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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브라운 영국 프레스턴 시장.
 매튜 브라운 영국 프레스턴 시장.
ⓒ 프레스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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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여러 정책들을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다.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 저항이 있을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꽤 잘 살아왔던 많은 사람들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의 도전을 극복하려면, 새롭고 정말로 회복력 있는 것을 건설해야 한다."

매튜 브라운 영국 프레스턴 시장이 한 말이다. 브라운 시장은 시민들이 지역경제의 주인이 되어 통제력을 갖고 지역사회의 부를 함께 공유하는 '민주적 지역경제' 또는 '지역사회 부 만들기 전략'의 모델로, 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프레스턴 모델'을 구상하고 실천하고 있는 인물이다.

브라운 시장은 19~21일 사이 경남도청 대회의실과 온라인으로 열리는 '제2회 경남 사회혁신 국제포럼'에서 기조강연한다. 경남도는 이번에 "코로나19, 지역(로컬) 민주주의"를 주제로 국제포럼을 연다.

브라운 시장은 이번 강연에서 지자체, 공공기관, 대학, 병원 같은 지역중추기관(앵커기관)의 지역우선구매와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종업원 소유 기업 같은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발전에 토대를 두고 있는 '프레스턴 모델'이 어떤 배경에서 나오게 되었고 어떻게 진행되어 어떤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매튜 브라운 시장은 미리 낸 강연 자료를 통해 "미국에서 창립되었지만, 영광스럽게도 영국에서 '지역사회 부 만들기'를 촉진할 수 있게 되었다"며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경제 붕괴는 수십 년에 걸친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의 결과"

먼저 2007년 세계 금융 위기 상황을 설명한 그는 "갑자기 발생했다. 경제 붕괴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며 "경제 붕괴는 수십 년에 걸친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의 결과다. 금융 부문의 탈규제화, 공공자산의 민영화가 그것이다"라고 했다.

영국에서는 조합원 소유의 금융기관이었던 '주택금융조합'들이 주식회사로 전환되었다는 것이다.

이후 영국에서는 '긴축재정'과 '지역 공공부문 예산의 대폭 삭감', '공공서비스와 사회복지 혜택 축소'가 이어졌다.

프레스턴의 모델인 '지역사회 부 만들기(Community Wealth Building)'에 대해, 그는 "대기업은 지역사회에 진입하거나 투자하려 하지 않았고, 우리에게는 긴축재정 문제도 있었다. 따라서 엄청난 제약이 존재했다"고 털어놓았다.

'지역사회 부 만들기'를 위해서는 파트너십이 필요했다. 브라운 시장은 "파트너들과 협력하면 실제로 훨씬 많은 것을 달성할 수 있다"며 "우리에게는 소위 '지역중추기관(앵커기관)'들이 많다. 대학, 병원, 직업학교, 주택협회, 경찰은 우리 지역에 기반이 있어서 사실상 떠나지 않고, 계속 머물러야 한다"고 했다.

비영리 연구단체인 '지역경제전략센터(CLES)'와 협력했다고 한 그는 "그들이 우리와 우리 지역에 있는 기관들과 협력하자, 프로젝트 시작 4년 후인 2017년에는 이들 기관이 지역 기반 기업들로부터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조달 금액이 늘었다"고 했다.

이어 "그 효과는, 1년 만에 프레스턴에 16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긴 것과 같다고 추정되었다. 과거에는 다국적기업들이 이런 계약을 많이 따냈지만, 지금은 매우 많은 공적자금이 지역기업들에게 간다. 지역기업은 우리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중소기업과 가족기업인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브라운 시장은 "도시 전체가 하나로 결집해야 지역사회를 실제로 재생하고 활성화할 수 있다"며 "우리는 지역 공공부문의 서비스를 복원하는 데 꽤 큰 관심을 기울였다"고 했다.

먼저 시설 관리를 내부화(인소싱) 했다. 그는 "예식장이 포함된 카페·컨벤션센터를 지역 공공부문이 다시 관리하게 했고, 앵커기관 중 하나인 '커뮤니티 게이트웨이'에게는 현장 유지보수 업무를 다시 수행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영리단체인 주택협회도 있고, 우리의 지역 경찰은 외주회사인 'G4S'로부터 유치장을 되돌려 받았다"며 "그 의미는, 서비스가 민주적 통제를 받게 되었고, 이런 서비스 부문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노동조합의 권리와 공공부문의 모든 편익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지역회사와 지역인력을 '최대한 많이' 사용"

또 공공 연·기금과 협력했다. 브라운 시장은 "우리는 연·기금을 설득해서 프레스턴에 투자하게 했다. 그 결과 직접투자가 프레스턴에서 이뤄졌다. 그들은 영업중단 후에 지역 공공부문이 매입했다가 긴축재정 때 민간에 매각한 옛 호텔을 개·보수해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 연·기금은 학생 기숙사도 지었다. 옛 호텔과 기숙사 개발 때는 비영리 개발회사를 이용했다. 우리는 법적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지역회사와 지역인력을 '최대한 많이' 사용한다. 그 덕분에 경제활동의 선순환이 발생해서, 더 많은 일자리가 창조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프레스턴에 노동자 소유 기업 10개를 새로 설립하고, 대학이나 '협동조합 개발 네트워크' 등과 함께 여러 작업을 진행한다"며 "택시기사들이 참여하는 택시회사도 1개 있는데 노동자 협동조합이다"라고 자랑했다.

