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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부산시 남구 경동건설의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숨진 하청노동자 고 정순규씨와 관련해 부산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가 1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앞에서 재조사와 엄정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현장에는 유족인 정석채 씨도 참가했다.
▲ "제대로 처벌하라" 지난해 10월 부산시 남구 경동건설의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숨진 하청노동자 고 정순규씨와 관련해 부산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가 1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앞에서 재조사와 엄정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현장에는 유족인 정석채 씨도 참가했다.
ⓒ 중대재해기업처벌부산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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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산 경동건설의 신축 아파트에서 추락사고로 숨진 하청노동자와 관련한 1심 선고가 조만간 열린다. 재판을 앞두고 유족과 부산지역 노동·시민단체는 "산재 사고에 대한 건설사 측의 사과와 책임자 엄중 처벌" 등을 촉구했다.

정순규 하청노동자 산재 사고 1주기 돌아왔지만...

경동건설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의 하청업체 노동자인 고 정순규씨는 지난해 10월 작업 과정에서 추락했다. 그 임시 가설물(비계)에 올라 축대벽에 박힌 철심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던 도중에 바닥으로 떨어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그러나 사고 원인을 놓고 건설사는 물론 관계 부처의 입장이 서로 달라 유족의 반발을 샀다. 유족은 사측의 허술한 안전관리를 문제 삼았고, 작업중지명령에도 사고 이후 현장이 훼손됐다며 지속해서 의혹을 제기해왔다. 아들인 정석채씨는 1년째 국회와 언론에 진상규명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당시 경동건설과 하청업체 안전관리자 등 3명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들은 기소해 재판에 넘겼고,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금고 1년을 구형했다. 경동건설을 상대로는 1000만 원의 벌금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한 1심 선고 재판은 9일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진행된다.

지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졌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국감에서 "부산고용노동청이 사고를 조사하며 경찰·산업안전보건공단의 조사 결과와 달리 경동건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유족은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1일 동부지원 앞에 선 정 씨는 "집행유예나 단순한 벌금형에 그쳐선 안 된다"며 재판부에 호소했다. 정씨는 "경동건설이 아버지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야 이 악행이 심판받는 세상이 오겠느냐"고 말했다.

노동시민사회단체 또한 이번 기회로 반복되는 하청노동자 사고에 제대로 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씨와 함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부산운동본부는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유족은 아직도 싸우고 있다. 원하청기업은 진심어린 사과부터 해야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노동부를 향해서도 "목격자가 없는 상황에서 경동건설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조사보고서를 제출은 기만적"이라며 재조사를 요구했다.

검찰과 사법부에는 "기업의 명백한 살인행위라는 점을 인정하고, 책임자 처벌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운동본부와 정씨는 재판 전까지 매일 동부지원 앞에서 1인시위를 펼칠 예정이다.

<오마이뉴스>는 경동건설 측에 유족 측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아직 답변을 듣지 못했다.  

태그:#정순규, #유족, #경동건설, #원하청, #중대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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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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