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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0일 정년퇴직했다. 퇴직하면 무지갯빛 세상만 있는 것이 아님을 잘 안다. 회사 조직을 떠나서 홀로의 시간을 어떻게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가늠해보았다. 퇴직은 또다른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므로 그 새로운 삶을 서울서 부산까지 자전거국토종주로 시작하기로 계획했다. 하루에 약 60여km쯤을 달리는 여정을 함께 나눈다.[기자말]
돌이켜보면 나를 기쁘게 한 것은 작은 도전들이었고 나를 더 기쁘게 한 것은 작은 깨달음들이었다.

하루를 화내지 않는 도전들이 모여 일주일을 화내지 않을 수 있었고 그 일주일이 모여 한 달 동안 화내지 않을 수 있었다. 하루를 화내지 않는 도전이 1년 동안 내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는 것, 이런 것들이 나의 작은 깨달음이다. 그래서 나는 실패할 수 없는 작은 도전들을 사랑한다. 새벽 명상, 걷기, 산에 오르기, 민화 그리기...

간혹 작은 도전으로 알고 시작한 것이 극한 도전인 경우도 있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고 한 것이다. 남미자전거여행이 그랬다.

2년 전, 6개월간의 안식월에 자전거로 남미를 달려보자는 목사님의 한 마디에 경도된 경우다. 결과는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이 경험은 걷는 행복에 타는 즐거움을 더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것이 또한 자전거국토종주길에 오르는 도전의 씨앗이 되었다.

하지만 나의 목표는 걷는 것도 타는 것도 아닌 마음의 평화이다. 새로운 출발을 앞둔 이 아침, 이렇게 마음이 고요할 수 있음에 참 고맙다. 오늘은 문경 진남역에서 상주 낙단보까지 62.4km의 라이딩이다.
 
나의 이 도전의 목표는 걷는 것도 타는 것도 아닌 마음의 평화이다.
 나의 이 도전의 목표는 걷는 것도 타는 것도 아닌 마음의 평화이다.
ⓒ 강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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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에 문경을 출발했다. 경사가 심한 5km에 달하는 오르막길을 올라 이화령을 넘었던 터라 라이딩이 편하다. 이화령은 4대강 자전거길 중 가장 높은 고갯길이다. 한강수계와 낙동강 수계를 가르는 분수령이기도 하다.

고갯마루 북쪽에 내린 빗물은 한강을 따라 강화도를 지나 서해로, 남쪽에 내린 빗물은 낙동강을 흘러 내가 당도해야 하는 을숙도를 지나 남해로 흘러든다. 나는 이제 낙동강으로 흐르는 물길을 따른다.
 
이제 낙동강으로 흐르는 물길을 따른다.
 이제 낙동강으로 흐르는 물길을 따른다.
ⓒ 강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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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강을 만들고 강은 산의 이끎에 순응한다. 다툼 없는 어울림이다. 그 조화로운 어울림이 사람을 품고 먹이고 위안한다. 등 뒤의 산과 나를 이끄는 강에 한없는 은혜를 느낀다.

둑길에 도열해 나를 맞는 벚나무들이 고맙고 곳곳에 만들어진 자연 늪지에서 한가한 오리와 왜가리들도 고맙다.

다시 업힐. 잠시 동안의 방심 때문인가 업힐이 고통스럽다. 다리가 뻣뻣해지고 입술은 터지려고 한다.

점심 시간을 훨씬 지났지만 가게를 만날 수 없다. 오래된 감나무에서 떨어진 홍시를 주어먹으면서 허기를 달랬다. 오후 2시쯤에 비로소 삼거리매점을 만나 라면을 먹을 수 있었다. 3시 30분에 여정을 마쳤다.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motif1.co.kr 에도 함께 업로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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