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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오전 경기 상상캠퍼스에서 진행된 제 3회 경기도민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오전 경기 상상캠퍼스에서 진행된 제 3회 경기도민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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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우리 국민들의 높은 집단지성을 믿는 사람입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 수원시 경기상상캠퍼스에서 열린 제3회 도민의 날 행사에서 한 말이다.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돼 당선무효 위기까지 갔다가 가까스로 회생해 전날(16일) 법원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명 지사의 첫 일정은 도민과의 만남이었다. 이 지사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차지하면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단 '국민과 도민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는 선에서 호흡을 가다듬는 분위기다.

다만 이재명 지사는 "허튼 말과 허튼 선동으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해, 최근 야권에서 자신에게 제기한 대선주자 자질론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몇몇 사람의 정치적 선동은 큰 강 위 포말처럼 순간적인 것"

이재명 지사는 이날 행사 기념사에서 "전 세계에서 케이(K)방역을 칭찬하는 원인이 과연 뭘까 생각해봤다"며 "가장 큰 원인은 국민들께서 높은 공적 관념으로 우리 공동체를 위해서 자신의 권리와 자유를 제한하는 것에 쉽게 동의하기 때문이다. 높은 시민의식과 사회에 대한 공적 사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말 없고, 잘 모르고, 잘 행동하지 않고, 누군가 몇몇 사람들의 정치적 선동에 놀아나는 것 같지만, 그것은 도도하게 흐르는 큰 강 위에 파도나 포말처럼 그야말로 순간적이고 부분적일 뿐"이라며 "정말로 크고 깊은 흐름은 바꿀 수 없는 것이고 그래서 과거 왕이 지배하던 시대에서도 민심은 천심이라고, 백성을 두려워하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 또 "하물며 국민이 주인이라고 헌법에 명시한 나라에서, 지금처럼 스마트폰을 통해서 온갖 정보가 신속하게 공유되는 사회에서 허튼 말로, 허튼 선동으로 국민을 속이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느냐,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국가 권력에 최고 책임자를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전 세계 역사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무혈 혁명을 완수한 그런 국민들"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특히 "지금은 (국민 의식이) 더 발전했을 것"이라며 "국민을 믿고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국민을 위해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결국은 국민으로부터 인정받는 일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가 언급한 '허튼 말, 허튼 선동'은 자신에게 대선주자가 되기에는 성격적 결함이 있는 것처럼 발언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15일 자 <주간동아> 인터뷰에서 이 지사에 대해 "그 사람이 돌출적인 행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어느 측면에서는 어필할 수 있는 점도 있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과연 저런 성격 갖고 대통령이 될 수 있겠냐, 염려하는 사람도 있다"고 혹평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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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 지사의 오랜 동지로 불리는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종인 위원장을 비판했다.

정성호 의원은 우선 "금수저로 태어나 평생을 기득권자들 속에서 살아온 자들에게는 강자 권력자들의 불의에 분노하고 억강부약을 외치는 이 지사의 용기는 아주 불편한 돌출 행동으로 보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내가 아는 이재명은 돌출적인 사람이 아니라 매우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다. 그는 열린 자세로 대화 토론하며 상황을 철저히 분석하여 최상을 성과를 내고자 하는 실사구시주의자"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성호 의원은 또 "불의에 분노하지 않았고, 불법 부당한 권력에 항거해 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공정 정의를 외치며 자신을 던지고 싸우는 이재명은 매우 생경하고 어색하고 돌출적으로 보일 것이나 이재명을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가 얼마나 정의롭고 서민적이고 소탈하고 합리적인지 알고 있다"며 "얄팍한 견문으로 남을 평가 재단하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재명 지사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2위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격차를 벌리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6일 발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다음번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이재명 지사는 20%, 이낙연 대표는 17%의 지지를 기록했다. 지난달 11일에 발표된 같은 조사에선 이재명 지사 22%, 이낙연 대표 21%였다. 추석을 지나면서 지지율 격차가 1%포인트에서 3%포인트로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낙연 대표가 이재명 지사를 여전히 앞섰지만, 격차가 이전보다 줄었다. 민주당 지지층 중 차기 대선주자로 이낙연 대표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지난달 조사에서 40%였으나, 이번 조사에선 36%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이재명 지사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28%에서 31%로 늘었다. 한국갤럽 측은 "대선 후보는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한다는 점에서 우열을 가르기가 한층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태그:#이재명, #이재명대선주자, #이재명지지율, #정성호반박, #김종인돌출적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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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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