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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후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공에서 드론택시가 비행하고 있다. 이날 비행은 드론택시 서비스 도입을 위한 도심항공교통(UAM) 비행 실증차원에서 실시됐다. 이날 비행한 기체는 앞서 서울 여의도에서 시범 비행한 기종과 같은 중국 이항사의 2인승 기체다. 2020.11.16
 중국의 드론 제조업체 "이항"에서 만든 자율비행 드론 택시.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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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주목할 만한 글로벌 혁신 기업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타고 다닐 수 있는 자율항공기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업화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에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CES)에서 '이항 184'이라는 이름을 붙인 자율비행 드론 택시를 선보이며 '드론계의 다크호스'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중국의 드론 제조업체 이항(億航, EHang) 이야기다. 

하지만 이항의 주가는 지난 16일(현지 시간) 하루 아침 사이 63% 폭락했다. 공매도 투자 업체인 울프팩리서치가 '추락할 수밖에 없는 주가의 폭등'(A Stock Promotion Destined to Crash and Burn)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항이 기술을 조작하고 가짜 계약을 맺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한 주당 124달러였던 주가는 순식간에 46달러로 추락했다.

과연 이항은 사기 업체일까? 진위를 따지기엔 아직 이르다. 당장 이항은 지난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울프백리서치 보고서에는 오류와 근거 없는 주장, 오역이 있다"며 그 내용을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항의 해명으로 주가 역시 67% 급반등했다. 하지만 추가 입장문이 나오지 않으면서 18일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20% 넘게 떨어진 61달러를 기록했고 19일에도 59달러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최근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하루아침에 경영 부실·회계 조작 이슈로 주가가 폭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의 수소자동차 설계 회사인 니콜라(NIKOLA)나, 한때 제2의 스타벅스를 표방했던 중국의 루이싱(瑞幸·Luckin) 커피 등이 대표적이다. 그 가운데 투자금을 잃고 가슴앓이하는 개인 투자자들 또한 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위험 요인을 먼저 알아보고 피할 방법은 없을까? 주가가 폭락하는 기업들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미국 주식 투자에 나선 '서학개미'를 울린 이항·니콜라·루이싱커피의 공통점과 이들 기업의 주가 폭락 사태 당시의 닮은꼴 정황들을 짚어봤다. 

[공통점①] 나스닥 상장의 허점
 
 삼일회계법인이 낸 '2020 해외 IPO 안내' 보고서 내용.
 삼일회계법인이 낸 "2020 해외 IPO 안내" 보고서 내용.
ⓒ 삼일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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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기업은 모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에 상장돼 있었다. 투자자들이 개별 종목 매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거래시장에 대한 막연한 믿음이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할 정도로 일정 수준 이상 덩치를 키운 회사라면 쉽게 무너지지 않을 듯 보이는 데다, 상장 절차를 통해 '어련히' 부실기업이나 양심 불량 기업은 걸러졌으리라 여긴다.

하지만 투자자들 생각과는 달리 나스닥 상장 요건은 상대적으로 까다롭지 않다. 당장의 실적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상장을 허가해주는 경우도 많다.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믿을 만한 기업'이라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이야기다. 나스닥 시장은 글로벌 셀렉트 마켓(Global Select Market)·글로벌 마켓(Global Market)·캐피털 마켓(Capital Market) 등으로 구분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글로벌 셀렉트 마켓 상장 요건을 예로 들어보자.

매출액이 9000만 달러 이상이고 시가총액이 상장 전 12개월 동안 평균 8억5000만 달러 이상이라면 당장 '세전 이익'을 내고 있지 않아도 나스닥 상장을 노려볼 수 있다. 또 총자산이나 총자본, 시가총액이 일정 기준(각각 8000만 달러·5500만 달러·1억6000만 달러)을 충족한다면 역시 세전 이익이나 현금흐름과 상관없이 상장을 시도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매출액도 보지 않는다.

니콜라는 현재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 이항은 글로벌 마켓에 상장해 있다. 루이싱커피는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 이름을 올렸으나 현재는 상장 폐지된 상태다. 

[공통점②] 기대감 대비 불확실성 큰 기술력·실적
   
뿐만 아니다. 세 기업 모두 상장 직후, 투자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몸값을 크게 높였다. 신기술이나 시장에 없던 서비스를 앞세운 이들 기업이 미래를 이끌 유망 기업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이항과 니콜라에는 제2의 테슬라, 루이싱커피에는 제2의 스타벅스라는 수식어도 따라붙었다.

먼저 니콜라의 경우를 들여다보자. 지난해 6월 상장 당시 공모가는 주당 22달러였지만 며칠 만에 2배 이상 뛰었다. 코로나19로 친환경이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자동차 업계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열을 올리던 때였다. 그중에서도 대형 트럭을 전기차로 만들 경우 장기 운행을 위해 용량이 큰 배터리를 장착해야 했는데, 그 무게로 인해 실을 수 있는 짐의 양이 줄어 실효성이 떨어졌다. 결국 짧은 충전으로 장기 운행을 할 수 있는 수소 연료가 차선책으로 떠올랐다.

