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알던 레알 마드리드의 모습이었다. '에이스' 에덴 아자르는 시원한 복귀골을 쏘아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31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에서 열린 2020-21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8라운드 우에스카와의 홈 경기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리그 2연승을 내달린 레알 마드리드는 5승 1무 1패(승점 16)으로 올 시즌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섰다.

답답한 레알 마드리드 공격, 아자르 선제골로 분위기 반전
 
이날 레알 마드리드는 4-3-3으로 나섰다. 최전방은 에덴 아자르-카림 벤제마-마르코 아센시오가 포진했고, 허리는 루카 모드리치-카제미루-페데리코 발베르데가 자리했다. 포백 수비는 마르셀루-세르히오 라모스-에데르 밀리탕-루카스 바스케스, 티보 쿠르투아가 지켰다.
 
원정팀 우에스카는 하비 온티베로스-라파 미르-세르지오 고메스를 최전방에 내세운 4-3-3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했다.
 
경기 초반 우에스카가 선전하는 흐름이었다. 볼 점유율 싸움에서 오히려 레알 마드리드를 앞설만큼 쉽사리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 작업은 다소 투박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바스케스가 공격에 가담했지만 크로스 정확도가 떨어졌고, 반대편의 마르셀루는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재현하지 못했다. 상황에 따라 센터백 라모스가 상대 페널티 박스까지 침투하는 움직임을 가져가지도 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아자르는 특유의 유연한 드리블과 턴으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결국 아자르가 해결사로 나섰다. 레알 마드리드의 선제골은 다소 늦은 전반 39분에서야 터졌다. 아자르가 상대 미드필더의 압박을 따돌린 뒤 골문과 27m 떨어진 지점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아자르의 첫 골이 터지면서 레알 마드리드는 완전히 살아났다. 기세를 몰아 전반 44분 바스케스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벤제마가 가슴 트래핑에 이은 왼발슛으로 마무리지었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전에도 파상공세를 이어나갔다. 후반 9분 벤제마가 크로스한 공을 쇄도하던 발베르데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3골차로 벌어지자 지네딘 지단 감독은 후반 15분 아자르, 발베르데, 아센시오를 빼고, 백업 자원인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이스코, 호드리구를 동시에 교체 투입했다. 주중에 있을 UEFA 챔피언스리그 인터 밀란전을 대비했다.
 
새로운 공격 조합으로 나선 레알 마드리드는 여전히 강력했다. 이스코가 화려한 발재간으로 우에스카의 측면을 허물었고, 비니시우스는 빠른 스피드와 이타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우에스카는 후반 29분 다비드 페레이로의 만회골로 추격의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추가 시간 호드리구의 패스를 받은 벤제마의 추가골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반가운 아자르의 부활, 천군만마 얻은 레알 마드리드
 
레알 마드리드는 올 여름 조용한 이적시장을 보냈다. 언제나 많은 자본력으로 대형 스타를 수집하는 레알 마드리드가 40년 만에 한 명의 영입조차 성사시키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오히려 가레스 베일, 세르히오 레길론, 하메스 로드리게스 등이 임대로 떠나면서 전력이 약화됐다. 지단 감독으로선 기존의 스쿼드로 하여금 최고의 효율성을 발휘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이 가운데 가장 핵심은 아자르의 부활 여부였다. 아자르는 지난 시즌 등번호 7번을 배정받으며 레알 마드리드에 입성했다. 유벤투스로 떠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빈 자리를 대체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오랜 부상과 자기 관리 실패로 1골 7도움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긴 채 첫 시즌을 마감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라 리가에서 정상에 올랐지만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자르는 올 시즌 초반에도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뿐만 아니라 체중이 불어난 사진이 포착되며 현지 언론과 팬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아자르는 지난 28일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전에서야 첫 선을 보였다. 후반 25분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리고 3일 만에 열린 우에스카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초반에는 아자르 특유의 폭발력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아자르는 서서히 경기에 적응하며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전반 39분 환상적인 턴으로 탈압박에 성공한 뒤 대포알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2019년 10월 5일 그라나다전 이후 393일 만에 득점포였다. 후반 8분에는 추가골 장면에서 기점이 되는 패스를 벤제마에게 공급했다.
 
이날 총 60분을 소화한 아자르는 볼터치 44회, 슈팅 3개, 드리블 성공 2회, 패스성공률 85%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을 이끌었다. 라 리가 사무국은 경기 최우수선수(King Of the Match)로 아자르를 선정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6라운드 카듸스전에서 충격의 0-1 패배를 당한 뒤 챔피언스리그 1차전 샤흐타르 도네츠크에마저 덜미를 잡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 승리를 시작으로 묀헨글라드바흐전 무승부, 우에스카전 승리로 3경기 연속 무패를 내달리고 있다. 비로소 팀의 기틀이 잡혀가는 모양새다. 여기에 아자르의 부활은 레알 마드리드에게 천군만마와도 같다. 한동안 아자르와 같은 크렉 부재로 인해 최전방 공격수 벤제마에게 많은 과부하가 걸렸다. 아자르가 측면에서 수비진을 분쇄하고, 이번 우에스카전처럼 득점까지 책임질 경우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 다양성은 더욱 배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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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르 지단 레알 마드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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