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투입 후 팀에 부드러움이 추가됐다."
 
발렌시아 현지 매체는 이강인을 이렇게 평가했다. 3경기 만에 출전한 이강인이 카디스전에서 64분 동안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향후 기대감을 높였다.
 
발렌시아는 5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의 발렌시아에 위치한 메스타야에서 열린 2020-21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7라운드 홈 경기에서 카디스와 1-1로 비겼다.
 
이로써 발렌시아는 8경기 연속 무승(5무 3패)에 그치며 17위를 유지, 하위권 탈출에 실패했다.
 
이강인, 전반 중반 투입 후 확연한 존재감
 
이날 이강인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하비 그라시아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막시 고메스-가메이로, 미드필드는 체리셰프-바스-솔레르-무사가 배치됐다. 포백은 가야- 디아카비-기야몬-코헤이아, 골문은 도메네크가 지켰다.
 
초반 경기 흐름은 다소 답답하게 흘러갔다. 발렌시아의 공격 작업은 매끄럽지 못했다. 이강인의 투입은 예상보다 빨랐다. 공격수 가메이로가 부상으로 26분에 아웃됐다. 고메스와 짝을 이룬 이강인은 포지션샹 투톱이지만 활동 반경은 주로 미드필드 전지역에서 걸쳐 이뤄졌다.
 
경기에 끼치는 영향력은 남달랐다. 3선과 최전방의 연결고리를 맡으며 플레이메이킹을 시도했다. 이강인의 가세는 팀에게 윤활유와도 같았다. 패스를 받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고, 좌우 오픈 패스와 파트너 고메스를 향한 롱패스를 뿌려줬다. 패스의 순환이 매끄러워지면서 발렌시아의 볼 점유율도 동시에 증가했다. 
 
전반 30분 페널티 아크에서 이강인이 왼발 프리킥 슈팅을 시도했지만 아쉽게 수비벽에 막혔다. 후반 5분 코너킥 상황에서 나어 포스트 침투에 이은 헤더슛을 시도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경기를 주도한 발렌시아는 오히려 후반 13분 카디스의 로사노에게 선제 실점을 내줬다. 이에 조급해진 발렌시아는 블랑코를 시작으로 바예호, 소브리노를 차례로 넣으며 대공세에 나섰다. 이강인은 후반 18분 자신의 세 번째 슈팅을 날렸는데, 이마저도 몸을 날린 수비수에 걸리고 말았다.

패색이 짙었던 발렌시아는 마침내 후반 34분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가야가 올린 크로스를 고메스가 헤더로 마무리지었다. 결국 발렌시아는 패배를 무승부로 바꾸며 한숨을 돌렸다.
 
스페인 현지 매체로부터 극찬, 불투명한 이강인 거취
 
이강인은 지난해 11월 23일 알레베스전을 마지막으로 선발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다음 경기 출전은 약 1개월 뒤다. 지난달 20일 바르셀로나와의 14라운드였는데, 심지어 후반 45분에 교체 투입돼 짧은 시간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23일 세비야와의 15라운드에서는 부상으로, 31일 그라나다와의 16라운드에서는 벤치를 지킨 끝에 결장했다.
 
이강인은 새해 첫 경기인 이번 카디스전에서 오랜만에 그라운드를 누볐다. 선발이 아닌 교체였다. 그나마 가메이로의 부상으로 전반에 투입될 수 있었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터치 64회, 슈팅 3회, 키패스 1개, 롱패스 5개를 성공시켰다. 또, 패스성공률이 무려 88%에 달할 만큼 정확도가 높았다.
 
경기 초반 부진했던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가세로 한층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였다. 볼 점유율이 74%에 달했고, 슈팅수도 11개로 카디스(9개)보다 많았다.

항상 경기에 투입되면 팀 분위기를 바꾸는 유일한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1년생의 어린 나이가 무색할만큼 이강인이 가진 재능과 잠재성은 팬들과 현지 언론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이날 발렌시아는 약체 카디스를 상대로 승리를 챙기지 못해 부진 탈출에 실패했다. 최근 8경기 연속 무승으로 어느덧 강등 싸움을 벌이는 처지로 전락했다.
 
공교롭게도 이강인이 선발에서 제외된 이후 오랜 기간 승리가 없는 발렌시아다. 지난해 9월 30일 소시에다드전부터 이강인이 선발 출전한 4경기에서 팀은 2승 2무를 기록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레알 마드리드전 4-1 승리도 포함돼 있다. 그래서 스페인 현지 언론에서는 이강인을 중용하지 않는 그라시아 감독에게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시즌 초반 도움 3개로 라 리가 어시스트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팀내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래서 최근 이강인의 갑작스런 선발 제외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다. 
 
카디스전 종료 후 스페인 현지 언론 '엘데스마르케 발렌시아'는 이강인에게 평점 6을 부여했다.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가야가 8점, 골을 넣은 고메스가 7점이었고, 이강인은 팀 내 세 번째로 높았다.
 
이 언론은 "이강인의 가세 이후 발렌시아에 부드러움이 추가됐다. 이강인은 물러서지 않고 항상 좋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공을 잡으면 기대감을 주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최근 겨울이적시장이 열리면서 이강인의 이적설이 수면 위로 나오고 있다. 향후 입지가 불안정한 가운데서도 이강인은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강인의 거취가 어떻게 결정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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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발렌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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