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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요가를 안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경험하는 요가는 극히 일부분입니다. 요가를 수련하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요가에 대한 엄청난 오해를 바로잡고 싶습니다. 저의 경험을 섞어가며 요가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도모하고자 합니다.[기자말]
어떤 소모임으로부터 두 시간짜리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었다(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일이다). 두 시간이라니! 나는 적잖이 고민이 되었다.

일반적인 프로그램 소개와 워밍업 그리고 마무리 나눔의 시간을 감안한다 해도, 최소한 한 시간 이상을 명상으로 채워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다. 명상이라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그림, 눈을 감고 앉아서 움직임 없이 유지하는 자세를, 요가 훈련도 안 된 분들이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었다.

고민 끝에 음악과 함께 하는 '춤 명상'과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몇 가지 아사나로 한 시간 정도를 채운 다음, 본격적인 명상을 진행하였다. 20분 정도씩 두 가지 명상으로 총 40분이 소요되었다.

가이드를 따라 하는 명상이었으므로 명상치고는 쉬운 쪽이었고 20분짜리 한 섹션이 그리 긴 편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고 나서 감상을 들어보니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기가 힘들어서 집중이 어려웠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참여자들의 눈높이를 충분히 맞추지 못했구나 싶어 아쉬웠다.

명상은 누구나 시도할 수 있지만, 결코 쉽지 않다. 묘기 수준의 아사나들을 열심히 수련하는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명상이 잘 이루어지게 하는 데에 있다. 아사나 수련의 목적에는 몸의 치유, 신체 능력의 향상, 마음의 평안도 있지만, 소우주인 나와 대우주의 화합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개별적인 아사나 수련을 통해서도 우주의 에너지를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한 단계 더 나아간 차원은, 아사나를 골고루 수련한 결과 고요히 앉은 명상 자세에서 몸과 마음의 기운이 우주의 기운과 교류하여 하나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세 가지 명상 자세. 바즈라사나, 수카사나, 스바스티카사나. 가운데와 오른쪽은 자세가 비슷해보이지만 디테일이 상당히 다르다.
 세 가지 명상 자세. 바즈라사나, 수카사나, 스바스티카사나. 가운데와 오른쪽은 자세가 비슷해보이지만 디테일이 상당히 다르다.
ⓒ 최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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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이 잘 이루어지기 위한 조건은 뭐니뭐니해도 '바른 자세로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하기'이다. 끊임없이 오가는 어지러운 생각이 멈추고 마음이 비워지기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며, 의식이 '나'라는 경계를 벗어나 시공간을 초월하여 확장되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또한 그렇게 도달한 상태에서 어느 정도 머무르기도 해야 한다. 개인적 경험으로는 최소한 한 시간 정도가 필요하다.

몸의 균형이 무너져 뭉치고 막힌 곳이 있다면 조금만 앉아 있어도 쑤시고 아프고 저려올 수밖에 없다.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으면서 명상을 할 수는 없다. 아무리 앉아있어도 그저 편안해야 한다.

그런 경지를 위해 온갖 희한한 모양새의 아사나를 수련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늘리고 휘고 벌리고 비틀고 조이는 비일상적인 자세들이 수월해지면, 그제야 가만히 앉아 있는 정지 자세가 편안해진다.

내 몸의 모든 가능성을 깨우고 활성화시킨 뒤에야 비로소 멈춤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명상의 멈춤은 멈춰 있지만 멈춰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요한 가운데 기(氣)의 흐름이 더욱 원활해지면서 끊임없이 정화(淨化)된다.

명상이 어렵다고 하면서 명상 자세를 소개하려니 미안한 마음이다. 명상에 대해 겁주려는 게 아니고 요가의 최종 단계인 만큼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의도였다. '바즈라사나'는 다이아몬드 포즈, 혹은 번개자세라고도 불린다. 마음과 정신의 조화를 도모하여 일치시키는 아사나로, 명상에 입문하기에 좋은 자세다.
 
