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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 장군봉의 명물, 해골바위. 크고 작은 구멍이 뚫려 기묘하게 생겼다.
 전북 완주 장군봉의 명물, 해골바위. 크고 작은 구멍이 뚫려 기묘하게 생겼다.
ⓒ 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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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주는 우울함을 털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 가을이다. 기묘하게 생긴데다 이름도 독특한 해골바위를 우연히 사진으로 보고서는 호기심이 일어 완주 장군봉(738m) 산행을 나서게 되었다.

지난 19일, 산행 들머리인 구수리마을 입구 주차장(전북 완주군 동상면 구수길)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30분께. 시멘트 길 따라 걸어가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주홍색 감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정감 어린 풍경에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사과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농원을 지나는데 우뚝 솟은 장군봉이 눈에 들어와 마음이 설렜다. 군사시설 경고판이 세워져 있는 갈림길을 거치면서 산길에 접어들었다. 얼마 가지 않아 가파른 오르막이 한참 이어지다가 첫 슬래브 구간이 나왔다. 다행스레 안전장치가 되어 있어 수월하게 올라갔다.
 
장군봉은 슬래브, 바윗길이 많은 돌산이라 아슬아슬하고 위험스러운 구간들이 계속 이어진다.
 장군봉은 슬래브, 바윗길이 많은 돌산이라 아슬아슬하고 위험스러운 구간들이 계속 이어진다.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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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경치를 바라보고 있으니 내 마음마저 가을로 물드는 것 같았다.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경치를 바라보고 있으니 내 마음마저 가을로 물드는 것 같았다.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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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봉은 슬래브, 바윗길이 많은 돌산이라 아슬아슬하고 위험스러운 구간들이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안전장치가 잘 설치되어 있어 암릉 산행의 스릴을 즐기고 싶은 산꾼에게는 재미가 아주 쏠쏠한 산이다.

로프나 쇠사슬을 손으로 꽉 잡거나, 바위에 박아 놓은 발판을 조심스레 발로 디디며 거친 바위들을 한참 동안이나 오르다 보니 스릴은 있어도 몸이 점점 지쳐 갔다. 그래도 간간이 시야가 확 트인 바위에 서서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경치를 바라보고 있으면 내 마음마저 가을로 물드는 것 같아서 좋았다.
 
전북 완주군 장군봉(738m) 정상에서.
 전북 완주군 장군봉(738m) 정상에서.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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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바위.
 두꺼비바위.
ⓒ 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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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시간 50분 정도 흘러갔을까, 로프를 한껏 힘주어 잡고서 마지막 슬래브 구간을 힘겹게 올라서자 바로 장군봉 정상이었다. 정상 표지석 사진을 찍은 후 배낭에서 도시락을 꺼내 조망 좋은 바위에 걸터앉아 점심을 먹었다.

여기서 해골바위까지 거리는 2.4km. 가까이 있는 사자바위에 들렀다가 갈림길로 되돌아 나왔다. 수직으로 나 있는 위험한 바윗길로 조심조심 내려가서 금남정맥이 지나가는 능선을 탔다. 금남정맥은 전북 무주 주화산에서 시작하여 부여 부소산 조룡대에 이르는 산줄기다.

오후 1시 20분에 두꺼비바위를 볼 수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얼굴 부분을 들여다보니 멀뚱멀뚱한 눈빛 하며 영락없는 두꺼비였다. 산길에서 기암괴석을 만나면 신비스럽기도 하고 재미도 있다.
 
해골바위로 가는 하산 길에서.
 해골바위로 가는 하산 길에서.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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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정맥으로부터 벗어나는 삼거리에 이르러 주차장 방향으로 내려갔다. 해골바위를 거치는 하산 길 역시 바위에 박아 둔 쇠고리 등 안전 장치가 잘되어 있다. 그런데 장군봉은 마사토로도 불리는 화강토로 이루어진 길이 많아 미끄러워서 개인적으로는 하산 길이 더욱 조심스러웠다.

해골바위 상단에 2시 남짓 되어 도착했다. 바위 전체를 보려면 조금 더 내려가야 한다. 그토록 궁금하던 해골바위 앞에 섰다. 정말이지, 크고 작은 구멍이 뚫려 독특하게 생긴 바위다. 그 기묘한 생김새가 신기하기도 하고, 이름만큼이나 처연한 느낌마저 들었다. 덩치도 엄청나게 커서 그 거대함으로도 감탄스러운데다 크고 작은 구멍이 뚫려 있어 아주 인상적이었다. 가히 장군봉 산행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아쉬움 속에 해골바위를 뒤로하고 하산을 서둘렀다. 3시 10분께 주차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장군봉의 명물인 해골바위가 보고 싶어 떠났던 산행이다. 덤으로 험한 바윗길에서 세상사 잊고 오로지 안전하게 오르내리는 것에 몰두할 수 있어 좋았다. 더욱이 단풍으로 물든 가을산을 바라다보며 마음 또한 아름다워지는 것 같아 행복했다.

태그:#완주장군봉, #해골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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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3.1~ 1979.2.27 경남매일신문사 근무 1979.4.16~ 2014. 8.31 중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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