상 소감을 사랑한다"라고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채드윅 보스먼, 하늘에서 받은 남우주연상 
 
 <노마드랜드>로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 감독을 소개하는 골든글로브 홈페이지 갈무리.

<노마드랜드>로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 감독을 소개하는 골든글로브 홈페이지 갈무리. ⓒ 골든글로브

 
한편, <노매드랜드>를 만든 클로이 자오 감독은 아시아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골든글로브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과 감독상을 휩쓸었다. 여성 감독으로서는 1984년 <엔틀>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감독 이후 37년 만에 두 번째이기도 하다.

중국 베이징 출신의 미국인 자오 감독은 <노마드랜드>로 각종 시상식에서 170개가 넘는 상을 따내며 골든글로브에서도 돌풍을 이어갔다. 

<노매드랜드>는 경제적으로 붕괴한 도시를 떠나 밴을 타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도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다음 달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유력한 작품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파고>, <쓰리 빌보드>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연기파 배우 프란시스 맥도먼드가 주연을 맡았다.

또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은 지난해 8월 대장암으로 투병하다가 세상을 떠난 고(故) 채드윅 보스먼이 수상했다. 사후에 남우주연상을 받은 사례는 1976년 <네트워크>의 피터 핀치 이후 두 번째다.

마블 시리즈 <블랙팬서>의 주인공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보스먼은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로 자신의 첫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남편을 대신에 상을 받은 아내 시몬 보스먼은 "만약 채드윅이 이 자리에 섰다면 아름다운 말을 했을 것"이라며 "우리 안의 작은 목소리가 여러분이 해낼 수 있다고 말해주고,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말해주고, 지금 우리가 해야할 일을 말해줬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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