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CJ대한통운, 한진택배, 쿠팡 물류센터…… 모두 이곳에서 일하던 택배기사들이 사망한 업체다. 최근 한 방송사의 집중 취재를 통해 드러난 쿠팡의 업무 환경을 보면 이러한 사망 사건과 안전사고는 언젠가는 그리고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쿠팡의 경우 8시간 근무 중 휴식은 오직 점심 1시간. 그마저도 코로나로 엘리베이터 이용이 제한돼 맨 꼭대기 층 식당까지 오르내리는 데 절반의 시간이 다 간다고. 그 시간이 지나면 어디에도 앉아 쉴 곳은 없으며 쪼그려라도 앉았다간 관리자의 불호령이 떨어진단다.

게다가 UPH((Units Per hour) 즉, 시간당 물건 처리 개수를 실시간으로 직원 개개인에 지급된 단말기로 전송, 일하는 내내 압박을 가하며 관리자는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린 특정인을 호출하거나 아예 전체 방송을 하기도, 이 작업량을 토대로 재계약 여부를 결정짓기도 한다고.

글로만 읽어도 숨이 턱 막힌다. 결코 상대를 나와 같은 사람으로 여기고 존중한다면 강요할 수 없는 일이다. 이렇듯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쿠팡에서만 지난해(2020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3명의 근로자가 사망했고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다.
 
 '손님은 왕'으로서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서비스 중단을 업체에게 요구해야 한다.
 "손님은 왕"으로서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서비스 중단을 업체에게 요구해야 한다.
ⓒ 이명주

관련사진보기

 
정부는 이제라도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지난 1월 열악한 근무 환경과 소홀한 안전 관리 등으로 사망이나 심각한 부상 등 중대재해를 야기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 최대 7년 징역이나 1억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률을 제정해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런 법의 효력이 현장 구석구석까지 미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끝내 닿지 않는 곳도 있을 것이고. 하루라도 빨리 언제고 죽거나 다쳐도 이상할 게 없는 곳곳의 업무 환경을 바꾸려면 정부나 노동자 당사자뿐 아니라 '우리'가 나서야 한다. 소비자인 우리가.

당일배송, 총알배송, 로켓배송…… 물건을 주문하면 채 하루가 안 돼서 도착하는 빨라도 너무 빠른 배송 서비스는 결국에 소비자가 그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존재한다. 경영자는 그러한 소비자의 기호를 맞춤으로써 돈을 더 벌려는 것이고.

하지만 그 일을 하는 건 기계가 아니고 사람이다. 소비자인 나나 어느 재벌 회장과도 똑같은. 그러니 최소한 사람이 다치거나 죽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의 범위 안에서 그것을 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에 남의 고통, 죽음을 초래한 '공범'과 다름없다.

'손님은 왕'이라 하지 않았나. 왕이 나서야 한다. 나는 누군가의 고통, 죽음을 야기하면서 제공되는 그 어떤 편리도 원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왕'의 말을 전달하는 건 인터넷 주문 만큼 쉽다. 그 인터넷 주문서에 한 줄만 더해도 되니까. 

주문서 작성시 맨 아래 '배송메모'란이나 '비고'란에 이렇게 써보자. '당일/총알/로켓 배송 반대!'라고. 각 회사 홈페이지, SNS에 글을 남겨도 좋겠다. 그리고 아예 이런 서비스가 없는 업체를 더 많이 이용하는 방법도.

'공범'이 아닌 '왕'이 되자. 모두가 '왕'이 되면 그 말은 강력해질 것이며 바꾸지 않고서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총알/로켓/당일 배송 반대!'
 "총알/로켓/당일 배송 반대!"
ⓒ 이명주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brunch에도 게재할 예정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살아보니 삶은 정말 여행과 같네요. 신비롭고 멋진 고양이 친구와 세 계절에 걸쳐 여행을 하고 지금은 다시 일상에서 여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닷가 작은 집을 얻어 게스트하우스를 열고 이따금씩 찾아오는 멋진 '영감'과 여행자들을 반깁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