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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가 좋아도 책을 읽지 않으면 한쪽 정보에 쏠리기가 쉽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탄소배출권 거래제도가 지구환경을 지키는데 꽤 좋다고만 생각했습니다. 더욱이 수소 경제도 환경적으로 나은 정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시골 논밭과 야산에 계속 세우고 있는 태양광 발전도 그렇고 신안군 섬에 세운 풍력발전도 원자력과는 비교도 안 될 획기적인 산업이라 생각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것만 퇴치하면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책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본다>는 눈에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도가 기업의 이윤 논리에 치우친 이들에게는 '새로운 놀이터'에 불과할 뿐이고, 수소도 수소 자체가 생산하는 에너지보다 수소를 만드는 에너지가 훨씬 더 들고, 태양광의 배터리와 배선을 비롯해 풍력의 터번과 부품도 실은 석유를 통해 만들 수밖에 없는 제품이라는 겁니다. 
 
책겉그림 장성익의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본다〉
▲ 책겉그림 장성익의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본다〉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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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전 세계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도 그 바이러스만 퇴치하는 게 끝이 아니랍니다. 그 바이러스는 2015년의 메르스, 에이즈, 사스, 에볼라, 조류 독감처럼 인간의 욕구를 위해 생태계를 마구잡이로 파괴한 데서 비롯됐다는 건데요. 그만큼 자연환경을 돌보지 않는 한 '인수공통감염병'은 앞으로도 생길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입니다. 

이 책은 환경과 관련된 책 30권에 관한 이야기 모음집입니다. 그 책 30권은 '자연환경'을 중심으로 경제성장, 자본주의, 과학기술, 인류세, 소비, 기후변화, 에너지, 자연 생태계, 동물, 먹거리, 전염병, 환경운동 등과 연관돼 있는 것들입니다.
 
"농사지을 땅을 일구고, 난방과 요리를 하고, 집을 짓고, 물고기를 잡는 데 사용할 카누와 갖가지 가재도구를 만들기 위해서도 나무를 베어내야 했다. 거기에다 씨족들 사이에 조각상 세우기 경쟁까지 벌어졌다. 숲과 나무가 남아날 리 없었다."(30쪽)
 
클라이브 폰팅이 쓴 <녹색 세계사>에 관한 설명입니다. 네덜란드 한 탐험대가 태평양을 항해하다 남아메리카 대륙 서쪽에 떨어진 외딴 섬을 발견했는데, 그 섬에 사는 3천 명 정도의 원시부족들이 어떻게 오순도순 살다가 붕괴되었는지를 밝혀주는 내용입니다.

그만큼 환경에 의존해 살던 인간 사회가 그 환경을 망가뜨리면 어떤 운명을 맞이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 지구라는 연못은 제한돼 있는데 그 공간에서 수많은 연꽃을 생산해 내다팔기 바쁜 모습으로 살아간다면, 그렇게 자원을 고갈시키면, 결국 연못은 숨 쉴 공간조차 내놓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산업혁명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고 이 책에서 말합니다. 과학기술도 새로운 진보라고만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오래도록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미래를 미리 갉아먹는 꼴이라고 밝혀줍니다. 물론 그 과정 속에 인간의 삶과 질을 좋게 한 부분도 없지 않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이룩한 경제발전과 과학기술은 대부분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쪽이 치우져 있다고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책은 이런 '실용적인 대처'를 넘어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환기시킨다. 바이러스 재난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우리가 행한 일의 필연적 귀결이기 때문이다."(65쪽)

데이비드 콰먼이 쓴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를 읽고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인수공통감염병은 자연 속에 살고 있는 동물들 속에 기생하는 바이러스가 인간의 몸을 숙주 삼아 침투한 격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예외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바이러스 입장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밝혀주고 있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과학적 근거를 강화하여 보다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런 점들은 '실용적인 대처'의 차원이고,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를테면 지금의 지배적인 문명, 사회경제 시스템, 삶의 방식, 문화적 관습 등을 그만두거나 전면적으로 바꾸는 것 말입니다. 그렇게 전환하지 않으면 지금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은 뿌리 뽑을 수 없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성장과 개발의 신화에 물든 사회, 물신주의와 생명경시사상에 물든 세계, 풍요와 안락제일주의에 빠져 있는 자본주의 체제를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경종입니다.
 
"대체 에너지는 화석연료 경제의 부속물 정도이거나, 화석연료의 부분적이고 일시적인 대체물을 넘어서지 못한다. 그러므로 대체 에너지 기술을 개발해 석유를 대신하자는 것은 순진한 환상이거나 어리석은 공상이다."(94쪽)
 
제임스 하워드 쿤슬러가 쓴 <장기 비상시대>를 읽고서 쓴 글입니다. 이 내용을 보기 전까지는 원자력 발전에 비해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이나 수소경제가 좋은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대체 에너지를 만드는 부품이나 그것의 에너지를 전환하는 것 체제 자체가 화석연료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처럼 아무리 대체 에너지를 발전시키고 개발한다고 해도, 틀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구조적인 체제와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석유 이후'의 해결책을 찾는 게 결코 쉬운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듯 이 책은 진보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무분별하게 개발한 자연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전환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적인 재앙을 맞이하고 있는 이때에, 인간과 자연이 평화롭게 공조할 수 있는 뉴노멀이기도 할 것입니다.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본다 - 팬데믹 시대의 책 읽기

장성익 (지은이), 이상북스(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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