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김문경 도예가의 '김문경 展'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통인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회는 11월 17일(화)~11월 29일 (일)까지  열린다. 사진제공/통인화랑
 김문경 도예가의 "김문경 展"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통인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회는 11월 17일(화)~11월 29일 (일)까지 열린다. 사진제공/통인화랑
ⓒ 김희정

관련사진보기


'사과(Apple)'는 우리 일상에서 친숙한 과일이다. 달콤하고 상큼한 사과는 상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사과는 다양한 곳에서 열정과 영감의 소재로도 쓰인다. 혁신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는 한 입 베어 먹은 사과를 애플 회사의 로고로 사용했고 철학자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다. 이 외에도 사과 이야기는 무궁하다. 김문경(41)도예가는 사과를 소재로 도자기 오브제를 제작하고 있다. 어느덧 16년째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인사동 '통인화랑'에서 김문경 도예가의 '김문경展. 2020년 11월 17일(화)–11월 29일 (일)'이 열린다고 하여 둘러봤다. 김 작가의 사과는 어디선가 봄직한 작고 앙증맞은 의자에 앉아있다. 예상치 않은 용기에 담겨있거나 기대어 있다. 홀로, 혹은 여럿이 무리지어 허공을 자유롭게 유영하면서 새롭고 옹골찬 꿈을 꾸는 듯 낯설면서도 재미있다. 이미 베어 먹어 촉촉한 물기 없는 정물인데도 색채는 생기롭다. 힘이 느껴진다. 호기심을 어찌할 수 없어 지난 22일 김문경 작가를 만났다.

- 어떤 계기로 도자기를 하시게 됐나요?
"아버지의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고강도 세라믹 공학도이셨는데요, 대학교 과 선택을 놓고 고민하던 중에 '서양화도 좋지만 도예도 괜찮지 않겠냐'며 도예과를 권유하셨어요. 그런데 도예과에 진학한 초기에는 적응을 잘 하지 못했어요. 저는 회화를 꾸준히 공부해 왔고 서양화과를 지원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랬는지 흙이 버겁고 부담스럽더라고요. 그런데도 흙이 주는 묘한 끌림이 있었어요. 2년 후부터는 마음이 달라졌죠. 입체 위에 회화적으로 또 다른 뭔가를 표현할 수 있는 점은 무척 매력적이었고 그로 인해 도자기를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 작가님의 평소 도자기 작품에는 식물과 사과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습니다.
"맞아요. 대학교 졸업 작품을 준비하며 고민하면서 저와 가장 밀접하고 관련이 있는 소재를 찾았는데 그때 선택한 소재가 '식물'이었어요. 특히 우리 삶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물, 예를 들어 버섯, 무, 대파, 과일 등이었는데요, '이것을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대학원 석사과정 때는 이러한 소재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거나 혹은 변형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사과'가 시각적인 아름다움은 물론, 이상적 형태를 지녔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사과를 예술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다양한 의미와 많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김문경 도예가는 16년째 우리 삶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과 과일을 소재로 도자기오브제를 제작하고 있다. 그 속에서 현대인의 진실과 허상, 실존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탐구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공/통인화랑.
 김문경 도예가는 16년째 우리 삶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과 과일을 소재로 도자기오브제를 제작하고 있다. 그 속에서 현대인의 진실과 허상, 실존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탐구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공/통인화랑.
ⓒ 김희정

관련사진보기


김문경 작가는 2002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학사(도예전공, BFA)/, 2004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일반대학원 석사(도예전공,MFA), 2020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디자인, 공예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천시 신둔면 이천도자예술마을(예스파크)에 위치한 김 작가의 갤러리 겸 공방인 '문경오브제(Moon Kyung Object)'에서는 그의 작품이 상시 전시되고 있다.

- 사과도자기오브제 작품을 오랫동안 해오셨는데요, 특별한 매력이 있었나봐요?
"사과 작품은 저의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접할 수 있는 대상을 정물화 형태의 도자기로 표현한 것인데요, 이러한 작품은 매번 똑같은 형태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며 만드는데 만들 때마다 저의 사고와 손의 변화, 그리고 불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되곤 해요.

특히 도자기는 '예술과 쓰임'이라는 경계와 '공예'라는 장르가 같이 존재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 또한 큰 장점이에요. 제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작품을 보시는 분들의 시각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 또한 제가 사과를 놓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사과가 가진 풍부한 색채 역시 매우 매력적이고요."

