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지난 21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한 황희두 민주연구원 이사.
 지난 21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한 황희두 민주연구원 이사.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악플은 온라인 살인이다."

황희두 민주연구원 이사는 인터뷰를 이 말로 마무리했다. 1992년생인 황 이사는 프로게이머, 유튜버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현재도 그의 유튜브 채널엔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황 이사는 2019년 11월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위원으로 합류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고 지난 총선에선 공천관리위원을 맡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이사와 국무총리실 산하 청년정책조정위원을 맡고 있다.

황 이사는 최근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디시인사이드의 일부 회원과 유튜브 채널 '리섭TV'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모욕죄 등을 적용해 고소했다. 아래는 그들이 황 이사를 비난한 글·영상의 내용이다. 이러한 글·영상엔 수많은 악플이 달렸다.

"겜창 XX 주제에 민주당에 자리 내주니까 니가 뭐라도 된 것 같아? 너 같은 빨갱이들이랑 싸우는 게 일베야." - 일베 회원
"(키) 160도 안 되는 방통대 난장이 주제에 감히 신라의 화랑 명문 동국대생을 까? 유튜브로 페미 데리고 XX짓 좀 그만하고..." - 일베 회원
"황희두 같은 좌익 빨갱이 코인 타려는 애미XX XX들..." - 디시인사이드 회원
"밥벌이도 못하고 굶어죽게 생겼으니까 (중략) 자유와 경쟁을 부정하는 공산주의자가 돼서 더불어민주당 좌파 코인을 탄 겁니다." - 리섭TV
"닉네임이 '제물테란'이었다고 하네요. 이런 경우도 프로게이머 출신이란 수식어를 붙여 홍보하는 게 맞나요? 무슨 길에서 핸드폰 고리 팔던 사람 데려다가 CEO..." - 리섭TV
 

지난 21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황 이사는 "많은 분들이 (악플을) 그냥 욕하는 수준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라며 "그 심각성을 알리는 차원에서 고소를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고소를 하는 게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라며 "하지만 지금 온라인의 그러한 행위로 자살하는 사람까지 나오고 있다. 많은 이들이 책임감을 못 느끼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황 이사는 "악플을 포함해 어떤 댓글을 달든 개인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그걸 부모든, 선생님이든, 지인이든 현실적으로 막을 수 없다고 본다"라며 "다만 그 자유에 따른 책임도 본인이 져야 한다는 걸 망각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일베를 단순히 사회악이라고 규정해 이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도 반대한다"라며 "이미 현실은 혐오로 돈을 버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기성세대가 인터넷 커뮤니티, 유튜브, SNS 등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그래야 맞는 대책이 나올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

아래는 황 이사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혐오로 돈 버는 구조, 악순환 무한 반복"
 
 지난 21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한 황희두 민주연구원 이사.
 지난 21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한 황희두 민주연구원 이사.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 악플을 달고 모욕·명예훼손 영상을 만든 이들을 고소했다.
"오늘도 그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중학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고 왔다. 많은 분들이 (악플 및 악성 글·영상을) 그냥 욕하는 수준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그 심각성을 알리는 차원에서 고소를 결심했다. 물론 고소를 하는 게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지금 온라인의 그러한 행위로 인해 자살하는 사람까지 나오고 있다. 많은 이들이 책임감을 못 느끼는 것 같다."

- 그 수준이 얼마나 심각한가.
"나는 시사를 주제로 유튜브 영상을 만들기 때문에 비판에 대해선 매우 열려 있다. 하지만 부모님을 성적으로 모욕하는 등의 표현까지 방치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현상을 방치하면 온·오프라인 구분을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게임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여러 혐오 표현들을 현실 세계에서도 감탄사처럼 사용한다. 예전엔 아프리카 BJ '철구'의 혐오표현을 비판한 바 있다. 그때 엄청나게 욕을 먹었다. 제 영상을 이상하게 편집해 내가 조선족 출신이란 허위사실도 퍼졌다."

