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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홍빛으로 익어가는 산수유. 지리산 자락을 빨갛게 물들이며 늦가을의 색다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선홍빛으로 익어가는 산수유. 지리산 자락을 빨갛게 물들이며 늦가을의 색다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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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산골과 농촌엔 '까치밥'이 흔하다. 주홍빛 단내를 머금은 감이 걸려 있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처마에 걸린 곶감이 단내를 머금기 시작하는 때도 지금이다. 곶감을 깎고 남은 감 껍질도 늦가을 햇살에 꼬들꼬들 말라간다. 마음까지 넉넉하게 해주는 늦가을 풍경이다.

우리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 풍경이 또 있다. 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산골 풍경이다. 지난 봄날, 지리산 자락을 노랗게 물들이며 노란 왕관처럼 생긴 꽃을 피웠던 산수유나무다. 지금은 빨간 열매와 단풍으로 산골과 마을, 돌담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이다.
  
 빨간 산수유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산골.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현천마을 풍경이다.
 빨간 산수유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산골.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현천마을 풍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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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매는 빨갛게, 이파리는 누렇게 물들어가는 산수유나무. 지난 11월 15일 구례군 산동면 현천마을 풍경이다.
 열매는 빨갛게, 이파리는 누렇게 물들어가는 산수유나무. 지난 11월 15일 구례군 산동면 현천마을 풍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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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에서 소득을 위해 재배하는 산수유 열매의 수확은 거의 끝났다. 하지만 도로변이나 주택가에서 자라는 산수유 열매는 고스란히 남아있다. 부러 수확하지 않아서 지금도 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걸려있다. 마당에는 또 수확한 산수유 열매를 늦가을 햇살에 말리는 풍경도 볼 수 있다.

산수유 열매는 작다. 새끼손가락의 마디 하나 정도의 크기이거나, 그보다 조금 작다. 색깔은 선홍빛으로 강렬하다. 열매가 역광으로 비쳐 빨갛게 빛나면 황홀한 느낌까지 준다. 가을비를 맞아 촉촉하게 젖어있는 모습도 영롱하게 빛난다. 빨간 루비처럼 생겼다.
  
 지난 봄 지리산 자락을 샛노랗게 물들였던 산수유꽃.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반곡마을 풍경이다.
 지난 봄 지리산 자락을 샛노랗게 물들였던 산수유꽃.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반곡마을 풍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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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비를 맞아서 샛노랗게 채색된 산수유꽃. 지난 봄날 구례군 산동면에서 찍었다.
 봄비를 맞아서 샛노랗게 채색된 산수유꽃. 지난 봄날 구례군 산동면에서 찍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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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 노란 꽃으로 피어서 열매를 맺어 익기까지 9개월 넘게 걸린 열매다. 과일이 큰 사과, 배, 감이 보통 꽃에서 수확까지 7개월 남짓 걸린다. 산수유는 이보다 훨씬 더 걸린다. 여느 과수보다도 일찍 꽃이 피고, 열매는 가장 늦게 익는다. 열매가 튼실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우리 몸에도 좋다. 산수유에는 갖가지 유기산과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당뇨와 고혈압, 관절염, 부인병, 신장 계통에 좋다. 원기를 보충해 준다. 체질도 강화시켜 준다. 강장제다. 피부 미용에도 좋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은 건강식품이다.

산수유의 맛은 떫고 시다. 달달할 것 같은 겉모습과는 다르다. 하여, 술로 담그거나 차로 끓여 마신다. 설탕이나 꿀, 감초 같은 약재와 함께 넣기도 한다.
  
 마을과 돌담길을 따라 줄지어 심어진 산수유나무. 지난 11월 15일 구례군 산동면 현천마을 풍경이다.
 마을과 돌담길을 따라 줄지어 심어진 산수유나무. 지난 11월 15일 구례군 산동면 현천마을 풍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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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주민이 동력기계를 이용해 산수유나무의 열매를 털어내고 있다. 지난 11월 15일 구례군 산동면 현천마을 풍경이다.
 마을주민이 동력기계를 이용해 산수유나무의 열매를 털어내고 있다. 지난 11월 15일 구례군 산동면 현천마을 풍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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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열매는 나무를 흔들어서 거둬들인다. 나무 아래에다 농작물을 말릴 때 쓰는 그물망을 깔아두고 나무를 흔들어댄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긴 대나무로 나뭇가지를 때리며 열매를 털어냈다. 사람이 나무에 올라가서 가지를 흔들기도 했다. 지금은 나무를 흔들어 열매를 터는 기계로 한다.

대추, 호도, 산수유, 매실 같은 작은 열매를 딸 때 쓰는 기계다. ㄷ자의 집게 모양을 단 긴 막대를 나뭇가지에다 대고, 동력기계를 이용해서 흔든다. 나무가 흔들리면서 열매를, 우박처럼 쏟아낸다. 열매만 떨어지는 건 아니다. 이파리까지 같이 떨어진다.
  
 산수유나무에서 떨어진 이파리와 열매. 나무 아래에 펼쳐놓은 그물망에 산수유가 떨어졌다.
 산수유나무에서 떨어진 이파리와 열매. 나무 아래에 펼쳐놓은 그물망에 산수유가 떨어졌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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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물망에 떨어진 산수유 열매와 이파리. 열매와 이파리를 분리해내는 것도 일이다.
 그물망에 떨어진 산수유 열매와 이파리. 열매와 이파리를 분리해내는 것도 일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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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망에서 열매만 골라내는 것도 일이다. 약제 살포기 같은 기계로 바람을 일으켜 이파리를 날려버리고, 열매만 골라낸다. 큰 나무 두세 그루의 수확 작업을 하는 데도 한나절이 족히 걸린다. 힘든 산수유 수확 작업이다.

수확한 산수유의 씨앗을 빼는 작업은 기계로 한다. 적당히 말린 열매를 기계에 넣으면, 과육과 씨앗을 분리시켜 준다. 오래 전에는 손으로 하나씩 발라냈다. 긴긴 겨울밤에 온 가족이 빙- 둘러앉아서 손으로 발라냈다. 산수유의 씨를 발라내는 일을 하느라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집도 있었다.
  
 수확해 말려놓은 산수유 열매. 선홍빛으로 탐스럽게 생겼다.
 수확해 말려놓은 산수유 열매. 선홍빛으로 탐스럽게 생겼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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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수유나무를 심어 자식들을 키운 구례군 산동면 현천마을 전경. 지난 11월 15일 오후 풍경이다.
 산수유나무를 심어 자식들을 키운 구례군 산동면 현천마을 전경. 지난 11월 15일 오후 풍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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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산수유는 '대학나무'로 불렸다. 마을사람들은 이렇게 깐 산수유로 자녀들을 대학까지 보냈다. 그때는 산수유 값이 좋아서 가능했다. 지금은 재배면적이 크게 늘고, 가격도 떨어져 안 된다. 옛날 얘기다.

이렇게 이어온 산수유 농업이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지난 2014년이었다. 농사지을 땅이 부족한 산골 주민들이 생계를 잇기 위해 심은 산수유나무가 지금껏 이어지면서 지역 고유의 삶과 문화를 만들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지금은 산골에 젊은 사람들이 없고, 나이 든 어르신들만 남았다. 산수유농업의 일대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빨갛게 채색된 산수유나무 풍경. 그 아래에 쟁기를 단 경운기가 세워져 있다.
 빨갛게 채색된 산수유나무 풍경. 그 아래에 쟁기를 단 경운기가 세워져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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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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