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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6일 오전 9시 4분] 
 
 지난 해 6월 서양호 중구청장이 중구형 협력 돌봄이 진행되는 흥인초를 방문했다.
 지난 해 6월 서양호 중구청장이 중구형 협력 돌봄이 진행되는 흥인초를 방문했다.
ⓒ 중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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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2020년) 12월,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아 인구 데드크로스(변곡점)를 넘겼는데, 출산율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아이들 돌봄이다. 왜 젊은 분들이 결혼을 안 하려고 하고, 아이를 안 낳으려고 하겠는가?"

21일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은 최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내놓은 '지자체-학교 협력 학교돌봄터' 사업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뒤늦게라도 학생과 학부모 중심의 지자체-학교 협력돌봄으로 방향을 잡아 나가는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고 남다른 기대를 나타냈다. (관련 기사 : '지자체-학교 협력' 돌봄 9월 시작하지만, '위탁 운영' 우려 http://omn.kr/1rrfw)

정부의 '지자체-학교 협력 돌봄' 계획서에 유일하게 들어간 중구청

서울 중구는 2019년 전국 처음으로 학교돌봄터(중구형 돌봄) 사업을 벌인 곳이다. 학교돌봄터는 학교는 시설을 제공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운영을 맡는 새로운 돌봄 형태다. 사회관계장관회의가 지난 19일 내놓은 학교돌봄터 계획문서엔 전국 시군구 가운데 유일하게 서울 중구의 모범 사례가 다음처럼 적혀 있다.
 
흥인초(3실), 봉래초(2실), 광희초(2실), 남산초(3실), 청구초(4실)를 활용하여 지자체가 학교 내 돌봄을 운영·관리하는 '모든 아이 돌봄교실' 운영(2019년 3월~). 오전 7시 30분~저녁 8시 운영, 돌봄 인력 증원(1교실당 돌봄전담사 2명), 간식·석식 무료(방학중식 포함).
 
이 중구의 학교돌봄터 사업은 대통령상과 교육부장관상, 정부혁신 100대 과제 선정 등을 휩쓸었다. 지난 2년간 중구형 돌봄을 배우기 위해 다녀간 지자체만 30곳에 이른다고 한다.

중구 지역에 사는 학부모들의 호응도 뜨겁다. 중구청이 지난해 11월 26일부터 12월 1일까지 중구형 돌봄교실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360명에게 물었더니, 돌봄 만족도가 98.2%였다. 특히 긴급 돌봄교실에 대한 만족도는 99.4%로 더 높았다. (관련 기사 : 만족도 99%의 '특별한' 돌봄교실 "코로나도 걱정 없어요" http://omn.kr/1mv4i)

이런 호응에 따라 올해 중구는 3개 초등학교에 학교돌봄터를 더 추가해 모두 8개 초등학교에서 학교돌봄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 지역 국공립 초등학교는 모두 9개교인데, 1곳만 빼고 모두 학교돌봄터 사업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중구는 학교 밖 돌봄 시설도 기존 5개에서 올해 2개를 더 늘릴 예정이다.

그런데 중구의 이런 돌봄사업에서는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점이 있다. 100% 직접운영(직영)을 고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구청은 사업계획서에서 돌봄을 '직영 교육 4종 세트'에 넣고 있다. 국공립어린이집, 중구형 돌봄, 진로진학 상담센터, 진로체험까지 모두 직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엔 방과후학교까지 직영으로 준비하고 있다. 직영 교육 5종 세트를 앞두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돌봄학습터 계획에서 비영리 법인으로 대상을 제한하긴 했지만 위탁도 가능하게 문을 열어뒀다. 이에 대해 돌봄전담사 노조는 물론 정의당 등 정치권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중구는 왜 학교돌봄터 사업에서 직영을 고집하고 있을까? 지난해 돌봄전담사 노조의 전국 파업까지 부른 전담사들에 대한 고용안정은 어떻게 추진해왔을까?

