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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교' 하면 생각나는 첫 이미지는 새벽이 되도록 꺼지지 않는 도서관의 불빛과 하얗게 밤을 새우는 학생들이다. 국내에서 TV 드라마로 방송된 적 있는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들>에서도, 법학도로서의 꿈을 키워 나가는 전 세계에서 모인 젊은이들의 꿈과 학문에 대한 열정이 잘 나타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세계 인류의 발전과 평화를 위한 공부벌레들이 모인줄 알았던 전 세계적 명문 대학에 역사왜곡 사례가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최근 램지어 교수의 역사 왜곡 논문 논란을 접하고서는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관련 기사] 
"하버드 교수가 전범기업 돈 받고 거짓말... 배후 밝혀야" http://omn.kr/1ryc5
"위안부가 매춘부? 비참하다"... 하버드대 교수들 '반격' http://omn.kr/1s01i 

램지어 교수의 논문 내용은 학문의 자유 벗어난 적극적 역사 왜곡 행위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주장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주장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 유튜브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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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한 논문 '태평양 전쟁에서 성매매 계약, Contracting for sex in the Pacific War)'은 학문의 자유를 빙자해 일제의 야만적 폭력 피해자들의 고통과 유린당한 인권을 부정하고 전쟁 범죄에 대한 역사를 심각하게 왜곡하는 논문이라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이는 높은 학식을 가진 외국 여러 교수들 입장이기도 하다.

램지어 교수가 논문에서 주장하는 구체적 역사 왜곡의 핵심은 일본군 위안부가 '공인된 매춘부'라는 것인데, 이는 이미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많은 증언과 UN인권위원회 등 각종 국제적 조사와 연구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는 게 드러났다. 나아가 이들이 조직적이고 악랄한 기만에 의해 강제로 끌려간 피해자라는 것이 진실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고 재론할 여지도 없다.

그럼에도 전범기업 미쓰비시의 후원으로 교수 연구활동을 수행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을뿐더러 일본의 욱일훈장까지 받은 램지어 교수가 이같은 역사적 사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논문을 양산해 내는 이유는, 그가 학문의 양심에 기반한 게 아니라 의도적 왜곡 또는 일본의 꼭두각시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과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 논문에 대해 하버드대 한인 총학생회, 하버드대 로스쿨 한인 학생회, 하버드대 학부 한인 유학생회 등 한국인 학생단체가 이를 규탄하고 나섰다. 같은 하버드대 교수들은 물론, 해당 논문을 게재하기로 한 국제 학술저널도 우려를 표명하고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도 하버드대학교 총장에게 항의 메일을 보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도 지난 16일, 일본이 반성하도록 국제사법재판소(ICJ) 판단을 받아달라고 호소했다. 18일 오전에는 서울흥사단이 성명을 내고 논문 철회와 램지어 교수의 사과 촉구에 합세했다. 왜 국내외에서 이런 항의가 점점 확산되는지 램지어 교수 본인도 분명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서울흥사단은 18일 오전 성명을 발표, 램지어 교수의 사과와 논문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우리 정부에 역사왜곡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 근거 마련도 촉구했다.
 서울흥사단은 18일 오전 성명을 발표, 램지어 교수의 사과와 논문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우리 정부에 역사왜곡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 근거 마련도 촉구했다.
ⓒ 서울흥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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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지어 교수, 제2의 스티븐슨이 될 것인가

램지어 교수의 역사 날조 논문 행위는 지난 1908년, 일제의 외교 고문으로 '한국민은 독립할 자격이 없고 무지한 민족'이라며 친일 행위에 앞장서다 장인환, 전명운에 의해 처단된 미국인 스티븐슨 친일 행위에 버금가는 국제적 역사 날조행위와 수준을 같이 하는 국제적 범죄라고 나는 생각한다(관련기사: [모이] '독립운동' 똑똑히 발음하는 한인 2세대 http://omn.kr/kbjj).

램지어 교수가 역사를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논문을 철회하고 위안부 희생자에게 사과할 수 있도록, 그의 논문에 주목하고 반성을 촉구해야 한다고 본다. 이같은 편협하고 반인류적, 반인권적 행위는 절대 학문의 자유로 용납될 수 없음을 분명히 전 세계에 알려야 할 의무가 우리에겐 있다.

전 세계에서 이 논문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일본 우익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곧 생생한 역사의 산 증인인 위안부 할머니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일본 군국주의 만행을 회피하고자 하는, 분명하고도 의도적인 역사 왜곡이라는 점을 분명히 자각해야 한다.

전 세계적 명문 대학 하버드의 교수가 만들어낸 논문이 이런 역사왜곡에 악용되는 것을 보며, 역사를 호도하는 일제의 기만적 망령이 얼마나 질기고 악랄한지 개탄을 금치 못할 일이다.

태그:#하버드대학교, #마크 램지어, #역사왜곡 논문, #서울흥사단, #이용수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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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와 대학원에서 모두 NGO정책을 전공했다.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겨레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 인터넷저널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기사 및 칼럼을 주로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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