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고개숙인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을 논의하기 위해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대표단-의원단 긴급 연석회의에서 김윤기 당대표 직무대행 등 참석자들이 회의 시작 전 국민에게 사과하고 있다.
▲ 고개숙인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을 논의하기 위해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대표단-의원단 긴급 연석회의에서 김윤기 당대표 직무대행 등 참석자들이 회의 시작 전 국민에게 사과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정의당 관계자 A : "심각한 정도가 아니라 정의당 창당 9년 이래 최대 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보궐선거 후보를 낸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된다. 그동안 우리는 이번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의 성폭력 사건에 의해 발생했으니 그들을 심판하자고 주장해왔지 않나. 근데 이젠 할 말이 없어져버렸다. 정치적으로 봐도 별 실익이 없다."

정의당 관계자 B : "엄중한 사안인 건 맞지만 당대표가 책임질 문제지, 몇 년 동안 지역에서 고생하며 선거를 준비한 후보들이나 그 주변 사람들이 무슨 죄인가. 출마를 위해 이 작은 정당에서 자기 돈 써가며 온갖 궂은일 다해온 이들이다. 공당으로서 책임을 다한다는 측면에서도 선거에 나가 심판 받겠다는 자세가 더 옳다."


정의당의 고민이 깊다.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 후폭풍이 거센 상황에서 다가오는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는 게 맞느냐는 기로 앞에서다.

지난 22일 보궐선거 후보 등록을 마친 정의당은 서울시장엔 권수정 서울시의원, 부산시장엔 김영진 부산시당위원장이 각각 단일 후보로 출마해 사실상 후보 공천이 확정된 상태였다. 하지만 25일 성추행 사건이 전격 발표되면서 당 차원의 공식 선거 일정이 멈춰섰다.

현재 당내 분위기는 공천과 무공천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25일 저녁 진행된 정의당 서울시당 운영위원회의에서도 서울시장선거 공천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은 27일 1차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무공천 여부 등을 논의할 '4.7 보궐선거 TF'를 설치했다. 이 TF에는 배진교·이은주·류호정 의원과 박인숙 부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TF 관계자는 통화에서 "무공천 여부에 대해선 아직 어느 쪽으로도 당의 분위기가 기울지 않은 상태다. 실질적인 논의를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며 말을 아꼈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성추행 사건으로 직위해제된 25일 서울 여의도 정의당 당사에 누군가 들어가고 있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성추행 사건으로 직위해제된 25일 서울 여의도 정의당 당사에 누군가 들어가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무공천] "민주당 비판하며 젠더 위기라 했는데… 명분 없다"

무공천을 주장하는 정의당 내 인사들은 박원순(서울)·오거돈(부산) 전 시장의 성폭력 사건이 초래한 이번 4.7 보궐선거에 정의당이 공천을 할 명분을 잃었다고 강조한다. 또 이르면 올해 여름께부터 시작될 당내 대선 경선 일정을 고려,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돌입하기 전까진 대형 선거보다 이번 사태 수습에 당력을 집중해 대오를 정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정의당 관계자는 27일 통화에서 "이번 사건은 정의당의 최대 위기일 뿐 아니라 진보 진영 전체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을 안겼다"라며 "보궐선거에 공천을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무엇보다 우리는 그동안 민주당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온 정당"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보궐선거에 나가 할 수 있는 말이 뭐가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당장 눈앞에 닥친 선거만 볼 게 아니라 조금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국민들의 지지를 어떻게 다시 회복할 수 있는지를 차분히 고민할 때"라고 짚었다.

또 다른 정의당 지도부 관계자도 통화에서 "과연 진보정당으로서 책임 있는 방향이 뭐냐를 놓고 봤을 때, 보다 성찰하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맞다"라며 무공천 주장에 동의했다. 그는 "애초에 우리가 박원순·오거돈 시장을 비판하며 '젠더 위기'를 이번 선거의 성격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치적으로 봐도 올 여름, 늦어도 올 가을쯤에는 우리도 대선 후보를 뽑아야 한다"라며 "대선 경선 전까지는 당이 제2의 창당을 한다는 정신과 각오로 시간을 좀 갖고, 당대표도 새로 선출하면서 기존의 통념을 깨는 민생·노동 현안의 비전을 제시해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정의당의 미래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공천] "민주당과 상황 달라… 선거에서 심판 받아야"

반면, 무공천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정의당 내에 존재한다. 여론에 민감한 당 지도부와 달리, 지역 단위 조직으로 내려갈수록 '당대표가 잘못한 사안을 왜 보궐선거와 연동시키나'란 목소리가 되레 더 클 것이란 주장도 있다.

한 정의당 관계자는 "김종철 전 대표가 후보였던 것도 아니고 사퇴도 했다. 당대표가 저지른 문제 때문에 공당이 무공천을 해야 한다는 게 논리적으로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소속 단체장이 재임 기간 동안 성폭력 사건을 일으켜 이번 선거의 원인을 제공했다"라며 "정치적 책임의 측면에서도 이번 정의당 사건과는 결이 다르다고 본다"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성추행 사건이 크게 문제가 된 마당에 무공천을 한다고 해서 과연 국민들이 '역시 정의당은 좀 다르네'라고 평가할 지도 의문"이라며 "공당이라면 선거에서 심판 받으려 하는 게 더 책임 있는 자세일 수 있다"라고 봤다. 그는 "당지도부야 정치적 책임이나 정치적 판단을 기준으로 이번 사안을 바라보겠지만, 지역 현장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이나 지역 단위 조직 입장에선 '당대표의 문제가 선거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 반발할 수 있다. 무공천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미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권수정 서울시의원(비례)은 27일 통화에서 "당의 논의를 기다리고 있고 그 결정에 따르겠다"면서도 "무공천만이 꼭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라고 보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후보이기 때문에 말씀 드리기가 조심스럽지만, 이번 사태를 당이 어떻게 잘 수습하느냐와 선거 대응은 별개로 봐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다"라며 "정의당에서도 이런 문제가 생기는데, 우리 사회 전체는 얼마나 더 개선할 부분이 많겠냐는 점을 유권자들께 말씀 드리고 선거를 통해 성평등 사회로 가기 위한 노력을 보여드려야 할 필요성도 있다고 본다"라고 피력했다.

30일 전국위가 분수령

정의당의 4.7 보궐선거 공천 여부를 가름하는 첫 분수령은 오는 30일 전국위원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위원회는 정의당 전국위원들이 모두 모이는 회의체로, 당의 최고의결기구다. 다만 30일 전국위가 이번 사태 이후 처음 열리는 만큼 공천 여부가 최종 결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

정의당 한 핵심 관계자는 "공천 여부 등에 대해선 최대한 신속한 결정을 하려 한다"라며 "사태 수습을 위해 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도 수시 체제로 돌린 만큼, 전국위원회 일정도 예정(30일 첫 회의)보다 조금 앞당겨질 수 있다. 매일매일 비상 회의를 열기로 했기 때문에 하루하루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