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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다고 발표했다. 국민의힘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인 정진석 의원은 긍정적 입장을 보였으나, 민주당과 정의당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런 와중에 안철수 대표가 선언한 '야권 단일후보' 명칭은 사용할 수 있는 걸까?

안철수 대표는 지난 20일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이렇게 말했다.

"안철수가 이기는 선거가 아니라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 대한민국 서울의 시민후보, 야권 단일후보로 당당히 나서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

야권단일후보? 

'안철수 서울시장 선거 출마'에 각 정당의 반응은 엇갈린다. 국민의힘은 환영하면서도 후보 경선은 자당 중심으로 치러지길 바라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가운데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더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명칭' 문제 때문이었다.

정의당은 안철수 대표가 '야권단일후보'를 참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21일 "집권여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은 모두 야당으로, 정의당도 야당"이며 "무작정 야권단일후보를 참칭"했다고 비판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 연대해 '보수야당 단일후보'를 하든 말든 정의당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또한 정의당은 가치와 정책이 다른 정당과 선거연대를 할 생각이 없어 야권단일후보 표현은 무례하고 옳지 않다"라고 밝혔다. 

이에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안 대표가 야권단일후보라고 했을 때 정의당을 포함해서 생각하신 분이 누가 있을까"라며 "아무도 없을 테니 이와 관련한 논평을 정의당이 낼 이유가 전혀 없다. 괜한 수고를 했다"라고 맞받았다. 
 
명칭 때문에... 과거 국민의당, 정의당에 가처분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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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총선에서 인천 남구을에 출마했었던 김성진 정의당 후보의 홍보 현수막.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야권단일후보' 명칭 싸움은 법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왜냐하면 정의당과 옛 국민의당이 같은 사례로 다툰 적이 있기 때문이다.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과 정의당은 대부분 지역에서 야권 단일화를 실시지 않았다. 그러나 시당간 관계가 남달랐던 인천시당에선 단일화 협상이 진행됐다. 인천남구을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이 단일화에 성공해 정의당 김성진 후보가 단일 후보로 출마했다. 민주당은 이 지역구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다. 

당시 후보는 새누리당 김정심, 국민의당 안귀옥, 정의당 김성진, 무소속 윤상현 후보. 김성진 후보는 '야권단일후보'라는 문구를 현수막에 사용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당 안귀옥 후보 측은 '인쇄물 철거 및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국민의당이 동의하지 않았는데 왜 야권단일후보라는 명칭을 사용하느냐는 문제제기였다. 인천지법 민사21부(박태안 부장판사)는 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야권단일후보' 명칭 사용이 유권자들로 하여금 김성진 후보가 야권의 유일한 후보자로 오해하게 할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재판부는 '야권단일후보'라고 쓰여진 현수막 3개를 모두 철거하고 총선과 관련한 연설·방송·벽보·선전문서 등에서 '야권단일후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고 김성진 정의당 후보에 주문했다.

이후 김성진 후보는 법원에 이의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 당시 재판부(인천지법 민사21부)는 "'야권'이라는 단어는 앞에 '일부' 등 제한하는 의미의 수식어가 붙지 않으면 정권을 잡지 않은 정당 전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라고 판단했다. 

'야권단일후보'라는 명칭은 총선 이후에도 논란을 낳았다. 검찰이 후보 단일화를 이룬 당선인들을 상대로 선거법위반 혐의 조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 선관위에 발등 찍힌 '야권단일후보', 당선 무효 위기?). 

세월이 흘러 이번엔 입장이 바뀌었다. 과거엔 정의당이 특정지역구에서 '야권단일후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옛 국민의당이 문제제기를 했다면, 이번엔 반대 상황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