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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 이틀째인 25일, 신규 확진자는 382명을 기록했다. 방역당국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처럼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된다면 3주 이내에 수도권 중환자병상이 모자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병원 역시 빨간불이 켜졌다. 병원내 모든 인력이 기존 환자들을 치료하며 코로나19 확진자까지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보건의료 시민단체인 시민건강연구소는 K방역의 전사로 꼽히는 다양한 직군의 '보건의료 노동자'를 심층 인터뷰했다.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며 하소연할 곳 하나 없는 '노동'의 서러운 현장이 그곳에 있었다. 제대로 맞지 않은 고글과 마스크에 얼굴은 상처투성이가 되고, 감염 위험이 높은 일터와 집을 오가며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던 게 이들의 일상이었다.

<오마이뉴스>는 23일 연구소가 펴낸 <보건의료노동자, K-방역을 말하다: 더 나은 팬데믹 대응을 위한 제안>의 편집인 김명희 시민건강연구소 건강형평성연구센터장을 만났다. 김 센터장은 "지역사회 중심으로 전파되고 있는 코로나19 3차 유행은 이전보다 더 통제가 어렵다"라고 진단했다. "보건의료노동자의 문제는 곧 젠더문제"라고 재차 강조한 그는 "코로나19를 비롯해 감염병 대응은 젠더불평등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명희 센터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코로나 3차 유행, 곳곳에서 터진다"
 
김명희 시민건강연구소 건강형평성연구센터장 김 센터장은 "지역사회 중심으로 전파되고 있는 코로나19 3차 유행은 이전보다 더 통제가 어렵다"라고 진단했다.
▲ 김명희 시민건강연구소 건강형평성연구센터장 김 센터장은 "지역사회 중심으로 전파되고 있는 코로나19 3차 유행은 이전보다 더 통제가 어렵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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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3차 유행이 시작되면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도 2단계로 격상됐다. 1, 2차 때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1월 말, 2월 초에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대해 잘 몰랐다. 양상도 좀 달랐다. 그동안에는 신천지, 이태원, 광화문 집회 등 몇 군데 빵빵 터지는 식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통계를 보면, 한 곳에서 몇백병 확진자가 나오는 게 아니라 곳곳에서 5~10명씩 나온다. 사실 광화문 집회의 경우 전수조사할 때 많은 인력을 투입해서 상황을 빠르게 제압했다. 지금은 다르다. 각개전투다. 통제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무증상감염의 속성이 있으니 더 어렵기도 하고.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광범위한 감염으로 퍼져있어서 더 어려운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전남대병원에서 발생한 의료진 확진자가 그렇다. 병원에서 내부 감염된 게 아니라 지역사회, 병원 밖에서 감염된 사례다."

- 코로나로 모두 긴급상황이던 시기, 가장 최전방에서 일했던 보건의료 노동자를 만났다.

"개별 인터뷰, 팀 인터뷰 포함하면 연구소에서 총 60여 명 정도 만났다. 다들 건강이 안 좋더라. 정신건강도 그렇고... 사실 보건의료 노동자가 아니어도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하다. '도대체 언제까지 조심해야 하나' 답답하니까. 병원에 있는 사람들은 힘들 수밖에 없다. 초기에는 고생한다고 주목이라도 받았는데 지금은 그런 것도 없다. 이들은 10여 개월째 고강도 노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겨울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니 눈 앞이 캄캄하고. 일도 힘들고 정신적으로 지치는데, 스트레스 풀 방법은 없고... 인터뷰하며 만난 분들이 많이 울었다. 누구 잘못이라고 탓하기 힘든 상황에서 다들 너무 힘드니까."

- 보건의료노동자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간호사인데, 어떤가.

"맞다. 그래서 간호사 이슈가 중요하다. 간호사는 가장 근접거리에서 가장 많은 환자를 손으로 만지며 접촉한다. 그에 비해 사회적 보상은 별로 없다. 여기에 성희롱, 폭력, 감정노동 등 독특한 위험요인을 안고 있다. 그러니 다들 긴장이 높아져 있다. 평소에도 이런데 여기에 코로나19까지 터졌다. 환자도 불안하고 의료인도 불안하고 보호자도 예민하다. 긴장수준이 높으면 어떻게 되나? 언어 폭력, 성희롱, 신체적 폭력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너무나 예측가능한 일이다. 한국 사회에서 간호사의 노동은 젠더 이슈이면서 노동 이슈로 복합적인 사안이다."

- 병원 내의 다른 직군도 업무강도와 긴장이 높아질 수밖에 없을 거 같다.

