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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의 한 공립 유치원 교원들이 적은 갑질 신고서 내용 일부.
 경기도 파주의 한 공립 유치원 교원들이 적은 갑질 신고서 내용 일부.
ⓒ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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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교원으로부터 '갑질' 신고를 당한 경기도의 한 공립 단설 유치원장이 자신을 교육청에 신고한 교원들에게 '신고내용'을 적어내도록 하거나 '주동자가 누구냐'고 캐묻는 등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공익 제보한 교원 10여 명이 불안에 떨고 있어, 4일 앞으로 다가온 이 유치원 개학이 제대로 준비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25일, 경기도 파주에 있는 A유치원 교사들과 경기교사노조에 따르면, 지난해(2020년) 12월 원감과 교사 전체를 포함해 모두 18명으로부터 갑질 신고를 당한 B유치원장이 신고 교원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청이 해당 원장에 대한 '업무배제' 등 분리조치를 하지 않아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A유치원 교원들은 <오마이뉴스>에 "우리가 갑질 신고하고 며칠 뒤인 지난해(2020년) 12월 17일, B유치원장이 전체 교원에게 갑자기 '나에게 할 말을 원장실 앞에 있는 소통함에 써넣고 퇴근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이 지시를 받은 교원들은 당연히 '원장이 신고자를 적발하려는 것'으로 생각해 벌벌 떨면서 퇴근시간 30분이 지나도록 퇴근하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이 유치원 교사들은 이런 원장의 행위를 파주교육지원청에 다시 신고하고 난 뒤에서야 퇴근할 수 있었다. 파주교육지원청 관계자도 <오마이뉴스>에 "당시 그런 신고전화가 걸려와 우리가 원장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는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슷한 일은 최근에도 벌어졌다. 이 유치원 교사들은 "원장이 '(교육청 갑질 신고를) 교무부장이 주도한 것이냐, 원감이 신고서에 사인하도록 한 것이냐'고 조사했다"면서 "지금 우리는 개학준비를 해야 하는데, 원장에게 언제 불려갈지 몰라 조마조마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교사들은 "갑질 신고 3달이 가까워 오는데 경기도교육청은 감사 결과도 발표하지 않고, 원장의 추가 갑질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교사노조의 황봄이 부위원장(유치원 담당)은 "지금 해당 유치원 전체 교원들은 경기도 파주교육지원청 조사와 함께 피신고자인 유치원장의 조사까지 받고 있어 이중으로 고통을 당하는 상태"라면서 "해당 유치원장에 대한 분리 조치를 하지 않아 이 같은 황당한 사태를 방치한 경기도교육청은 개학 뒤 유치원생들이 겪을 교육적 피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기교사노조 "교사들 이중 고통...유치원생들 교육적 피해"

이에 대해 파주교육지원청의 유아담당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우리는 해당 유치원 교원들이 원장으로부터 어떤 추가 피해를 당하고 있는지 들은 바가 없다"며 "해당 유치원 교사들이 문제 해결을 직접 요구하면 그 때 그 분들에게 답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주교육지원청 감사담당 관계자도 "우리는 감사를 담당하는 부서이기 때문에 해당 원장의 업무 분리 등 인사 조치를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마이뉴스>는 이중 갑질 논란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B원장에게 전화를 여러 차례 걸고, 문자도 남겼지만 해명을 들을 수 없었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2월 18일자 기사 <"청바지 입지 마, 메신저 하지 마" 유치원장 '갑질' 논란>(http://omn.kr/1s4ph)에서 A유치원 교직원 18명이 실명으로 서명한 'B원장의 갑질에 대한 처벌을 요구합니다'란 제목의 갑질 신고 진술서를 입수해 보도한 바 있다.

이 유치원 교직원들은 각자 써낸 진술서에 B원장의 ▲교원평가 점수를 낮게 준 교원 색출 ▲청바지 착용 금지 ▲메신저 전체 사용 사실상 금지 ▲무자격 직원 채용 압력 등의 '갑질' 지시 내용을 적었다.
 

태그:#유치원장 갑질, #이중 갑질, #경기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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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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