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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엔딩 대학 몰락이 현실화 해가는 듯하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학도 어쩔 수 없나보다. 상대적으로 고3수험생들은 'IN서울'이라는 지상최대의 당면 목표가 어쩌면 손에 잡힐 듯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서울, 수도권의 인기는 지방의 몰락'이라는 공식이 대학가에도 이 시린 겨울 더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나는 2003년 춘천의 한 시골마을로 귀농을 해서 19년째 살고 있다. 최근 한 뉴스에서 서울 아파트가 3.3㎡(1평)당 4000만원이라는 소식에 설마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근로자가 평균 임금 30%를 저축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서울 25평 아파트 구매에 118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고도 한다. 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현실이 된 지는 이미 오래다.

그러나 내게는 다른 나라 이야기였다. 같은 시대, 같은 나라에 살고있는게 맞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2005년 1000평이 넘는 땅을 사서 30여 평의 집을 지을 때 1억 조금 넘는 비용이 들었던 것 같다. 내가 사는 마을은 뒤로는 용화산의 산맥이 든든히 지켜주고 앞으로는 너른 들녘과 춘천호의 풍광이 멋지게 펼쳐져 있는 시골마을이다. 서울까지 1시간 정도면 도착하고 춘천시내도 20~30분 정도면 닿을 거리에 있다. 서울, 수도권 집값 얘기를 접할 때면 그때 시골로 내려온 게 천만다행이라는 안도감까지 든다.

우리는 모두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왜 서울로 사람들이 몰려가는지, 왜 서울집값이 이리 비싼지, 왜 대한민국이 지방소멸의 절벽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더 무서운 건 그로인해 치러야하는 사회적비용과 피폐해지는 국민들의 삶의 고통일 것이다. 서울(도시)도 지방(지역)도 모두가 절망과 고통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듯하다. 환경문제, 청년실업문제, 삶의 빈곤문제, 교육문제 등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는 서울을 위시한 수도권 과밀화 현상으로 발생하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정부든 국회든 또 많은 정책입안자, 교수님들이 이를 모르지 않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과 궁금함이 든다.

지방에서도 농촌은 훨씬 오래 전부터 심각한 인구소멸 위기에 접어들었다. 청장년이 사라지고 농업의 대가 끊기자 노인들만 사는 죽은 마을로 변해가고 있고, 작은 학교가 없어지니 젊은이들도 찾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이젠 모두 포기한 듯 보이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나 하나 좋자고 귀농을 하고나서 어쩔 수 없이 함께 사는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 건 아이들이 유치원을 다니게 되면서부터였다. 친구가 없고 학교는 언제 없어져도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었다. 농사를 지으며 이장을 맡아 마을일을 보게 되면서 별빛공부방(현재 춘천별빛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어 농촌유학도 하고 마을어르신들을 위한 노인복지까지 하게 된 건 숙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

900여 명 모여 사는 마을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마을, 나이들기 좋은마을, 청년살기 좋은마을'이라는 기틀이 마련되기까지 18년이 걸렸다.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한 일이었지만 어느덧 10여 명의 청년일자리가 만들어졌고 폐교위기 학교는 40여 명의 학생수(토박이 아이는 한 명 남았다. 나머지는 도시에서 온 농촌유학생, 교육귀촌아이들, 시내에서 찾아온 도시아이들)를 유지하며 폐교를 막아냈다. 방문진료를 비롯해 우리마을 119, 한글교실, 반찬배달 등 노인복지를 마을 돌봄의 형태로 운영하는 커뮤니티 케어를 실천하며 조금은 기반이 마련된 듯하다.

지방소멸과 도시지옥은 같은 말이다. 탈출구의 가능성은 곳곳에서 확인되고 조금씩 실천되고 있다. 조금만 눈을 돌려보고 생각을 바꿔보자. 우리끼리 '서울 집값이면 우리 마을에서 대지주에 궁궐을 짓고 살 수 있겠다'는 말을 농담 삼아 하곤 한다. 조금 더 나아가 지방소도시면 어떨까? 교통통신의 발달로 정보나 문화, 사회적 관계와 혜택은 얼마든지 누릴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 않은가. 로컬(Local)이 대세로 등극할 조짐도 보이고 호기 충만한 청년들이 지방으로 내려와 재미있고 발랄한 작당을 도모하는 모습을 종종 보곤 한다. 혹자는 얘기한다. 극히 일부의 성공사례일 뿐이라고. 그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동감한다.

그래서 문득 재밌는 상상을 하게 된다. 일단, 강원도라는 지역으로 한정시켜 생각해보자. 강원도의 춘천교대를 비롯한 국립대와 사립대 입학생에 시·군 지역(기초지자체)할당제를 도입하자. 4년 장학생으로 예산은 해당 시·군에서 부담하고 졸업 후 지역거주 기간을 합의한다. (서울대와 춘천교대 동시합격시 춘천교대를 선택한 실례를 보니, 많은 학생들이 굳이 도시로 안 나가고 초중고를 자기 고향마을에서 다닐 수 있겠다는 생각) 둘, 강원도의 도청, 시·군청 공무원, 지방공기업 등은 지역대학생 출신으로 할당제와 인센티브를 두고 채용하며 사기업이 동참하면 엄청난 인센티브와 혜택을 주자. 셋, 일정면적에 적절한 인구수 유지법을 제정해 못 지키는 자치단체에는 세금을 많이 걷어 법 잘 지키는 지역에 준다. 그만큼 지방자치단체 시민·군민들에게 기본소득, 농지, 주택 혜택으로 돌아가게 하자.

오죽하면 이런 발칙한 상상을 하겠나. 지방분권, 지방자치의 더딘 걸음에 지방소멸은 빠른 속도로 돌아올 수 없는 절벽을 향해 가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지방소멸을 막는 길이 도시지옥을 해결하는 길임을 명심하자.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윤요왕 님은 춘천시마을자치지원센터장으로 활동중입니다. 이 기사는 인권연대 웹진 <사람소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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