"우리가 병원을 생각하면 간호사, 의사 등을 대표적으로 생각하지 않나.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병동이 굴러가게 하는 청소노동자, 환경미화 담당자 등이 많다. 이들의 특징도 있다. 고령 여성이다.

간병노동자도 대표 직군이다. 한국에서 간병노동은 고령·여성·빈곤층이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노동이다. 지난 3월 청도 대남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던 간병인이 감염으로 사망했다. 당시 환자는 50대였고 간병노동자의 나이는 70대였다. 간병노동자를 인터뷰하면, 많이들 우셨다. 서러운 거지. 재난지원금, 고용유지지원금 여러 정부지원금이 있는데, 하나하나 신청하는 것도 너무 힘들고 버거운 거다. 모든 것에 장벽이 높은 분들이다. 또 이들은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다. 사별, 이혼 등 개인적인 사연으로 1인 가구로 사는 식이다. 혼자 생계를 꾸려가며 아슬아슬한 빈곤 경계에 있는 고령 여성들. 이들도 보건의료노동자의 한 축이다."

"방호복 때문에 생리대 교체도 어려워"
 
김명희 시민건강연구소 건강형평성연구센터장 김 센터장이 23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보건의료노동자의 문제는 곧 젠더문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 김명희 시민건강연구소 건강형평성연구센터장 김 센터장이 23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보건의료노동자의 문제는 곧 젠더문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 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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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서에서도 보건의료노동자 대책과 관련해 젠더불평등 문제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보건의료 종사자의 절대다수가 여성이기 때문이다. 간호사를 비롯해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간병인 등을 떠올려보라. 대부분 여성 아닌가. 생각해보자. 여성 노동자가 접하는 고유한 문제들이 있다. 보호장비를 입으면 입고 벗는 게 어려우니 잘 벗지 못한 채로 일한다. 화장실도 몇 시간에 한 번씩 간다. 생리할 때는 어떨까? 방호복 때문에 땀나고 더워도 생리대 교체가 어렵다. 대부분 그냥 버텨야 한다. 방법이 없으니까. 이런 와중에 병원 여성 샤워실 내부를 불법 촬영해 경찰이 출동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게 보건의료노동자가 처한 현실이다. 정말 기막히지 않나."

- 보건의료노동자가 코로나19에 안정적으로 대응하려면 어떤 게 보완돼야 하나.

"아주 최소한의 방법부터 근본적인 정책변화까지 고민해야 한다. 일단 노동자들의 체격에 맞는 방호복, 얼굴에 알맞은 다양한 사이즈의 마스크가 필요하다. 이건 노동조건의 문제다. 마스크를 장기 착용하게되면 숨이 차고 두통 증상만이 아니라 뇌 혈류량에도 변화가 온다는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바깥에서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는 전동식호흡보호구를 충분히 사용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장비를 쓰는 노동자가 이를 오랜시간 착용해 고통을 호소하면, 점검해서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에 만들어 놓으면 다음 공중보건 위기 때 쓸 수 있으니까.

지금 코로나19 관련한 문제에 노동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전남대병원처럼 노동자가 집단 발병하면, 왜 이런 문제가 일어났는지 노동환경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 병원 음압시설 환기를 비롯해 보호장비 문제, 환자들이 빠져나갔을 때 공기중에 바이러스는 얼마나 남았는지, 다 노동부 담당이다. 현장근로감독관이 근로감독하고 보건의료노동자의 장시간 노동, 정신건강, 작업장 폭력 다 살펴봐야 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 때도 같은 요구를 했는데, 노동부도 인력이 없다고 우는소리 하더라."

- 코로나 10여 개월 동안 이런 것들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는 건가.

"맞다. 사실 이번 3차 확산에 대비할 시간이 없었느냐. 그렇지 않다고 본다. 코로나를 비롯해 감염병 등 보건의료노동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인력충원이다. 이건 근본적인 문제다. 보건의료 인력은 많으면 많을수록 사회적 효용이 커진다. 의료질이 좋아지는 거다. 게다가 보건의료는 교육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분야다. 지난 3월에만 추가 인력, 간호사를 뽑아서 교육했다면 이미 6개월 차로 어느 정도 적응했을 거다. 적어도 국립대병원이라도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 이건 교육부 관할로 교육부도 요청했는데 기재부가 깎았다더라.

지금 충원한 인력을 코로나 끝나면 어떻게 하냐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인력 계속 써야지. 그동안 병원 인력 남아돌았던 거 아니다. 유휴 인력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 환자가 치료받고 나가고, 병원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려면? 당연히 일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그래야 모두 n분의 1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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