이에 대한 생각을 듣기 위해 서양호 구청장을 지난 21일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전화로 만나보았다. 서 구청장은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을 거쳐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서울시교육청 교육자치특별보좌관을 맡았던 인물이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중구형 돌봄 때문에 신입생 학부모들이 이사 와"
 
- 지난 19일 정부가 발표한 지자체-학교 협력 학교돌봄터 기본계획에 서울 중구 사례가 들어가 있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중구형 돌봄 1호 학교인 서울 흥인초에 올해 신입생이 20명 늘었다. 교장 선생님이 학부모를 만나봤더니 '중구형 돌봄 때문에 이사 왔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우리 구처럼 초등 돌봄에 대한 학부모 만족도가 높은 곳이 전국에 또 어디 있는가. 학생들이 행복하려면 돌봄전담사가 행복해야 하는데 대부분 정규직이 된 이분들의 만족도 또한 무척 높다. 이런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본다."
 
- 학부모 만족도가 높은 요인은 뭐라고 보나?

"사실 학부모 시각으로 보면 기존 초등 돌봄은 반쪽 돌봄이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퇴근 시간이 오후 7~8시다. 그런데 기존 돌봄은 오후 1시에 시작해 5시면 끝난다. 그러면 이 아이들은 돌봄 끝난 뒤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그래서 중구는 돌봄 운영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연장했다. 학원 갔다가 돌봄교실에 다시 들어올 수도 있다. 오히려 학원 차량이 오는 곳까지 돌봄교사가 동행한다. 1교실 2교사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게 가능하다. 구청 차원에서 양질의 급식과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런데 이것이 전액 무료다."

- 이런 지자체-학교 협력 돌봄을 2019년 전국 처음으로 실시했는데, 계기가 있었나?
"제가 중구청장 되고도 관용차 안 타고 걸어서 출퇴근한다. 부동산에 젊은 분들이 많이 서 있는 걸 보면서, 이들이 왜 이사를 가려고 하는지 알아봤다. 그랬더니 '아이들 키우기가 너무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돌봄과 교육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중구의 인구 감소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중구부터 이 두 문제를 해결한다면 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커다란 경쟁력이 될뿐더러, 국가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우선 돌봄 사업부터 시작한 것이다."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
ⓒ 중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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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지만 처음엔 일부 교장 선생님들이 '돌봄교실을 구청에서 하려고 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고 반대하기도 했다. 구의회에서는 '돌봄을 교육청 예산으로 해야지 왜 구청 예산으로 하느냐'는 목소리도 있었다."

- 문제는 다른 시군구에서 적용할 수 있는 일반성이 있느냐는 것 같다. 중구형 돌봄에 구청 돈이 너무 많이 들지 않는가?
"돈 문제를 얘기했는데,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지만 교육과 돌봄에 대한 투자는 선진국에 비해 아주 부족하다. 저출산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돌봄 투자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초기에 돌봄교실 시설조성을 할 때 돈이 많이 들어가지, 인건비를 포함한 운영비는 얼마든지 지자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 중구청장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어도 이 사업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보나?
"정책을 지속하는 실제 힘은 학부모 등 구민의 호응과 지지다. 중구형 돌봄은 중구 학부모와 아이들로부터 압도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 우리 구에 있는 돌봄전담사들도 대부분 지지하고 만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설혹 구청장이 바뀌더라도 중구형 돌봄이 지속될 힘은 충분히 있다고 판단한다. 유럽 등 대부분의 선진국도 돌봄과 방과후활동 등 교과 이외 활동은 지자체가 맡고 있다."