'협동조합 교육센터'도 설립했다. 브라운 시장은 "건설 부문과 사회복지 부문의 노동자 협동조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두 부문의 노동자 협동조합 설립을 위해, 소수자 공동체 및 난민들과도 협력했다. 매우 흥분되는 작업이다"라며 "그것은, 매우 오랫동안 우리 도시를 황폐화시켜온 시스템 차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롭고 더 민주적인 것을 건설하려는 시도"라고 했다.
  
영국 북서권에 봉사하는 지역사회 은행.
 영국 북서권에 봉사하는 지역사회 은행.
ⓒ 경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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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 협동조합 은행'을 설명한 그는 "은행의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신념이다. 대형은행들 때문에 2008년의 경제 붕괴가 발생했고, 중요한 점으로, 대형은행들이 지역사회의 부를 뽑아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대형은행들은 우리 지역 지점을 폐쇄하는 경우가 많으며, 중요한 점으로, 그들은 우리 지역기업들에게 돈을 잘 빌려주지 않는다"며 "때로는 개인들에게도 그렇게 한다. 우리는 대안을 마련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임금을 올리기 위해 노력'을 설명한 브라운 시장은 "프레스턴 시정부는 '생활임금(living wage)'을 지불한 최초의 고용주"라고 했다.

그는 "생활임금재단은 기관들이 정부가 정한 최소임금보다 20% 높은 임금을 지불하도록 장려하는 영국 내 자선단체"라며 "우리는 잉글랜드 북부에서 최초로 생활임금을 지불했다. 우리 지역에 있는 기관과 회사 60개도 직원들에게 생활임금을 지불한다"고 했다.

생활임금을 설명한 그는 "사람들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당연히 우리는 더 많은 주민이 이 제도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노력한다"고 했다.

또 그는 "기업의 지자체 소유를 장려하며, 꽤 규모가 큰 도시 중심부 개발 사업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영화관, 식당, 볼링장을 개발할 예정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시가 그 소유권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자체가 소유할 것이므로, 우리는 지역 공급사슬, 노동자 근무조건, 고용되는 사람들에 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개발에서 발생하는 이윤이 도시로 되돌아간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조합과 종업원 소유 기업들에게 일을 맡겨"

프레스턴시는 공공주택을 다시 공급하고 이를 위해 주택회사를 설립했다. 브라운 시장은 "현재의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면, 많은 곳의 주택 건설이 줄어들고 경제적 퇴보가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며 "프레스턴에는 지역 공급업체와 지역 노동력을 사용하도록 장려하는 계획체계와 계획정책이 있다"고 했다.

이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에서 이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기회가 돌아한다. 우리는 지역사회 부 만들기 전략을 곧 개편할 예정이며, 지역사회 토지신탁도 프레스턴에 설립하려고 한다. 우리 기관들이 가장 낙후된 구역의 사람들, 가장 실업률이 높은 구역의 사람들,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을 고용하게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재생에너지 보급과 지역사회에 걸친 에너지망 건설을 원하며, 재생에너지 부문의 민주적인 회사들도 지원하려 한다"며 "건물 에너지효율화 사업이 진행되면, 우리는 노동조합과 종업원 소유 기업들에게 그 일을 맡길 수 있다"고 했다.

영화관 운영과 관련해 그는 "중요한 점은, 영화관에 상업적 운영자가 있을 테지만, 소유권은 시가 가진다는 것"이라며 "여기서도 우리는 경제 민주주의와 회복력을 구축한다"고 했다.

브라운 시장은 프레스턴시에서 하고 있어서 세계 여러 도시들이 시행하고 있는 '토지신탁'이라든지 '디지털 재단', '공공소유 은행 설립', '협동조합' 등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협동조합 전략은 노동자 소유를 장려하는 것과 더불어 기업을 종업원 소유로 전환하는 것도 장려한다"고 했다.

브라운 시장은 "아프리카도 지역사회 부 만들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탄자니아 키고마에서는 노동자 협동조합과 지역사회 은행을 설립하려 한다"며 "IMF, 세계은행 등이 추진한 많은 개발사업의 조건으로 인해, 많은 은행 자산이 민영화되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은행 자산의 매각을 강요했다. 따라서 그들은 대안을 창조하려 한다"고 했다.

태그:#매튜 브라운 시장, #영국 프레스턴, #경상남도, #생활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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