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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료원 전경
 홍성의료원 전경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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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일부 지역 의료원들의 재정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외래 환자가 줄어 수입이 줄어든 데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환자를 전담하고 있는 지역의료원과 적십자 병원 등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지난 2월 2일부터 '더는 버틸 수 없다'며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전담 병원인 충남 홍성의료원도 최근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홍성의료원에는 24일 현재 코로나19 환자 97명이 입원해 있다. 얼마 전 아산 귀뚜라미 보일러 제조공장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홍성의료원의 입원환자도 한 달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 입원환자가 증가하는 것은 병원 경영진의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은 아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전담병원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외래 환자가 줄었다. 그만큼 병원 수입도 감소했다. 물론 홍성의료원은 최근 충청남도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홍성의료원은 최근 충남도에서 지역개발기금 10억 원을 지원 받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2억 원의 자금을 선지급 받았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선지급금은 차후에 갚아야 하는 돈이다.

홍성의료원 재정 관련 담당자는 24일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공단부담금 22억 원을 선지급 받아서 임금을 지급했다"며 "오는 4월부터 매월 7억 원씩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해 있지 않는 빈 병상에 대해서만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환자를 전담하면서 일반 외래환자가 줄었다. 그동안에도 매년 10억 원 정도의 적자가 있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환자를 전담하기 시작한 지난해의 경우 적자폭이 더 커졌다. 지난해 대략 40억 원이 적자가 났다. 정부의 지원 계획이 없으면 병원 정상화가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양현용 홍성의료원 노조위원장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선지급금을 갚아야 하는 오는 4월부터가 문제다. 그 뒤로 재정난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홍성의료원 노동자들의 불안감 또한 커지고 있다. 홍성의료원에서 근무 중인 A씨는 "지난해 말과 올해 설 상여금이 며칠 늦게 나왔다"며 "이러다 월급을 못 받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의료원 노동자 B씨는 "의료원이 코로나19 전담병원을 자처한 것도 아니다. 정부와 충남도가 의료원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했다"며 "전담 병원을 강제한 만큼, 그에 따른 지원도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일선에서 근무하는 의료 노동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홍성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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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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