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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선생 상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 생가에 있는 정약용 선생 상
▲ 정약용 선생 상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 생가에 있는 정약용 선생 상
ⓒ 위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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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에서 왕이나 왕세자가 위급할 때이면 불러들일만큼 그는 의학(의술)에도 조예가 깊었다. 이미 의학전문서적으로 『마과회통』 12권을 지었고 『의령』이라는 독립된 의서뿐만 아니라 문집 곳곳에 의학관련 내용이 들어 있다.

그는 중년에 귀양살이를 할 때부터 여러 가지 병고에 시달렸다. 정신적 고통과 조악한 음식, 바뀐 환경 등에서 생긴 병고였다. 치통ㆍ냉리(冷痢) 따위의 병을 앓았고 50대 초반부터는 풍증(風症)에 시달렸다. 그래서 의학ㆍ의술에 관해 직접 연구하게 되고 전문가 이상의 의술을 익히게 되었다.

그는 의학이론 뿐만 아니라 본초, 처방 등 임상에도 밝았다. 한의학 이론 가운데 불합리하다고 생각한 것에는 과감한 비판을 가했고, 민간에 퍼져 있던 효과 있는 속방을 두루 수집하였다. 실사구시를 중시하는 학풍이 의학 분야에도 일관되어 나타난다. 

그래서인지 다산의 건강법은 경험주의적이다. 다른 인물들이 단전호흡, 도인법, 벽곡법 등에 심취한 것과 달리 그는 냉천(冷泉) 이용, 신수혈(腎兪穴)을 지지는 법 따위의 소박한 방법을 소개하였다. (주석 3)


그는 '신수혈을 지지는 방법'보다 더 신묘한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엉덩이 뼈 위쪽, 등 뒤 척려혈 끝 부분에 움푹 파인 곳이 신수혈이다. 이 혈 자리는 안으로는 신(腎)의 경락인 명문(命門)과 연결된다. 이 부위를 배꼽에 뜸뜨듯이 쑥으로 뜸을 떠라. 열 차례 이상 뜨면 여러 통증이 다 없어질 것이다." (주석 4)

뜸에 뜨기 힘들면 단지 주먹으로 문질러도 비슷한 효과를 낸다. 다산에 따르면, 이폐양이라는 사람은 이 신수혈을 문지르는 방법을 일생 동안 하여 아무런 병도 없이 건강하게 지냈다고 한다. 매우 간단한 방법이니 다산의 말이 옳은지 그른지 한 번 시험해 보자. (주석 5)

 
 허준이 저술한 <신찬벽온방>(보물 제1087호)을 비롯하여 <제중신편>, <마과회통>, <동의보감> 등 조선시대 전문의료서적 20여점과 <등준시무과도상첩>과 <문효세자예장의궤도감> 등과 같은 책 등, 27점의 조선시대 책들이 전시된다.
 허준이 저술한 <신찬벽온방>(보물 제1087호)을 비롯하여 <제중신편>, <마과회통>, <동의보감> 등 조선시대 전문의료서적 20여점과 <등준시무과도상첩>과 <문효세자예장의궤도감> 등과 같은 책 등, 27점의 조선시대 책들이 전시된다.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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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의 저술에는 「인체의 맥을 논한다(脈論)」는 글이 3편이나 있다.

"손의 맥을 짚어보고 오장육부의 증상을 알아낸다는 것은 거짓이다. 다만 손과 발과 뇌의 큰 경락을 진맥하여 혈기의 왕성ㆍ쇠약ㆍ허약ㆍ충실을 알 뿐이다."라고 전제하면서 인체의 맥을 피력한다. 여기서는 '맥론③'을 소개한다.

                       맥 론

진맥으로 오장육부를 안다는 것은 한강 물을 떠보고 어느 지류(支流)의 물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니 나는 믿기 어렵다. 

맥이 오장(五臟)에서 명령을 받아 지체(支體)에 통하는 것은 물이 여러 산에서 발원하여 하류에 도착하는 것과 같다. 

대저 한강의 근원은 한 가닥은 속리산에서 나오고, 한 가닥은 오대산에서 나오고, 한 가닥은 인제군에서 나오고, 한 가닥은 금강산에서 나와 용진에 이르러 합쳐지는데, 땅을 맡은 사람이 말하기를

"양화도는 속리산에 속하고, 용산포는 오대산에 속하고, 두모포는 인제군과 금강산에 속한다."하여 이에 양화도에서 물이 용솟음치면,

"이것은 속리산에서 산이 무너져 사태가 난 이변이 있습니다."라고 하며, 두모포에서 물결이 잔잔하게 되면, 

"이것은 인제군과 금강산에서 비 내리고 볕나는 것이 꼭 알맞게 되었습니다."라고 한다면, 그 기후를 점치는 법이 과연 정세(精細)치 못하여 어긋나고 틀린 점이 없다고 하겠는가. 

맥이 오장과 육부를 진찰할 수 없는 것은 그 이치가 꼭 이것과 같은 데도 사람들은 오히려 그윽하고 어두운 속에 마음을 붙여 그것이 이치밖에 있는가 의심하게 되니 또한 미혹하지 않는가. 촌ㆍ관ㆍ척이 한 길이 아니라면 그만이겠지만 그것이 한 길이면서 그 경계를 나눈 것이라면 그 이른바 오장 육부가 각기 부위가 있다고 한 것을 나는 믿을 수가 없겠다. (주석 6)


주석
3> 신동원, 『조선사람의 생로병사』, 101쪽, 한겨레 신문사, 2000.
4> 앞의 책, 101~102쪽.
5> 앞의 책, 102쪽.
6> 김지용, 앞의 책 하권, 937~938쪽.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다시 찾는 다산 정약용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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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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