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루 마더스>의 가와세 나오미 감독.

영화 <트루 마더스>의 가와세 나오미 감독. ⓒ 이선필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 감독 가와세 나오미의 신작은 아이 입양을 놓고 치열하게 갈등하는 엄마들의 이야기였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트루 마더스> 상영 즈음해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일본 사회의 현주소와 전 세계 사람들의 연결 가능성을 강조했다.

영화는 불임 문제로 위기를 겪던 한 신혼부부와 이들에게 자신이 낳은 아이를 입양 보내는 14세 중학생을 등장시키며 우리가 잊고 살았던 또다른 소통의 가능성을 짚어낸다. 올해 칸영화제 공식 초청된 이후 부산영화제를 통해 세계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관련 기사 : 진짜 엄마는 누구? 한 입양 가족이 깨달은 특별한 사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일본의 입양제도를 소재로 삼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인기 작가 츠지무라 미즈키의 <아침이 온다>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트루 마더스>에 대해 감독은 "처음 소설을 접하고 영화로 만들기 상당히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소설 원작 제목을 보면 어떤 빛이 연상되는데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두운 밤 같아도 결국 아침이 온다는 희망을 상징한다. 지금의 영화 제목은 프랑스 세일즈사와 상의하다가 정한 것"이라 설명했다.

감독은 "혈연을 통해서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진정한 가족을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이고 싶었다"며 "각 등장인물의 과거를 교차시키면서 각각이 품고 있는 시간을 그리려 했고, 그걸 하나의 주제로 관통해서 이들의 연결 가능성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트루 마더스>의 한 장면.

영화 <트루 마더스>의 한 장면. ⓒ Kinoshita Group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일본에선 입양제도가 전 국민에게 널리 확산되어 있진 않다. 혈연을 이어간다는 의식이 강하다 보니 불임인 사람은 결혼이 쉽지 않을 정도다. 최근 일본의 젊은 부부들 중 난임 치료를 받는 이들이 많다. 특히 요즘 코로나19로 사람들 감정이 예민해져 있고, 어느 정도 짜증이 나 있는 것 같은데 이런 시대일수록 이 영화로 관계 단절 너머에 있는 빛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영화에 담긴 게 일본의 현재 모습이다. 도시는 좀 덜할 수 있는데 지방으로 갈수록 육아는 여자가 해야 한다는 인식이 만연한 게 사실이다. 이 영화를 프랑스에서 편집했는데 거기 관계자들이 여자가 일을 관두면서까지 육아를 도맡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하면서도 이게 동아시아 끝에 있는 일본의 현실이라면 있는 그대로 알아야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더라." (가와세 나오미)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어려운 시기에 행사를 진행하는 부산영화제 측에 존경의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 초기작부터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부산에서 상영해 주셨는데 이번에 못가서 너무 아쉽다"던 감독은 "전 인류가 겪고 있는 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으로 다들 단절을 겪고 있긴 하지만 영화를 통해 제가 보여드리고자 했던 빛이 전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말 부산영화제는 아시아 최대 영화제로 계속 그 역할을 하고 있기에 저 또한 힘을 내며 영화를 할 수 있었다. 부산의 거리도 매우 좋아한다. 국가와 지역을 넘어서 세계를 연결하고자 늘 노력하고 힘쓰고 있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 타인을 부정하기 쉬운 시대를 살고 있지만 영화를 통해 상대방 입장에 서서 자신의 마음과 상대의 마음을 잘 보듬고 공유하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가와세 나오미 트루 마더스 일본 입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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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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