바즈라사나. 발의 정확한 위치와 모양.
 바즈라사나. 발의 정확한 위치와 모양.
ⓒ 최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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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할 점은 엉덩이 아래 놓인 두 발꿈치가 양쪽으로 너무 벌어지지 않도록 살짝 가운데로 모아주고 두 엄지발가락을 반드시 서로 떨어뜨린다. 팔과 손의 위치 때문에 어깨가 안으로 굽고 가슴이 움츠러들 수 있는데, 신경 써서 가슴과 어깨를 펴준다. 또한 엉덩이가 뒤로 빠지고 허리가 휘지 않도록 배를 안쪽으로 넣어서 코어를 잠가주고 꼬리뼈는 바닥으로 내려준다. 전체적으로 꼬리뼈에서 정수리까지 곧게 펴서 올라가도록 만들어주면 된다.
 
바즈라사나. 왼쪽은 잘못된 자세이고 오른쪽은 바른 자세다.
 바즈라사나. 왼쪽은 잘못된 자세이고 오른쪽은 바른 자세다.
ⓒ 최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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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두 군데 차크라에 집중한다. 가슴 한가운데 아나하타 차크라와 이마 한가운데 아즈나 차크라이다. 두 차크라에 동시에 집중하기가 어렵다면 들숨과 날숨에 하나씩 번갈아서 집중해도 좋다. 바즈라사나는 한동안 자세를 취하는 것만으로도 소화불량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허리를 편안하게 펴주는 효과도 있다.

'수카사나'는 책상다리 자세와 비슷해서 명상 자세 중에 가장 편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척추와 골반이 왜곡된 경우라면 그리 쉽지만은 않다. 자세에서 확인할 점은 음의 방향일 때는 왼쪽 종아리가 앞쪽으로 가고 양의 방향일 때는 오른쪽 종아리가 앞쪽으로 가게 할 것과 두 다리가 만들어낸 안쪽의 모양이 커다란 이등변 삼각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앉은키를 높인다는 느낌으로 상체를 곧게 펴주고, 팔은 편안히 뻗어 손등을 무릎 위에 놓은 다음 엄지와 검지를 연결한다.
 
수카사나. 왼쪽은 음의 방향, 오른쪽은 양의 방향 자세다.
 수카사나. 왼쪽은 음의 방향, 오른쪽은 양의 방향 자세다.
ⓒ 최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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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자연스러운 호흡을 바라본다. 마음이 안정되면 다리 안쪽의 넉넉한 삼각형에 채워지는 에너지와 골반을 통해 들어오는 순수하고 편안한 기운을 느껴본다. '스바스티카사나'는 몸과 마음과 정신의 중심을 한데 모아 존재의 근원을 향한 영적 에너지를 일으키는 자세다. 교차되는 다리 모양을 정확하게 만들어 주어야 하고 가능하면 양쪽 무릎의 높이가 같아지도록 한다.
 
스바스티카사나. 다리를 교차시켰을 때 가랑이와 함께 마름모꼴이 이루어지도록 맞춘다.
 스바스티카사나. 다리를 교차시켰을 때 가랑이와 함께 마름모꼴이 이루어지도록 맞춘다.
ⓒ 최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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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스티카사나. 다리와 손의 디테일.
 스바스티카사나. 다리와 손의 디테일.
ⓒ 최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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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와 목과 머리를 일직선으로 곧게 펴주고 손등을 무릎 위에 올려서 엄지와 중지를 연결한다. 자연스러운 호흡에 실어 먼저 마니푸라 차크라(배꼽 앞에 위치)에 집중하다가 그 부위에 에너지가 느껴지면 이마 한가운데 아즈나 차크라까지 연결되는 기의 흐름을 느낀다.

수카사나와 스바스티카사나를 할 때 요추를 곧게 세우기가 어려운 분들이 많다. 엉덩이 밑에만 방석을 받쳐서 높이를 주면 조금 더 편안하게 자세를 잡을 수 있다.

명상을 시작하면 온갖 잡생각이 들어오고 조금 집중되는가 싶다가도 금세 정신이 흐트러지게 마련이다. 잘 안 된다고 속상해하거나 집중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지 말자. 들고나는 모든 잡생각들을 바라보면서 '아... 이런 생각들이 오고 가는구나' 하며 무심히 지켜본다. 들어오면 나가게 하고 흘러가게 놔둔다. 때가 되면 비워진다. 한 번에 다 비워지지 않아도 좋다.

차크라에 집중하고 에너지를 즐기며 느끼다 보면 언젠가 불현듯 명상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태그:#요가, #아사나, #명상, #번개자세, #차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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