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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입맛에 맞는 책을 찾을까.
 어떻게 입맛에 맞는 책을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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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청년 1년 평균 독서량이 7~8권이라고 한다. 두 달에 한 권 꼴이다. 초등학생까지는 어느 정도 좋아하는 책을 읽지만, 중·고등학생 그리고 대학생이 되면 좋아하는 책보다 공부에 필요한 책, 생활기록부에 기재할 입시를 위한 책을 많이 본다. 그렇게만 독서해온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 좋아하는 책을 읽을 가능성은 감히 말하건대 극히 적다.

대학교 첫 수업을 통해, 대학이란 공동체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지식추구의 욕망이 생긴 학생들이 가장 먼저 찾아보는 것이 베스트셀러 목록이다. 처음 책을 고르는 학생의 눈은 유명인사나 일류대학이 선정한 추천도서·필독서 목록을 향한다. 그렇게 남들이 다 읽는 책, 읽어야 한다고 말하는 책을 억지로 읽다가 싫증이 나고, 독서가 재미없어진다. 다시 다른 재미난 것에 눈을 돌린다. 나중에 다시 책을 찾는다. 이 과정을 반복한다. 그런 사람 중 몇몇이 내게로 와서 매번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 달라 요구한다.

이런 요청을 받으면 당혹스럽다. 할 줄 아는 게 읽는 것밖에 없어 책을 읽는 것이지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할만큼 깊고 넓은 독서를 하지 않을 뿐더러 내가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남에게도 감명 깊을지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 추천 요청을 받으면, '인스타나 SNS에 업로드한 책들이 다 추천도서야'라며 뭉개고 넘기거나, 최근에 읽고 있거나 읽은 책 중 그나마 괜찮은 것을 소개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구체적인 책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성화에 못 이겨 구체적인 책 제목과 "이런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코멘트를 덧붙인다. 그러면 잘 기록해두었다가 구매한 뒤 잘 읽고 있다며 소식을 알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개는 '그래? 읽어볼게. 고마워'라는 반응을 보인다. 경험에 의하면 이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절대 그 책을 사서 읽지 않는다. 들었을 때 끌리지 않고, 끌리지 않는 책을 굳이 사서 읽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추천하는 이의 영업실력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아무리 베스트셀러이고 많은 사람들이 꼭 읽어보라 하는 책이라고 추천해도 본인의 맘에 끌리지 않으면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 책이란 종목이다. 좋은 약이라고 해도 먹는 사람 입과 체질에 맞지 않으면 말짱 꽝인 것처럼 독서도 그러하다. 유익한 독서, 만족하는 독서 의 가장 첫걸음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책을 읽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입맛에 맞는 책을 찾을까?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먼저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라. 가서 무조건 제목이 눈에 들어오는 책들을 살펴봐라. 가급적 베스트셀러목록을 피하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상관없다.

책을 골랐으면, 목차를 찬찬히 훑어보자. 분명히 제목과 함께 맘에 드는 목차가 있다. 그렇게 시작하면 된다. 일단 그 책을 가지고 읽는 것이다. 만약 읽다가 맘에 들지 않다면, 다시 같은 방법으로 다른 책을 고르면 된다. 인터넷 사이트에도 제목과 목차가 잘 나와 있지만, 끌리는 책을 고르는 과정엔 서점의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다.

내 독서의 기억은 초등학교 4학년 때, 해리포터부터 시작한다. 영화가 너무 재밌어서 제목과 목차를 볼 필요도 없었다. 소설은 영화보다 재밌었고, 낱권으로 23권에 달하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1년 동안 4번을 읽었다. 이를 시작으로 독서에 재미를 붙였고, 차츰 독서의 영역을 넓혀갔다. 좋아하는 책으로 첫 독서를 시작했으니 운이 좋은 셈이다. 아직도 처음 해리포터 시리즈를 샀던 서점의 분위기를 기억한다. 'OO서림', 사람이 적었고 나이 드신 사장님이 계산해주시던 기억이 있다.

나는 김훈, 김영하와 같은 작가를 좋아한다. 이들의 대부분의 작품을 읽었고, 신간이 나오면 바로 사서 읽는 편이다. 입맛에 맞는 책을 어느 정도 수월하게 고를 정도가 되었다면, 좋아하는 작가나 출판사를 두고 이들의 책을 중점적으로 읽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독서를 꾸준히 할 수 있는 능력치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아하는 책, 좋아하는 작가를 두면, 책을 읽는 게 더 즐거워지고, 다양한 장르에서 다채로운 감동을 즐길 수 있다. 또한, 꾸준히 읽어가는 책 속에서 소개하는 책 속의 책을 찾아가면서 읽으면 꼬리에 꼬리를 부는 독서가 가능해진다. 독서의 영역이 넓어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익한 독서를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최대한 더럽게 책을 읽는 것이다. 더럽게 책을 읽는다 함은, 밑줄을 긋고, 메모하고, 포스트잇을 붙이고, 접어가며 누더기로 만드는 것(+α)이다. 그렇게 읽기 위해선 절대적으로 책을 직접 구입해야 한다. 그래야 남는다. 빌려서 본 책은 웬만해선 잘 남지 않는다. 누더기로 만든 책이 오래 간다. 그게 남는 장사다.

레코드판이나 우표 등 수집하는 물건이 있다면, 생각해보자. 수집품이 없다면 사고 싶은 옷이나 값비싼 전자기기를 사기 위해 들이는 노력을 생각해보자. 용돈을 조금씩 모으고 모아 결국 원하는 것을 구입했을때의 기쁨! 그렇게 모은 것들은 절대 함부로 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이 되지 않는가. 책 또한 그렇다. 커피값을 희생시켜 한 푼 두 푼 모아 구입해 누더기로 만든 책은 평생 남는다.

내 아버지는 고등학교 때 돈이 없어 수학여행을 못 갈 만큼 지지리도 가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때의 당신은 용돈과 아르바이트 비용을 조금씩 모아 공부할 책을 사셨다고 한다. 그때 사서 읽었던 책들은 아직도 우리 집 서가 한 칸을 위풍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다. 당신 평생 동안 버릴 수 없는 자산이라 말씀하신다.

또한 같은 책을 읽어도 나이에 따라 눈에 들어오는 내용이 다르다. 20대에 그은 밑줄이나 메모와 30대에 기록한 것들이 다르다. 환경, 상황, 그리고 관심사가 달라졌기에 그렇다. 세월이 지난 축적된 기록들은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소중한 자산이 된다. 자신의 삶에 인용하고 대입할 수 있는 귀한 것들이 된다.

좋아하는 책을 읽을 것, 직접 사서 볼 것, 그리고 더럽게 읽는 것, 이 방법으로 책 읽기를 습관화하면 독서는 어느새 당신 삶의 중요한 영역이 되어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기자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https://blog.naver.com/tlaehdgns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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