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최근 새롭게 선보인 <갬성캠핑>은 최근 1년 사이 등장한 '캠핑 예능'의 맥을 잇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핑클의 재결합을 전면을 내세운 JTBC <캠핑클럽>을 시작으로 올해 들어선 tvN <바퀴 달린 집>, KBS Joy <나는 차였어> 등이 후발주자로 눈길을 모았다.

특히 지난 여름 방영된 <바퀴 달린 집>은 고정멤버 성동일-김희원-여진구 등의 훈훈한 호흡 속에 다채로운 볼거리와 잔재미를 선사하며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박나래-안영미-박소담 등 여성 연예인들을 주인공 삼은 <갬성캠핑>이 가세했다.   

​어느새 3회째를 맞이한 <갬성캠핑>은 국내 각지 명소를 찾아 해외여행에 대한 대리 만족에 나선 오토 캠핑 소재 예능 프로다. 개그우먼 박나래를 중심으로 안영미, 배우 박소담, 가수 솔라(마마무), 손나은(에이핑크) 등은 외국 명소를 닮은 장소를 찾아 그 나라 특징을 살린 의상을 갖춰 입고 다양한 놀거리와 먹거리도 즐기면서 1박2일간의 꿈 같은 여행을 한다. 여기에 출연진들의 지인이 초대손님으로 등장해 재미를 키운다.

해외 여행은 못가지만... 대리만족에 나서다
   
지난 27일 3회 방송에선 캐나다를 쏙 빼닮은 강원도 정선 산자락을 찾아 저물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화면에 담았다. '빨강머리 앤'을 흉내냈지만 공포영화 <애나벨> 취급을 당하는 박나래와 숲속 곰 의상을 차려입은 안영미는 언제나 그렇듯 쉴 틈 없는 입담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경사 가파른 비포장 도로에서도 거침없이 핸들을 돌리면서 트럭을 모는 솔라와 초대손님(배우 이상윤-조달환)과 연신 티격 케미를 선보이는 박소담 등은 그들이 조금씩 캠핑 생활에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방영분 하나 하나를 뜯어 놓고 보면 <갬성캠핑>은 나름 볼만한 예능 프로 중 하나다. 그런데 뭔가 아쉬움도 뒤따른다. 방송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박나래 1인의 의존도가 높은 데다 멤버 전반적인 케미도 아직까진 한 팀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진 못하고 있다. 소속 그룹 자체 예능 등에선 다양한 끼를 보여주는 솔라, 손나은도 이곳에선 아직 적응중이다. 서로 초면이지만 여성 운동선수라는 공통점만으로도 좋은 합을 이루는 E채널 <노는 언니> 등과 비교해 보자면 <갬성캠핑>은 멤버들 간 확실한 관계 및 캐릭터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잔재미는 있는데... 못내 아쉬운 점은
   
​가장 큰 약점은 여성 연예인들을 중심에 놓았다는 것 외엔 후발주자로서 내세울 만한 특징이 아직까진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초대손님들과의 끈끈한 정을 통해 소소한 즐거움을 제공하는 건 이미 <바퀴 달린 집>에서 여러 차례 봐 왔던 그림이다.  
또 다른 예능 <나는 차였어>가 각종 캠핑 장비 및 차량에 초점을 맞춘 독특한 관점으로 차별화를 도모하고 시즌2 방영을 예정한 상황임을 고려할 때 <갬성캠핑>으로선 나름의 개성 마련이 요구된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사라진 해외 촬영 예능의 빈자리는 국내 여행 등을 소재로 삼은 프로들이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오토 캠핑을 비롯해서 요트(MBC에브리원 <요트원정대>, tvN <바닷길 선발대>) 등 그동안 예능에서 주재료로는 활용되지 않았던 수단들이 전면에 등장해 색다른 볼거리를 마련하고 있다. 그런데 너도나도 비슷한 소재를 다루다 보니 일각에선 "너도나도 트로트 예능 만들더니 이젠 캠핑, 요트인가?"이란 말이 나온다. 그만큼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는 이야기다. 

​여전히 여행하기 쉽지 않은 여건 속에 이러한 예능들은 시청자에겐 대리만족을 줄 수 있는 반면, 엇비슷한 장면과 풍경들이 자칫 예능 소재로서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뚜렷한 차별성 없는 유사 소재 프로의 등장에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