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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시즌이다. 집집마다 배추를 구입해 절이고, 김칫소를 만들 재료 구입에 바쁘다. 올해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려 멀리 있는 아이들은 오지 못하게 했다. 아내와 함께 하나하나 준비를 해야 한다.
  
절인 배추를 씻고 있는 모습
 절인 배추를 씻고 있는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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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가까운 곳에 텃밭이 있어 배추와 무 그리고 쪽파는 심었다. 김장 재료 구입에 어려움은 없다. 액젓은 1년 전에 동해안 감포 바닷가에서 구입한 멸치를 두꺼운 광목천에 소금과 함께 넣어 숙성하여 액젓을 만들어 두었다. 도시와 다르게 지방에서는 맞벌이 부부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런 방식으로 김장을 한다.

준비 과정이 쉽지 않은 김장

직장 생활을 할 때는 김장을 해놓으면 먹기만 했다. 수년 전부터 아내와 함께 김장을 같이 해보니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준비과정이 복잡하다.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야 한다.

배추와 무 그리고 고추를 심어 김장 준비를 사전에 해 두었다. 사전 준비도 쉽지 않다. 배추, 무를 심어 병충해 방제도 해야 한다. 고추도 수확하여 햇볕에 말려야 한다. 이런 준비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장하는 날이 정해지면 배추를 뽑고 손질하여 하룻밤 절여야 한다. 먼저 배추를 반으로 쪼개고, 배추 뿌리는 잎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 자른다. 이때 칼집을 넣어도 되고 안 넣어도 된다.

큰통에다 소금을 넣어 소금물을 만들어 놓는다. 이때 주의할 점은 찬물을 넣어 소금을 녹여야 한다. 따뜻한 물을 사용하면 배추가 물러지기 때문이다. 녹인 소금물에 반으로 쪼갠 배추를 넣었다가 바로 건져낸다.

건져낸 배추잎 사이사이에 배추 크기에 따라 2-3번 소금을 또 뿌린다. 남은 소금물은 절이는 큰통에 붓는다. 소금물 양은 절이는 통의 70%정도 넣으면 된다. 배추 위에다 큰통에 물을 담아 얻어 놓는다. 골고루 절이기 위해서이다. 중간에 배추를 한번 뒤집어 주면 좋다. 소금의  양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2시간 후면 뒤집지 않아도 잘 절여진다.

이튿날 절인 배추를 씻어 물을 뺀다. 아파트는 공간이 좁아 힘들지만, 시골에서는 일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이것만 해도 김장 준비 반은 다한 셈이다.

식구들이 많아 해마다 중간 크기 배추 40포기를 한다. 김장 육수도 만들어야 한다. 육수는 정성 들여 끓여야 한다. 육수도 멸치, 새우젓과 함께 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끓인 육수로 찹쌀 풀을 만든다. 찹쌀은 종이컵으로 6컵 분량이면 된다.(레시피 참조)

말린 고추는 사전에 빻아 두었다. 김칫소에 넣을 재료는 미리 구입해 준비를 해놓았다. 경상도 지방은 양념과 김칫소는 구분하여 만든다. 김치 양념은 하루 전에 만들어 둔다. 찹쌀 풀은 배춧잎에 골고루 양념이 묻게 하기 위해서이다. 희석할 때는 남자의 힘이 필요하다. 골고루 잘 저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치 양념은 조금 묽게 하는 게 좋다.

김장하는 날 김칫소를 만든다. 무채에 파, 미나리, 갓, 갈치 또는 굴 등을 취향에 맞게 김장 양념에 버무린 후 배추 사이에 넣으면 끝이다.
 
맛깔나는 고소한 맛의 겉절이 김장 김치 모습
 맛깔나는 고소한 맛의 겉절이 김장 김치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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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아내와 같이 김장을 해보니 힘들다. 이렇게 과정이 복잡하다 보니 맞벌이 부부들은 대부분 김치를 사서 먹는다고 한다. 아이들은 힘들다고 김장을 하지 말라고 한다. 그래도 아직은 한국인들이 1년 먹을 반찬 중 최고의 반찬이 김치인데 담그지 않을 수 없다.

김장을 끝내고 아이들에게 김치를 포장하여 택배로 보냈다. 아내와 함께 고생은 했지만 손수 만든 김치를 아이들에게 보내주고 나니 기분은 좋다. 김치는 한국인의 밥상에 없어서는 안 될 반찬이다. 손수 만든 김치를 먹어보고 맛있다고 하는 아이들 목소리를 들으니 보람 있고 행복하다. 내년에도 김장은 계속할 것 같다.

김장 육수 레시피
김장 육수에는 사과 2개, 배 4개, 멸치 600g, 디포리 600g, 대추 20개, 표고버섯 8개, 마른 새우 3컵, 무 1개, 양파 4개, 대파 뿌리 조금, 마른 명태 머리 5개 등 온갖 재료를 알루미늄 찜통에 투입하여 1시간 정도 끓인다.

김치 양념 레시피
김치 양념에는 고춧가루 5,4kg, 생강 1kg, 마늘 4kg, 무 6개 그리고 생새우 3대접, 청각 1대접, 새우젓 2kg, 멸치젓 5L, 꿀 3컵, 양파진액 500L에 찹쌀 풀을 넣고 소금을 넣어 적당히 간을 맞추며 육수를 부어가며 희석한다. 생강, 마늘, 무, 생새우, 청각, 새우젓은 믹서기에 갈아서 넣는다.

   

태그:#김장, #겉절이 김치, #김장 준비, #김칫소, #멸치앳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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