- 사이버 모욕 및 명예훼손이 돈이 되는 구조 아닌가.
"미디어에 스스로 노출되는 이들은 어느 정도 욕을 먹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치적 주장이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상대를 인격체가 아닌 스트레스를 푸는 대상으로 여기며 모욕적 언사를 퍼붓거나 허위사실을 이야기하는 건 근절돼야 한다. 특히 이러한 행위로 돈을 버는 행위가 가장 큰 문제다. 이들은 유튜브에서 아무렇지 않게 모욕 및 명예훼손 영상을 만들고 악플을 양산하면서도 엄청난 후원금을 받으니까 벌금이 아무렇지 않게 느낀다. 더 악의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더 돈을 많이 버니까 악순환이 무한 반복되는 것이다."

- 언론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튜브 구조와 비슷하다. 기자들의 윤리의식, 책임의식도 높아져야 한다."

- 악플 제재에 맞서 매번 '표현의 자유' 문제가 거론된다.
"악플을 포함해 어떤 댓글을 달든 개인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그걸 부모든, 선생님이든, 지인이든 현실적으로 막을 수 없다고 본다. 다만 그 자유에 따른 책임도 본인이 져야 한다는 걸 망각해선 안 된다. 또한 일베를 단순히 사회악이라고 규정해 이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도 반대한다. 이미 현실은 혐오로 돈을 버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기성세대가 인터넷 커뮤니티, 유튜브, SNS 등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그래야 맞는 대책이 나올 수 있다."

"일베 10년 모니터링 했더니..."

- 청소년을 상대로 한 강의 땐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하나.
"자신의 언사가 자료로 남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런 비난이 박제돼 결국 본인에게 돌아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10년 전부터 인터넷 BJ로 활동했던 이들이 최근 이미지 세탁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들도 나이를 먹고 가정이 생기다보니 자신의 주변과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자료를 보여주면 청소년들이 더 공감한다. 단순히 '잘못이다', '하지마라'라고 하면 공감하지 않는다."

- 고소를 해도 처벌하기 어렵지 않나.
"유튜브에 대놓고 욕설을 내뱉는 영상이 있는데도 구글이 수사기관의 협조 요청에 회신을 해주지 않는다. 악성 댓글이 무수히 달려도 방법이 없다. 일베 등 인터넷 커뮤니티도 해외에 아이피(IP) 주소가 있어서 추적이 어렵다. 하지만 더 이상 관용이 미덕인 사회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하나하나 본보기를 보여주고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 배우 김가연씨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씨 관련 기사는 '댓글 청정지역'으로 불리지 않나."

-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이 문제는 더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24시간 온라인 생활을 하는 이들도 많아지지 않았나. 사이버 모욕 및 명예훼손 피해로 인한 우울증, 불안감 문제가 심각하다. 이를 이용해 돈을 버는 등의 구조도 하루 빨리 막아야 한다."
 
 황희두 민주연구원 이사가 정리한 일베 사용자의 유형.
 황희두 민주연구원 이사가 정리한 일베 사용자의 유형.
ⓒ 황희두

관련사진보기

 
- 단기적인 대책과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
"최근 10년 일베를 모니터링 하면서 유형을 정리해봤다(위 사진 참고). 1, 5번 같은 경우는 단기적인 형사처벌로 대응할 수 있는 문제다. 다만 6, 7번 등의 경우엔 사회·구조적 문제를 해결해 양지로 이끌어내야 하는 사례다. 교육 철학의 부재도 이러한 현상에 주된 원인이라고 본다. 암기 위주의 교육과 성적 위주의 평가 때문에 많은 이들이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른 채 끝없는 경쟁에 내몰린다. 낙오자를 줄이기 위한 중·장기 계획이 필요하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청소년도, 성인도 모두 마찬가지다.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늘 기억해야 한다. 자신을 수많은 악플러 중 1/N로 생각하며 위안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로 인해 누군가 목숨을 끊었다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악플은 온라인 살인이다."

댓글9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