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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틀리인생학교 6기 학교설명회를 라이브로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학교설명회를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기획부터 성공적인 마무리를 하였다.
 꿈틀리인생학교 6기 학교설명회를 라이브로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학교설명회를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기획부터 성공적인 마무리를 하였다.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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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앞으로 제가 나아갈 길에는 지도가 없지만, 그래서 더 의미 있다는 걸."

꿈틀리 입학 당시 자기소개서에 쓴 문장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조금 늦어진 출발이 나를 더 설레게 했다. 유튜브에서, 블로그에서 보고 또 봐왔던 공간에 드디어 내가 들어왔다.

일반 학교에서 매년 나눠주는 종이가 있다. 그 종이를 받으면 아직 정하지도 못한 내 진로와 그 진로를 선택한 이유를 적어 제출해야 하는데, 선생님께 '저는 아직 진로를 못 정했는데 어떡해요?'라는 질문을 던지는 게 지긋지긋해질 때쯤 꿈틀리를 알게 되었다.

꿈틀리의 모토인 '옆을 볼 자유'는 앞이 어딘지도 모른 채 남들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무작정 달려가던 나를 멈춰 세우기 충분했다. 전환 교육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기에 두려움도 컸지만, 이미 지칠 대로 지친 내게는 숨을 고를 시간이 필요했다. 장장 6개월 시간 동안 수없이 많은 편지를 쓰고 혼이 나갈 정도로 아빠를 설득해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 자퇴를 하고 고등학생 서민지가 아닌 18살 단디로서의 1년을 얻어냈다.

고등학생 서민지에서 18살 단디로
   
 안녕하세요!! 꿈틀리인생학교 5기 '단디' 입니다.
 안녕하세요!! 꿈틀리인생학교 5기 "단디" 입니다.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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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리에 오면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았다. 평소 관심 있었지만, 기회가 없어 못 했던, 이를테면 라디오 DJ 라던지 기타, 영상 편집, 글쓰기 등 이곳에 오면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물론 꿈틀리는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최대한 할 수 있는 공간이고, 그런 나를 도와주실 선생님들이 계신 곳이다. 다만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하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가 주체적 이여야 한다. 아무도 나를 대신해 계획을 세워주지 않는다. 머리로 생각하는 것들을 행동으로 옮기며 혼자 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꿈틀리 면접을 볼 당시 '주체적인 삶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았었는데, 저 물음에 대한 대답을 학교에 다니며 조금씩 찾아 나가고 있다.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인해 입학이 연기되고, 개학이 미뤄지면서 친구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그럼에도 우린 친해졌고 또 치열하게 싸웠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군말 없이 모내기를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우린 몇 주 전 벼 수확을 끝낸 논에서 닭싸움을 했고, 이제는 부모님께 선물할 쌀 포장 스티커를 준비하고 있다. 졸업이 다가올수록 하루하루가 지나가는 것이 참 아쉬운 요즘이다.

서로의 온도를 확인하고 천천히 끓어오르자
 
 2020년 어느 여름날, 친구들과 석양보러 가서 친구 다온이와 지나가는 파도와 함께.
 2020년 어느 여름날, 친구들과 석양보러 가서 친구 다온이와 지나가는 파도와 함께.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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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식 날 다들 잔뜩 굳어 말도 없이 앞만 바라보던 모습을 기억한다. 방 배정을 받고 동그랗게 앉아 어색한 침묵 속 간간이 이야기를 주고받던 순간들을 기억한다. 주말 새벽, 침대 하나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 서로를 위로하는 말들이 오가던 새, 방 안으로 한껏 들어오던 달빛을 기억한다. 어느새 이리도 친해졌는지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우리는 아마 졸업식 날 참 많이 울 것이다.

기숙 생활로 24시간 붙어있다 보니 친구들과의 관계는 게임의 튜토리얼도 보지 않고 본 게임으로 넘어가 버린 느낌이었다. 어쩌다 보니 사다리를 타고 높이 올라왔는데 다시 내려가고 싶어 밑을 보자 발 디딜 틈이 없는 그런 느낌이었다. 이 친구는 무슨 취미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는 알지 못한 채 그냥 무작정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연기된 입학 때문인지 조급했던 것 같다. 그러니 앞으로 꿈틀리에 들어올 친구들에게 내가 하고픈 이야기는 '서로의 온도를 잘 확인하고 천천히 끓어오르라는 것'이다. 장작이 될 만한 것들은 꿈틀리에 차고 넘치니.
  
'나를 위해 직접' 결정한 첫 번째 선택
 
 꿈틀리인생학교에서는 가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꿈틀리인생학교에서는 가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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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곧 세상이 닦아놓은 길로만 걸어왔던 내가 강화도의 시골 학교에 다니며 느낀 것은 이런 공동체에 발 담글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는 것, 내게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몸소 깨닫는 시간이 주어져 참 다행이었다는 것, 내 안에 '용기'라는 작은 불씨가 타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갑자기 눈물을 보여도 그저 말없이 옆자리를 지켜주는 친구들이 있고, 편하게 장난치며 웃고 떠들다가도 무엇인가에 흔들릴 때면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주는 선생님이 계신 꿈틀리가, 나의 열여덟에 함께 있어줘서 참 행복했다.

생각해보면 나는 그동안 내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굳이 찾자면 고등학교 입학 후 어떤 동아리에 지원할지 선택하는 정도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당연하게 중학교에 갔고, 거기서는 당연하게 고등학교에 가기 위한 공부를 했다.

꿈틀리에 들어오기로 한 것은 내가 내 인생에서 '나를 위해 직접' 결정한 첫 번째 선택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걱정과 불안이 가득할 때도 있었고 혹시 후회할까 두렵기도 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아마 나는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제 두렵지않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고, 내 안의 불씨가 작지만 밝게 타오르고 있음을 느낀다.

전보다 단단해진 내가 이제 꿈틀리를 졸업하고 더 큰 물에서 놀아날 준비를 마쳐간다.
 
 벼 수확을 마치고.
 벼 수확을 마치고.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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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틀리인생학교 6기를 모집합니다.

꿈틀리인생학교 학교설명회 영상은 꿈틀리인생학교 블로그와 유튜브에서 시청가능합니다.
그리고 11월 28일 라이브 질의응답을 진행합니다.

* 블로그 : ggumtlefterskole.blog.me
* 페이스북 : facebook.com/ggumtlefterskole

< 6기 원서접수 기간>
- 2020년 11월 16일(월) - 12월 11일(금)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서민지(단디)는 꿈틀리인생학교 5기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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