"민간위탁? 그건 우리도 우려 한다"

- 돌봄전담사들이 만족한다고 말했는데, 지난해 돌봄전담사 노조에서는 '돌봄의 지자체 이관 반대'를 요구하며 파업까지 벌였다. 이유는 고용불안과 민간위탁을 통한 민영화 문제였다.
"중구는 기존 돌봄전담사들을 전원 고용 승계했다. 이들 대부분은 정년이 보장되고 호봉제 적용을 받는 정규직 직원이 됐다. 기존 다른 지역 초등 돌봄은 20명 아이들을 한 명의 돌봄전담사가 맡고 있다. 프로그램도 오로지 돌봄 교사 한두 명이 짜야하고 실제 운영도 해야 한다. 하지만 중구는 교사 2명이 분담하고 있다. 학교별 돌봄 센터장도 두고 있다. 프로그램도 구청 차원에서 공동 계발해 제공하기 때문에 돌봄교사들의 부담도 덜고 돌봄 수준도 높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되니 돌봄교사들이 오히려 상당히 좋아하고 있다. 민간위탁에 대해서는 우리도 우려에 공감한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하는 시범사업에서 지자체 직영을 우선하되 위탁을 하더라도 민간이 아닌 공공법인으로 그 대상을 한정해야 할 것이다. 돌봄전담사님들도 함께 참여하고 의논해서 이런 문제를 풀어나갔으면 한다."

- 정부의 학교돌봄터 계획을 보면 내년(2022년)까지 전체 초등학교 운영 돌봄 수요의 10% 정도인 3만 명 정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앞으로 지자체-학교 협력 돌봄이 늘어날 것으로 보나?
"앞으로 돌봄은 협력 돌봄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학교 교사들은 정규수업을 맡고, 돌봄전담사들은 학생들을 잘 돌보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돌봄전담사들이 프로그램과 행정까지 부담을 떠안는 방향은 가혹한 것이다. 이제라도 지자체가 책임 있게 돌봄 운영업무를 맡는 것이 필요하다. 너무 일찍 끝나는 운영시간 문제 등등으로 기존 초등 돌봄은 만족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애초에 돌봄 문제를 교육부와 학교에 전적으로 맡긴 것 자체가 첫 단추를 잘못 채운 것이다."

- 그런데 학교돌봄터 계획을 보면, 지자체가 비영리법인에게도 돌봄을 위탁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돌봄의 주체는 학생과 학부모이다. 그래서 이들이 만족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돌봄의 민간위탁은 직영기관보다는 이윤 추구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돌봄의 질보다는 효율 등이 우선순위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정부가 비영리법인이라고 애매한 표현을 쓰는 것보다는 위탁을 하더라도 지자체가 설립한 사회서비스원이나 공공법인으로만 국한하는 등 계획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돌봄과 교육은 위탁 말고 직영해야, 이것이 공공성"

- 중구청 문서를 보니 '직영 교육 4종 세트'라고 적혀 있다. 교육에서 왜 이렇게 직영을 강조하고 있나?
"사립유치원 문제를 봐라. 심지어 국공립어린이집도 말만 국공립이지 원장이 공무원이 아니다. 민간법인에 위탁을 한 곳이 많다. 지금은 과거와 달리 공공역량이 오히려 검증되고 책임성이 더 커졌다고 본다. 이제 정부에서는 최소한 교육과 돌봄에서는 위탁했던 것들을 거둬들여야 한다. 우수한 자질의 공무원들이 직영을 해나가는 것이 공공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교육과 보육에 대한 계획을 말해 달라.
"중구는 올해까지 전체 초등학생의 20%인 1000여 명이 지자체 돌봄 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 올해부터는 방과후학교도 직영으로 운영하려고 준비 중이다. 초등 저학년은 돌봄, 고학년은 방과후학교를 직영으로 운영해서 우리 지역 초등학생 대부분의 방과후를 책임지려고 하는 것이다. 우선 한두 초등학교에서 시범 사업을 벌인 뒤 9개 학교 전체로 전면화할 계획이다. 물론 기존 학교나 복지관 등에서도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민간 위탁이 많다보니 수업의 질이 천차만별이다. 이러니 학생과 학부모들이 사교육기관을 찾게 된다. 돌봄과 방과후학교만큼은 구청에서 책임지고 직접 운영해서 보편적 돌봄의 디딤돌을 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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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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