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에 매각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SK 와이번스

신세계에 매각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SK 와이번스 ⓒ SK 와이번스

 
잠잠하게 마무리되는 듯했던 KBO 스토브리그에 메가톤급 사건이 터졌다. 이마트를 보유한 유통업계의 강자 신세계그룹이 인천을 연고로 하는 SK 와이번스와 구단 인수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신세계그룹은 26일 야구단 매각과 관련된 MOU를 맺는다. 매각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00년 쌍방울 레이더스를 인수하며 탄생한 SK 야구단은 2021년 벽두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이번 소식은 야구 팬들을 충격에 빠트리기 충분했다. 한국시리즈 통산 우승 4회의 신흥 명문 SK가 '매물'로 나왔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을 수 없기 때문. 그간 SK는 '스포테인먼트', '클린 베이스볼'을 추구하며 선구자적 입장을 취해왔다. 홈구장인 인천행복드림구장에 거액을 투자해 관중 친화적으로 바꾸기도 했다. 

지난 시즌 종료를 전후해서는 프런트와 코칭스태프를 대대적으로 물갈이한 것은 물론 2명의 외부 FA를 영입해 전력 보강에 나섰다. 모기업이 어려운 몇몇 구단이 아닌 상대적으로 모기업이 탄탄한 SK가 야구단을 내놓았다는 사실이 야구팬들에겐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세계가 프로야구단을 인수한 것은 더욱 놀랍다. 신세계는 범삼성가의 일원으로서 삼성 라이온즈의 지분을 14.5% 보유하고 있다. KBO리그에 새로운 구단을 창단하거나 기존 구단의 인수 가능성이 거론될 때마다, 신세계 그룹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거론된 이유다. 만약 신세계가 SK와이번스 구단을 인수할 경우 현재 보유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지분은 정리될 전망이다. 
 
 원소속팀 롯데와의 잔류 협상이 여의치 않은 FA 이대호

원소속팀 롯데와의 잔류 협상이 여의치 않은 FA 이대호 ⓒ 롯데 자이언츠

 
신세계가 KBO리그에 뛰어들면서 남은 스토브리그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계약 상태의 FA 5인 이대호, 양현종, 차우찬, 이용찬, 유희관의 입지가 달라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들은 제각각의 이유로 1월 말이 되도록 계약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대호는 원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와의 4년 총액 150억 원의 FA 계약이 만료되어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했다. 하지만 나이(1982년생)와 기량 저하로 인해 롯데와의 잔류 계약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회장을 맡아 잡음이 일어난 것도 이대호의 계약에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이 있다. 

양현종은 FA 자격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으나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한 메이저리그 구단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와 잔류 시의 계약 규모를 논의 중이지만 양현종의 꿈의 무대에 대한 도전 의지는 매우 강력하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추진 중인 FA 양현종

메이저리그 도전을 추진 중인 FA 양현종 ⓒ KIA 타이거즈

 
차우찬과 이용찬은 부상으로 인해 몸 상태에 의문이 일고 있다. 차우찬은 어깨, 이용찬은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지난해 시즌 도중 이탈해 복귀하지 못했다. 차우찬은 수술 없이 재활 중이지만 이용찬은 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하고 있다. 

유희관은 지난해까지 8년 연속 10승으로 꾸준함을 입증했다. 하지만 2020년 평균자책점 5.02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869로 세부 지표가 저조했다. 1986년생으로 올해 만 35세 시즌을 맞이하는 것도 부담이다. 
 
일각에선 신세계가 모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FA 영입에 나설 것이란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만일 이대호, 양현종과 같이 원소속팀의 이미지가 강한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할 경우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엄청난 화제를 불러올 수 있다. 이들을 이적시키려면 엄청난 보상 규모가 수반되지만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다면 꼭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신세계와 원소속팀이 경쟁이 붙는다면 정체되어 있던 미계약 선수의 FA 몸값이 갑자기 치솟을 수도 있다. 신세계의 KBO리그 참가로 인해 미계약 FA 선수들의 계약도 급물살을 타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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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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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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