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NC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견인한 양의지

지난해 NC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견인한 양의지 ⓒ NC다이노스

 
2021 KBO리그는 3월부터 연습 경기 및 시범경기가 펼쳐지며 4월 3일 정규 시즌 개막을 준비한다. SK 와이번스를 인수하는 신세계가 메이저리거 추신수 영입에 성공하면서 지난해 9위의 굴욕을 씻고 상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게 됐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역시 지난해 통합 챔피언 NC 다이노스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020 정규 시즌에 10개 구단 중 유일한 6할대 승률인 0.601를 기록하며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NC는 두산 베어스를 한국시리즈에서 물리치며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중심 타자 나성범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으나 NC 잔류가 확정되어 전력 누수도 없다. 지난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외국인 투수 라이트를 대신하는 새 얼굴 파슨스가 제 역할만 한다면 더욱 강력한 팀이 될 수 있다. 

NC가 강력한 우승 후보인 가장 큰 이유는 2년 연속 주장을 맡게 되는 주전 포수 양의지의 존재다. 야구는 선수 한 명이 팀 성적을 바꾸기 가장 어려운 구기 종목으로 꼽힌다. 선수단의 숫자가 매우 많고 포지션은 물론 역할까지 철저한 분업화가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의지는 공수에 걸쳐 팀에 압도적인 영향력을 미쳤다. 2018시즌에 NC는 창단 첫 10위로 밀려나 체면을 구겼다. 2013년 1군에 데뷔한 제9구단으로 신생 구단이었지만 1군 2년 차인 2014년부터 꾸준히 가을야구에 나서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하려던 와중에 추락했다. 창단 사령탑 김경문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자진 사퇴했고 팀은 위기에 빠졌다. 

▲ NC 양의지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NC 양의지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NC 양의지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2018시즌 종료 뒤 NC는 FA 자격을 취득한 최고 포수 양의지를 4년 총액 125억 원에 영입했다. 이대호(롯데)의 FA 4년 총액 150억 원에 이어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는 KBO리그 FA 계약 규모 2위에 해당한다. 계약 당시만 해도 NC가 '오버 페이'했다는 시각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양의지를 보강한 NC는 2019년 정규 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며 가을야구에 단박에 복귀했다. 2020년에는 숙원인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양의지는 타율 0.328 33홈런 124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1.003으로 MVP급 활약을 펼쳤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6.92로 KBO리그 야수 중 2위였다. 가장 부담이 큰 4번 타자를 맡아 타선 전체의 중심을 잡았다. 

포수로서 상대의 58회 도루 시도 중 24회를 저지해 도루 저지율이 42.9%에 달했다. 200이닝 이상 마스크를 쓴 21명의 KBO리그 포수 중 도루 저지율이 단연 1위였다. 양의지와 호흡을 맞추는 투수들이 얼마나 편안히 투구에만 전념할 수 있었는지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주장 양의지를 중심으로 KS 우승 세리머니를 펼친 NC 선수단

주장 양의지를 중심으로 KS 우승 세리머니를 펼친 NC 선수단 ⓒ NC 다이노스

 
기록으로는 드러나지 않으나 영리한 공 배합과 경기 운영으로 인해 양의지는 '곰의 탈을 쓴 여우'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구창모, 송명기 등 NC 젊은 투수들의 비약적 성장의 이면에는 안방마님인 그가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4년 몸값 125억 원을 이미 2년 만에 충족시킨 FA 모범 사례로 바라본다. 

양의지가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한 이동욱 감독의 인내심도 평가받아야 한다. 1987년생 베테랑으로 만 33세 시즌을 치르며 체력 소모가 가장 큰 포수임을 감안해 수비 이닝을 적절히 줄이며 지명 타자 출전 등으로 체력을 안배시켰다. 핵심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일부 감독들과 달리 이동욱 감독은 선수 관리에 심혈을 기울인 끝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올 시즌 NC는 도전자가 아닌 챔피언의 위치에서 '수성'에 나선다. 역대급 포수로 자리매김한 양의지가 통합 2연패에 앞장서며 새로운 왕조를 이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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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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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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