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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특조위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1차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특조위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1차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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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대외적 입장과 공식적 입장의 차이가 뭡니까? 정부 기관에서 언제라도 대외적으로 발표했으면, 그게 정부기관의 공식 입장 아닙니까? 대외적으로 이렇게 발표했지만 실은 우리가 다른 입장이었다... 이렇게 하는 게 정부기관이 취할 수 있는 입장입니까?"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아래 특조위)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박근혜 청와대 인사 등 관련자 9인의 첫 재판.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재판장 조성필) 심리로 재판이 진행되던 도중, 재판부가 돌연 법정 증인을 공개적으로 질책했다. 증인석에 앉은 것은 연영진 전 해양수산부(아래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이었다.

재판부가 목소리를 높인 이유는 연 전 실장의 계속되는 모호한 대답 때문이었다. 연 전 실장의 증인신문은 피고인들의 '세월호 특조위 활동 강제 종료' 혐의를 중심으로 당시 해수부 입장과 판단을 묻는 내용이 위주였는데, 관련한 연 전 실장의 대답이 잇따라 분명치 못했던 것이다.

재판부의 비판, "대외적 입장과 공식적 입장의 차이가 뭐냐"

연 전 실장은 "해수부가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 시작일(기산일)을 2015년 1월 1일로 공식 입장으로 하고 있던 게 아니냐"는 피고인 변호인단의 질문에 "당시 해수부가 대외적으로 그렇게 말 한 것 같고, 변호사님 말처럼 공식적 입장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세월호 특조위 활동 강제 종료' 논란의 쟁점은 당시 해수부와 정부가 특조위 활동 시작 시점을 어떻게 판단했느냐에 있는데, 연 전 실장의 대답은 해수부의 입장을 회피하는 식으로 비쳐질 여지가 있었던 것이다.

재판부는 이러한 연 전 실장의 태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당시 해수부 장관 스스로가 국회에 출석해서도 (세월호 특조위 활동시작일을) 2015년 1월 1일이라고 계속 말했다"면서 "그럼 (해수부가) 대외적으로 2015년 1월 1일이 (시작일이라고) 발표를 한 셈인데, (증인은 해수부의) 공식적 입장과 대외적 입장에 차이가 있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그럼 증인이 해수부에서 근무할 당시 해수부의 공식적 입장과 해수부의 대외적 입장이 다른 적 있었느냐", "대외적으로 발표가 이뤄진 순간에는 그 게 그 정부 행정기관의 공식 입장이 아니냐, 그렇게 보는 게 맞지 않냐"고 꼬집었다.

연 전 실장은 "공식적으로 한다는 것은 (발표한 사안이) 변하지 않는다, 그런 뜻으로 말씀 드린 것"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재판부는 아래와 같은 비판으로 맞받았다.

"(정부 부처의) 공식 입장이 변하지 않았던 경우가 있나요? 정부 행정 정책이 얼마나 수시로 변합니까?"

논란의 '2015년 1월 1일'

이날 연 전 실장의 증인 신문에서 중점적으로 언급된 단어는 '2015년 1월 1일'이었다. 박근혜 정부와 해수부가 세월호 특조위가 활동을 시작한 날로 규정한 날짜다. 특조위의 활동 기간을 2015년 1월 1일부터 1년 6개월로 본 해수부는 2016년 6월 21일 특조위에게 "조사활동기간은 6월 30일 만료될 예정"이라며 "파견 및 별정직 직원의 20%를 감원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해수부가 통보한 날짜는 특조위의 판단과 상당한 차이가 났던 것이다. 특조위가 판단한 자체 활동시작일은 '2015년 8월 4일'이었으며, 활동종료시점을 2017년 2월 4일이었다. 해수부가 통보한 날짜와 무려 6개월 이상의 차이가 발생했다.

이에 해수부의 통보를 받은 다음날인 2016년 6월 22일, 특조위는 "해양수산부(해수부)의 특조위 조사활동 강제종료·인력축소 통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이석태 특조위원장은 "2015년 1월 1일이 아닌 같은해 8월 4일을 기산일(활동시작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면서 "특조위 인적, 물적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직원채용과 예산배정은 지난해 7월 27일과 8월 4일에 각각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같은 특조위 활동 시점에 대한 판단은 지난 10월 25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홍순욱)에서 한 차례 결정이 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특조위가 구성을 마친 날은 (당시) 정부 주장처럼 2015년 1월 1일이 아니라 인적·물적 구성이 실질적으로 완비된 2015년 8월 4일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면서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을 방해한 정부가 이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날 연 전 실장은 '당시 해수부와 청와대는 2015년 1월 1일로 보고 있지 않았느냐'는 피고인 변호인단의 물음에 "그런 공감대가 있긴 했지만 언제까지 그 입장(1월 1일에 대한 판단)을 유지했는지는 모르겠다", "한동안 우리가 2015년 1월 1일에 대해 공식화하고, 합의하고 그러진 않았다. 다만 공감대는 있었다"는 식으로 답변했다.

피고인 전원 '무죄' 주장... "허위사실로 기소됐다"
 
 세월호 참사 특조위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1차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특조위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1차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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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이병기 전 비서실장을 비롯해 현기환 전 정무수석, 안종범 전 경제수석, 조대환 전 특조위 부위원장 등 9명의 피고인 모두 일제히 무죄를 주장했다.

이 전 실장 변호인은 "피고인 이병기 관련 사실들은 사실이 아니거나, 허위를 조립한 사실들"이라며 "비서실장을 공소사실에 포함시키기 위해 부여한 사실들이다"라고 반박했다. 안 전 경제수석 변호인은 "혐의 모두 부인한다"면서 "특조위에 전혀 관여한 적이 없다, 이 사건은 부정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대환 전 특조위 부위원장은 법정에서 모두진술 기회를 얻고 재판부에 직접 호소하기도 했다. 조 전 위원장은 "제 자신도 희생양이 되고 있다"면서 "세월호 참사가 훨씬 지난 시점에서 침몰, 구조과정과 관련한 민·형사 판결은 이미 나왔고, 여러차례 (세월호 사건 관련 조사위가) 설치돼 더 밝혀질 게 없다는 것을 냉정히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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