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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보공단 소속의 상담사들은 2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월 1일을 기해 전면파업을 한다고 선언했다
 건보공단 소속의 상담사들은 2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월 1일을 기해 전면파업을 한다고 선언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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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건보공단에서 근무한 지 13년째다. 13년 동안 변한 것이 있다면 날이 갈수록 강해지는 업무강도와 늘어나는 업무량 그리고 나의 소속 이력뿐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아래 건보공단) 고객센터 근무 13년 차라 밝힌 상담사 이연화씨가 2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총파업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한 말이다.

이씨는 "2011년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산재보험의 징수업무까지 대행하게 됐다. 최근에는 질병관리본부 업무까지 떠안아 하루에 180콜, 200콜까지 받는다"면서 "공단사번(공단 사원번호)은 한 번도 변한 적 없는데 소속은 4번 변경됐다. 13년 동안 일하며 달라지지 않는 건 최저임금과 처우뿐"이라고 밝혔다.

이씨의 말대로 건보공단 고객센터에서 일하는 상담사들은 건보공단이 부여한 사원번호를 갖고 일을 하지만 건보공단 직원이 아니다. 건보공단과 도급계약을 맺은 메타넷엠플리폼, 효성ITX, 제이앤비컨설팅, 휴넥트, 제니엘, 이케이 맨파워, 한국코퍼레이션, 케이티 아이에스, 윌앤비젼 등 건보공단 도급업체에 소속돼 일하고 있다. 이렇게 일하는 이들만 서울과 경기, 대전, 광주, 부산, 대구 및 원주 본부 등 전국 1600여 명이다.

문재인 정부 탄생 이후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약속했지만 건보공단에서 일하는 상담사들은 제외됐다. 이들과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국민연금공단, 근로복지공단 상담사들은 각각 2018년과 2019년 자체 논의 후 정규직 전환이 이뤄졌다.

건보공단 상담사들은 처우개선과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며 수차례 건보공단과의 직접 대화를 요청했지만 제대로된 교섭 한 번 이뤄지지 않았다. '건보공단-도급업체-콜센터 상담사'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교섭에 임한 도급업체들은 한목소리로 "공단의 승인 없이는 임금과 근로조건 개선이 어렵다"는 입장만 고수했기 때문이다.

결국 건보공단 상담사들은 '2월 1일을 기해 전면파업에 돌입한다'는 선언을 했다.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동조합에 따르면, 2020년 12월 19일부터 21일까지 파업과 관련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했고 90.9%가 파업에 찬성하는 결과를 보였다.

건보공단 "상담사 코드번호는 프로그램 아이디, 사원번호 아니다"
 
 건보공단 소속의 상담사들은 2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월 1일을 기해 전면파업을 한다고 선언했다
 건보공단 소속의 상담사들은 2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월 1일을 기해 전면파업을 한다고 선언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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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마이뉴스>를 만난 김숙영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지부장은 "2006년 건강보험 고객센터가 설립된 이후 15년 넘게 공단과 함께하며 공단을 대신해 고객들을 만나 일한 상담사들인데 최소한 대화는 나눌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과의 직접 대화를 재차 요청했다.

"김용익 이사장과 만나서 대화로 풀어보자고 공문도 보내고 시위도 했다. 그런데 공단은 내부 반발로 사안이 복잡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복잡할수록 당사자가 만나서 대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 26일 국회토론회도 함께 하자 말했는데 공단은 당사자임에도 나오지 않았다.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 관계자는 27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상담사들이 200콜을 받는다'는 주장에 대해 "건보공단이 확보한 통계로는 최고 많이 받는 상담사가 120콜 수준"이라면서 "평균적으로 90.1콜을 받는다. 상담사들이 직접 통화하는 시간도 4시간 36분"이라고 답했다.

또 건보공단 관계자는 '2월 1일 파업에 대한 대비'로 "전체 상담사 1600여 명 중 비노조원은 44%에 이른다"면서 "전화를 받고 넘치게 되면 지사로 전환이 된다. 지사에서 응대할 수 있도록 민원대책을 수립해 놨다"라고 밝혔다.

이어 상담사들이 말하는 '사원번호'에 대해 건보공단 관계자는 "사번이 아니라 협력사에서 부여한 코드번호"라면서 "상담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아이디와 같은 개념이다. 건보공단 (정규직) 직원들은 여섯자리 사번이 있다. 상담사들이 갖고 있는 번호는 지역별로 구분된 영문 알파벳에 숫자가 따라 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과의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선 "이사장이 직접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다만 규모도 크고 (정규직) 직원들의 정서적인 부분도 있다. 공정성 문제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경영진이 단독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2020년) 5월 건보공단 정규직 노조는 조합원 1만 3500여 명을 대상으로 '고객센터 노동자 직접고용 사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한 7700여 명 중 직접고용 반대 의견이 5800여 명(75%)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건부 동의는 1100여 명(14%)에 그쳤다. 

한편, 지난해 12월 말 퇴임 예정이던 19대 국회의원 출신인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의 임기는 연임 형태로 올해 말까지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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