니콜라는 지난 2014년 출범 후 수소트럭과 픽업트럭을 출시하겠다고 '선언'한 뒤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2015년 1회 충전으로 1200마일(1920km)을 운행할 수 있다는 시제품 '니콜라 원'을 내놓았고, 차기작 '니콜라 투'와 '니콜라 트레'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장 전에도 니콜라가 수소 트럭을 만들 기술력을 실제로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됐다. 시제품 '니콜라 원'은 한 번도 장거리 운행을 시연한 적이 없었고 니콜라에는 이렇다 할 양산 모델도, 제품을 생산할 공장도 없었기 때문이다.

루이싱 커피 역시 2019년 공모가가 25달러였지만 상장 후 반년 만인 2020년 초 주가가 두 배 이상 뛰었다. 무서운 성장세 때문이다. 차의 강국답게 그동안 중국 음료 시장에서 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았다. 반면 루이싱커피는 2017년 설립 후 1년 반 사이 중국 내 2370개의 매장을 내며 중국 커피 시장을 잠식해갔다. 지난 2018년 중국 요식업 조사 기관인 메이퇀디엔핑연구소에 따르면, 2025년까지 중국 커피 소비 시장 규모는 1조 위안(17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성장세가 수익성까지 보장해주진 못했다. 무리한 외형 확장에 '2+1', '5+5' 등 커피를 무료로 주는 과도한 프로모션까지 더해지면서 비용 또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2018년도 루이싱커피의 매출은 1억2530만 달러였으나 순손실은 그보다 큰 2억413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항 역시도 친환경 트렌드를 등에 업고 등장했다. 전기가 주원료인 자율항공기 기술은 전 세계 트렌드인 탄소배출 감축 정책과 딱 맞았다. 지난 2019년 상장 당시 1주당 12.5~14.5달러였던 주가는 지난 2월 12일 124달러까지 뛰었다. 이항은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 주식 10개 종목 중 9위이기도 했다.

반면 이항의 기술력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몇 시간을 충전해도 배터리 개발 수준이 미약해 30분밖에 운행하지 못하는 데다, 안전성 등에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 반면 이미 세계 각지에서 몇 차례나 EH216을 시연해 보인 만큼 기술력을 검증받았다는 입장도 있다. 

최근 울프팩리서치 보고서는 이항의 기술력에 문제가 있다는 쪽에 무게를 실어줬다. 울프팩리서치는 이항이 드론 택시를 만들면서 사람을 안정적으로 태우는 항공우주용 모터가 아니라 취미용 제품에 들어가는 모터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공장을 현장 답사한 결과 드론 공장에서 볼 수 있는 생산라인도 없었다고 했다. 이에 더해 이항과 6500만 달러의 판매 계약을 체결한 주 고객 '쿤샹'도 계약 9일 전 급조된 회사라고 주장했다. 

[공통점③]  대규모 투자 유치도 '성장' 보증수표 아니다
 
 울프팩리서치는 지난 16일(현지 시간) 'A Stock Promotion Destined to Crash and Burn'(추락할 수밖에 없는 주가의 폭등)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항이 기술을 조작하고 가짜 계약을 맺었다고 지적했다.
 울프팩리서치는 지난 16일(현지 시간) "A Stock Promotion Destined to Crash and Burn"(추락할 수밖에 없는 주가의 폭등)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항이 기술을 조작하고 가짜 계약을 맺었다고 지적했다.
ⓒ 울프팩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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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종목이 개인 투자자들의 이목을 끈 건 단지 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만이 아니다. 각 기업이 굴지의 글로벌 기업과 각국 정부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한 영향도 있었다. 큰 투자금 유치 성공을 지켜본 투자자들은 막연히 '안전하다'고 믿었고 그게 화근이었다. 

이항 역시 유럽 자산운용회사인 카미낙 등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에서도 서울시가 10억원을 투자했다. 3억원의 드론 택시 1대와 기술 이전에 드는 비용 등이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서울시·국토교통부 주최 행사에서, 이항의 드론 택시는 80kg의 쌀 포대를 싣고 7분간 서울 상공을 날기도 했다. 

니콜라의 경우에도,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지난해 9월 초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GM이 니콜라 지분을 11%를 취득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는 40% 넘게 폭등했다. 국내에서도 한화그룹의 계열사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니콜라에 1억 달러를 직접 투자했다. 당시 니콜라는 미국 종목 가운데 서학개미가 여섯 번째로 많이 매입한 주식이었다.

하지만 불과 며칠 뒤 공매도 투자 업체인 힌덴부르크 리서치가 니콜라의 기술력과 수소 트럭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주가는 3거래일 동안 36% 떨어졌다. 결국 GM은 지난해 말 니콜라 지분의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루이싱커피도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미국 자산 운용사 블랙록 등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샀다. 하지만 미국의 공매도 투자 업체 머디 워터스 리서치가 지난해 4월 루이싱 커피가 천문학적인 회계 부정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리는 보고서를 내놓자 주가가 83% 폭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그리고 한 달여 만인 지난해 5월 루이싱커피는 나스닥에서 퇴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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