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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학사 및교육과정 운영 지원 방안 발표
▲ 교육부 발표 2021년 학사 및교육과정 운영 지원 방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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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면 새 학기가 시작된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현상으로 원격수업을 늘린 결과 교사·학부모가 가장 염려했던 학습결손과 학생 간 학습격차가 많이 벌어졌다. 결정적으로 학생을 돌봐줄 수 있었던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의 경제적·사회적 자본 그리고 부모의 교육 수준 차이로 자녀의 학습 수준이 많이 벌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등학교 저학년, 특수학급 학생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학생층이다. 학습 측면에서도 생활지도에서도 도움과 돌봄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여러 상황에 내몰려 그렇지 못했다.

지난해 1학기 원격수업때는 일방적인 컨텐츠 수업과 과제식 수업이 대부분이어서 초등 저학년 학생은 부모의 도움없이는 접속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나마 2학기 들어서 쌍방향 실시간 원격수업과 직접 만든 영상으로 원격수업을 많이 시도했다. 하지만, 학생들과 대면수업을 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학생들과 무엇을 함께 꾸준히 만들어 나가는 수업을 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물론 등교수업날 '학습꾸러미'를 나눠주고 원격수업 때 할 수 있는 정도는 다 했었다. 하지만 학생들과 같이 의논해서 주제를 잡고,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피드백 수정작업을 하고, 프로젝트 결과물까지 손발을 맞추면서 하는 작업은 하다말다 반복을 하다 결국 생각한 것의 반의 반도 못하고 멈추게 됐다.

대면수업에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학생과 교사가, 학생과 학생이 서로 의사소통하며 문제해결역량을 키울 수 있는데 반해 원격수업에서는 그런 일련의 교육과정이 뚝뚝 끊어지는 일회성 이벤트로 흘러갔었다.

사실, 정답을 맞추는 사지선다형 수업은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지식을 빨리 습득하고 정답을 맟추는 것은 원격수업이 훨씬 낫다. 학생은 개인별 배움의 속도에 따라 배우고, 스스로 보충수업을 마치고 문제를 풀고 나면, 즉각적이고 개별적으로 학습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하고 습관화 된 학생이라면 이것은 원격수업의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단점은 혼자 해도 되기 때문에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력, 창의력, 공감력을 기르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런 미래 핵심 역량들은 혼자 문제풀이식 공부만 한다고 저절로 생겨나는 것들이 아니다.

같이 어울려 지내며 의미있는 무엇인가를 함께 해보면서 길러지는 역량들이다. 지금 초,중,고등학생들이 나이·성별·국경·인종도 구별 없는 국제화 세계에서 또래와 어깨를 견주어 가며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역량들이다.

올해는 유치원, 초등 1~2학년, 특수학급 학생, 고3 학생들의 등교수업을 의무화하고 전반적인 확대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등교수업을 확대한 이유가 단순히 학습결손과 학생간 학습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문제풀이식 수업으로 몰아넣기 위해서가 아니길 바란다.

대한민국 교육이 더 이상 입시교육에 머물러서 학생들이 학교-학원-집을 소위 '뺑뺑이' 돌면서 공부가 싫다고 하소연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부러워하고 알고 싶고 배우고 싶어하는 진정한 배움이 있는 'K-교육'이 되는 발판이 되는 2021년이 되길 바란다.

학생들이 '학교 가고 싶다'로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 친구들과 같이 놀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심심하다고 했다. 거기에 한가지 더, 원격수업은 재미가 없다고 했다.

이제 등교수업이 확대되고 아이들 눈을 마주하는 시간이 더 길어질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그래왔던 것처럼 입시수업, 문제풀이식 수업을 한다면 아이들은 '학교 가기 싫다'고 할 것이다. 학습결손은 어떻게든 막아내겠지만 학생들은 '공부가 싫다'고 할 것이다.

등교수업이 확대되는 3월부터 계속 아이들 입에서 '학교 가고 싶다'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교사, 교육관계자, 학부모 모두 노력해야겠다. 그래야지만 코로나 펜데믹에 등교수업을 확대하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태그:#등교수업, #등교수업확대, #새학기, #코로나펜데믹, #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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