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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산을 생각하면 무엇을 떠올릴까? 가족과 함께하는 등산, 여름에 즐겨 가는 시원한 계곡, 가을 단풍놀이, 겨울 설산.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산을 보는 '산놀이'는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 해봤음직한 여가이다.

등산 후 내려와서 먹는 비빔밥이나 두부와 함께 곁들이는 막걸리도 연상된다면 산을 잘 즐겨온 경험자다. 또 산을 가면 계곡에서 시원한 시간을 보내거나, 캠핑을 즐기고 휴양림에 가서 피톤치드를 느끼고 오는 등 등산과 더불어 산에서 시간을 보내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이렇듯 우리는 '산'을 생각하면 주로 여가, 휴양의 장소로 생각을 한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산을 생각하면 4차 산업혁명, 현대 과학과는 매칭이 어려운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산림은 어느 분야에 뒤처지지 않고 4차 산업혁명에 빠르게 적응하여 변하고 있다.

스마트 양묘 시스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사물인터넷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정보를 공유하는 환경, 사물인터넷은 각종 사물들에 통신 기능을 내장하여 인터넷에 연결이 되도록 한다. 이를 통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인터넷 기반 상호 소통을 이루는 것이다."  (출처: pmg 지식엔진연구소, 네이버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4차산업혁명 사물인터넷

사물인터넷(IOT)을 떠올리면, 말하는 TV나 냉장고, 음성인식 블라인드 등 주거지에서 활용되는 제품들을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이 편리한 시스템은  양묘장에도 활용되고 있다. 

양묘장은 어린 묘목을 키우기 위한 공간이다. 소나무, 백합나무, 참나무류 등 각 수종 별로 요구되는 온도, 습도, 빛의 양 등이 달라 관리해야 할 사항이 많다. 어린 묘목을 키우기 위한 공간에 이 요소들을 제대로 유지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양묘장은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넓기 때문이다. 중부지방산림청 소속의 삼성 양묘장과 공주 양묘장을 예시로 들면, 이 양묘장들의 면적은 각각 8.3ha, 4.3ha로 축구장(7140m2)의 약 11.6배, 6배에 달한다.

실제 임목 생산을 주목적으로 하는 임지인 시업지만 해도 면적이 각각 4.7ha, 0.9ha이니 어린 묘목을 키우기 위해서는 이 넓은 면적을 수종이 좋아하는 환경대로 관리해야 한다. 사물인터넷을 이용하면 넓은 면적의 양묘장을 동일한 조건으로 관리할 수 있고, 식물을 관리하기 위해 이곳을 떠날 수 없던 예전과 달리, 어디서든 양묘장의 환경을 조성하고 관리할 수 있다. 이는 임업인들의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해소해 줄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이런 의문점이 생길 수 있다. '양묘장에 자동살수장치처럼 기계화된 것은 최근 일이 아닐 텐데, 새삼스럽게 얘기하네?' 하지만 양묘장의 현대화와 스마트 양묘는 다른 개념이다. 사람이 입력한 대로 물을 뿌리는 기계나 빛을 조절하는 자동 커튼이 생긴 양묘장은 사계절에 따른 바깥 환경의 변화와 수종의 특징 등에 맞춰 입력 값을 달리해야 한다. 그러나 기계화된 현대화 시설 양묘장에 빅데이터 기반한 인공지능이 접목된 사물인터넷이 도입되면 양묘장은 환경에 따라 알아서 물의 양과 습도, 빛의 양을 조절해 줄 것이다.

산림방제 드론

드론을 통한 배달이 현실화되는 지금, 산림에서도 드론을 활용할 곳이 존재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면적 64%를 차지하는 넓은 산림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봄, 가을 건조한 시기 발생하는 넓은 범위의 산불과 함께 곳곳에서 발생하는 산림 병충해가 그 원인이다. 국토 면적의 반 이상인 산림을 관리하기 위해 드론은 필수이다.

드론이 산림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이는지 알아보자. 우선 소나무의 에이즈라고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면, 짧은 기간 내에 소나무를 시들게 하여 고사에 이르게 하고, 현재 치료법이 없는 나무 질병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 같은 매개충에 의해 빠르게 퍼진다. 이 병을 막기 위해서는 빠르게 감염지역을 확인하여 피해 정도를 파악하고 방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여기서 이용되는 것이 드론이다.

드론은 신속하게 넓은 면적의 산림을 예찰할 수 있고, 영상과 좌표를 통해 피해 지역이 어디인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2017년 6월,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산림병해충 예찰에 필요한 시간을 비교한 국립산림과학원의 산림정책 이슈 제71호 '드론(무인기)의 산림분야 활용방안'에 따르면, 드론은 인간보다 약 8.5배 더 효율적이다. 국유림관리 담당자 1인이 관리하는 산림면적은 약 8000ha(80㎢)에 달한다고 한다. 사람은 1인당 하루에 약 7km를 이동하고 시야의 범위는 좌우 50m이다.

그러나 드론은 하루에 약 600ha(6㎢)를 촬영하고 분석한다. 이를 비교해보면 사람은 국유림을 예찰하는데 약 110일이 소요되지만, 드론을 이용하면 13일 안에 끝날 수 있다. 또한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GPS 좌표 및 변화 분포, 탐지 정확도의 정확성 등 다방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므로 드론은 인력보다 월등히 신속하고 정확하다.

이는 실제 방재작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산에 많이 다녀본 사람은 느낄 수 있듯이, 산에는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위험한 구역이 많다. 위험한 환경인 산은 방재작업자의 안전이 보장되기 어렵고, 지체되는 시간이 길다. 또한 열악한 상황에서 약을 정확한 장소에 균일하게 살포하기는 매우 어렵다. 드론은 조종자가 안전할 수 있고 정밀한 비행 프로그램을 통해 빠르고 신속하게 약을 살포할 수 있다.

앞서 산림 병충해에 활용된 방법과 비슷하게 산불 분야에서도 산림 드론이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내준다. 드론을 통해 24시간,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 모두 감시할 수 있으니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산림 관리에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사라져 더욱 효율적인 산림 경영을 이룰 수 있다.

산림은 세상의 흐름과 함께 변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산림산업은 더 이상 '산'이라는 장소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에서 산림을 주목하는 현재, 우리나라의 면적 64%에 달하는 산림은 큰 자산이다. 이 넓은 면적을 휴양에만 이용할 것인가? 산림을 잘 보존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앞으로 산림에 대한 관심을 키울 필요가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 작성에 다음 문헌을 참조했습니다.
- pmg 지식엔진연구소, 네이버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4차산업혁명 "사물인터넷", "드론"(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377297&cid=43667&categoryId=43667)
- 김종국 외 11, 향문사 삼고 산림보호학 p.117 수목병의 방제
- 김종국 외 11, 향문사 삼고 산림보호학 p.389 소나무재선충병
- 우충식, 국립산림과학원 NIFoS 산림정책이슈 제71호 드론(무인기)의 산림분야 활용방안, 2016. 07. 15


태그:#4차산업혁명, #산림, #산림청, #스마트양묘,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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