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송민규 포항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송민규가 인천과의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 포항 송민규 포항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송민규가 인천과의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역시 포항의 해결사는 1999년생 신예 송민규였다. 송민규의 역전 결승골을 앞세운 포항이 개막전 무승 징크스를 깨려는 인천에 승리를 거뒀다.
 
포항은 2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1라운드 홈 경기에서 인천에 2-1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포항은 개막전에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인천은 11년 연속 개막전 승리(5무 6패)에 실패하며, 다시 한 번 불안감을 노출했다.
 
아길라르 조기 투입으로 분위기 잡은 인천
 
포항의 김기동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강현무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포백은 신광훈-권완규-하창래-강상우로 구성했다. 중앙 미드필더는 오범석-신진호, 2선은 팔라시오스-이승모-송민규가 포진했으며, 원톱은 이현일이 출장했다.
 
인천의 조성환 감독은 3-4-3으로 맞섰다. 골키퍼 이태희 앞세 스리백으로 정동윤-김광석-오반석, 중원은 김준협-문지환-김도혁-오재석이 포진했다. 전방은 박창환-유동규-김채운 스리톱이 가동됐다.
 
경기 초반부터 인천은 라인을 끌어올리며 공격적으로 포항을 몰아세웠다. 첫 슈팅도 전반 5분 인천의 정동윤으로부터 나왔다. 포항도 왼쪽의 강상우, 송민규를 앞세워 인천 수비진을 위협했다.
 
조성환 감독은 전반 20분 22세 이하 김채운, 박창환을 빼고, 지언학과 아길라르를 투입하며 빠르게 변화를 가져갔다. 승부수는 적중했다. 전반 27분 왼쪽에서 김도혁이 밀어준 패스를 아길라르가 왼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위기를 맞은 포항도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이현일, 오범석이 슈팅 기회를 창출했지만 인천의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포항 김기동 감독 지난해 K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김기동 감독이 인천과의 2021시즌 개막전에서 변화무쌍한 용병술로 승리를 견인했다.

▲ 포항 김기동 감독 지난해 K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김기동 감독이 인천과의 2021시즌 개막전에서 변화무쌍한 용병술로 승리를 견인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후반 흐름 바꾼 김기동 감독의 유연한 전술 변화
 
두 감독의 지략 대결은 볼거리였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포항은 이현일 대신 임상협을, 인천은 유동규 대신 김준범을 투입했다.
 
시간이 얼마지나지 않아 조성환 감독은 정동윤 대신 델브리지를 교체 투입하며 수비 강화에 힘썼다. 김기동 감독 역시 오범석, 이승모를 빼고 전민광, 고영준을 넣으면서, 라이트백 신광훈을 중앙 미드필더로 이동시켰다.

이번에는 김기동 감독의 선택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후반 15분 2선에서 신광훈의 중거리 슈팅이 김광석의 몸에 맞고 살짝 굴절되며 골문으로 들어갔다. 동점골을 기점으로 분위기는 급격하게 포항으로 기울었다.
 
마침내 후반 27분 전세를 뒤집었다. 강상우의 슈팅이 이태희 골키퍼에 막혀 흘러나오자 송민규가 재빠르게 쇄도하며 골키퍼를 제친 뒤 왼발로 밀어넣었다. 지난 시즌 K리그 영플레이어 송민규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포항은 리드에 만족하지 않고 줄곧 추가골을 노렸다. 인천은 슈퍼 서브 송시우를 투입했지만 허리 싸움에서 밀리며 반전을 꾀하는데 실패했다.
 
송민규, 포항의 새로운 에이스로 부상
 
지난 시즌 포항은 울산, 전북에 이어 K리그1 3위를 차지하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2019년부터 포항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감독은 역동적이면서 빠른 템포의 공격 축구를 선보이며, 2020시즌 K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2020시즌 포항의 공격을 책임진 '1588' 라인(일류첸코·오닐·팔로세비치·팔라시오스)가 해체됐다. 팔라시오스를 제외한 3명이 팀을 떠나면서 사실상 포항의 공격진은 새롭게 물갈이가 되고 말았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공격수 타쉬치, 크베시치가 아직 포항에 합류하지 못함에 따라 이날 인천전에서는 사실상 차포를 다 떼고 경기를 치러야 했다.
 
그럼에도 포항은 강했다. 후반 초반 김기동 감독은 미드필드의 핵인 오범석, 이승모를 과감하게 불러들이고, 신광훈을 중앙으로 이동시키는 유연한 전술 변화를 통해 흐름을 바꿨다.

그리고 팽팽한 승부처에서 해결사로 등장한 주인공은 송민규였다. 어린 나이에도 지난 시즌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K리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송민규는 '1588'라인과 더불어 포항 공격진의 한 축을 담당한 바 있다.
 
이날 인천전에서도 송민규는 시종일관 측면에서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공격의 물꼬를 틀었다. 그리고 후반 27분 환상적인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스틸야드를 찾은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반면 인천은 언제나 기적의 스토리를 써내는 팀이다. 지난해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하며, '생존왕'의 면모를 뽐낸 바 있다.
 
올 시즌이야말로 '생존왕'의 꼬리표를 떼고, 매 년 이어진 전반기 부진과 후반기 극적인 잔류의 시나리오를 결코 재현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개막전에 임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막전부터 좋은 결과를 이끌어야 했다.

인천은 2011년부터 개막전에서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하는 징크스를 갖고 있다. 이번만큼은 개막전 징크스를 깨고, 시즌 초반부터 순항하려는 인천의 꿈은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전반에는 아길라르의 선제골로 좋은 분위기를 끌고갔지만 이날 슈팅 3개에 그칠만큼 공격에서 무기력했고, 결국 포항의 파상공세를 제어하지 못했다. 인천은 또 다시 첫 경기부터 무거운 첫 걸음을 뗐다.
 
하나원큐 K리그1 2021 1라운드 (2021년 2월 28일, 포항스틸야드)
포항 2 - 신광훈 59' 송민규 71'
인천 1 - 아길라드(도움:김도혁) 27'

 
선수명단
포항 4-2-3-1 : 강현무 - 신광훈, 권완규, 하창래, 강상우 - 오범석(55'전민광), 신진호 - 팔라시오스(63'그랜트, 82'이호재), 이승모(55'고영준), 송민규 - 이현일(46'임상협)
 
인천 3-4-3 : 이태희 - 정동윤(50'델브리지), 김광석, 오반석(80'송시우) - 김준협, 문지환, 김도혁, 오재석 - 박창환(21'아길라르), 유동규(46'김준범), 김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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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송민규 인천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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