- 도예가로서 꾸준히 해온 게 있다면요.
"'작가로서 일반 관람객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또는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등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고 있어요. 그 길에서 선택한 하나는 예술 교육이고요. '저의 재능을 원하는 대상과 나누고 그것을 통해 대상자 분들께서 삶의 울림과 즐거움을 얻고 삶이 좀 더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진다면 그것이 곧 예술가로서의 저의 역할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거든요."

환경도예가회 회원, 흙의 시나위 회원인 김문경 작가는 2003년 Hong-ik Uni Ceramic Show(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단체전을 시작으로 2013년 2013 collect (사치갤러리, 영국), 2015년 환경도회가회 야외전시(경기도세계도자비엔날레 ,이천), 2016년 한일현대도예교류전(400년의 인연, 아이치현립미술관,일본), 2017년 세계도자비엔날레 주제전 '서사' 학술 발표, 2019년 Ceramic garden_야외조각전(김해클레이아크미술관), 2020년 디자인 아트페어 2020 초대작가 공모 선정,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전시 등 다수의 국내외 단체전과 개인전을 개최했고 다양한 페어와 학술대회에 참가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국립경상대학교에 출강 중이며, 꿈의학교와 공방 등을 통해 유아부터 대학생과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을 지도하고 있다. 
 
 김문경 도예가의 '김문경 展'이 종로구 인사동 통인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11월17일(화)~11월29일(일)까지 열린다. 사진제공/통인화랑
 김문경 도예가의 "김문경 展"이 종로구 인사동 통인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11월17일(화)~11월29일(일)까지 열린다. 사진제공/통인화랑
ⓒ 김희정

관련사진보기


- 사과마다 자기만의 독특한 이야기가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사과를 통해 작가님께서 평소 이야기하고 싶으신 게 있으실 것 같아요.
"초기에는 '욕망의 사과'로 시작했어요. 그 욕망은 권력이 될 수도 있고 제가 갖지 못한 것을 갖기 위한 욕망이었던 것 같아요. 현실이 아닌 이상을 쫒는 욕망도 있었고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바뀌었어요. 어느 순간 사과라는 소재를 통해 제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구체적이지 않게 됐어요. 다만 그것을 만들 때의 저의 감정이 고스라니 담겨지고 그것을 통해 관람객이 다양하게 해석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어요.

이번 전시의 주제는 「The Objet」인데요, 이 주제는 변형한 식물과 익숙한 사물, 그리고 일상의 모습을 낯설게 표현하면서 시각예술의 즐거움과 유머를 전달하는 동시에 진실과 허구, 진짜와 가짜가 교차하는 허상의 공간에서 현대인의 삶에 대한 진지한 질문과 탐구로부터 시작됐어요. 그러면서 인간의 '영혼과 행복의 염원' 등을 담는 데까지 이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사과는 풍요와 행복 그리고 부의 상징 염원의 대상으로도 표현하는데요, 저마다 삶을 성실하게 살아가시는 분들이 잠깐 멈춰 서서 저의 작품을 감상하시면서 자연과 예술이 좀 더 가깝고 친밀하게 느끼시기를, 작품을 보고 사용하실 때마다 행복하시고 힘을 내시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았습니다. 그러면 저도 더불어 행복할 것 같아요."

- 코로나로 인해 많은 분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작가님은 어떠셨나요?
"도예(도자조각)시장은 늘 어려웠던 것 같아요. 특히 2020년은 온 세상의 시간이 모두 함께 멈춰진 것 같았습니다. 참가 예정이었던 국내·외 워크숍과 전시 등이 모두 취소됐죠. 그렇다고 좌절하거나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었는데요, 그 시간이 저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어요.

제가 잘하는 일은 무엇인지 또 제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등 생각을 정리하며 저를 새롭게 다지는 시기였습니다. 그 일이 도예와 관련된 일이라면 도전했고 그 일을 부지런히 했어요. 그러다보니 다양한 기회가 찾아왔고 지금 전시회도 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저의 꿈은 화가였어요. 작가가 꿈이었는데요, 그 꿈을 이룬 거 같아 감사해요. 지금의 꿈은 '성공하는 작가가 아닌 성장하는 작가'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나이 들어도 열정이 식지 않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