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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 "마지막으로 물어보겠습니다. 혹시 누구든지, 어떤 사람이든지 간에 접견이든 서신이든 어떤 방법으로든 증인에게 이 사건과 관련해 접촉해 온 적 있나요."

증인: "전혀 없습니다."

검사 : "단 한 명도요?"

증인 : "네"

검사 : "정말입니까?"
 

검사는 믿기 어렵다는 듯이 재차 질문했다. 재주신문의 마지막 물음이었다. 질문의 대상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불리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오후 진행된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공판에서다.

"가족까지 동원해 검찰에 협조했다"... 당황한 검찰
 
영장실질심사 앞둔 김봉현 회장  1조6천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4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경찰은 김 회장에 대한 수원여객 횡령 혐의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된 만큼 김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후 라임 사태를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이 그를 넘겨받아 라임 사태와 관련한 조사를 이어간다.
▲ 영장실질심사 앞둔 김봉현 회장 1조6천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4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경찰은 김 회장에 대한 수원여객 횡령 혐의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된 만큼 김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후 라임 사태를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이 그를 넘겨받아 라임 사태와 관련한 조사를 이어간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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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 위원장이 감사로 재직 중이던 전문건설공제조합에서 김 전 회장의 자산운용사 인수 과정에 투자하는 것을 도와주는 명분으로 선거자금을 요구, 3천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는 등 범법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당황한 이유는 김 전 회장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 위원장의 범죄 사실을 뒷받침하는 핵심 진술들을 대부분 부인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앞선 주신문에서도 "구치소에서 피고인과 만나거나 이야기한 경우가 있었느냐"며 "검찰에서 말한 내용과 증언이 상당히 차이가 있다"고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은 더 나아가 수사 과정에서 "(수사의) 방향성이 설정됐다고 느꼈고 이야기하면서 (그 방향에) 맞춰서 말했다"면서 검찰의 '프레임 수사'를 거론했다. 그는 "피고인에게 안 좋게 이야기하라고 한 적은 없지만, 분위기 전체가 큰 틀에서 프레임이 짜여 있는 상황이었고 검찰에 협조하고 (이익을) 받아야한다는 묵시적인 게 있었기 때문에 그쪽에서 진행하는 대로 맞춰드렸다"고 말했다.

"가족까지 동원해 협조했다"는 증언까지 덧붙였다. 자신이 횡령 혐의로 연루된 수원여객 사건보다, 정계 로비 관련 수사가 주였다는 말도 털어놨다. 김 회장은 "체포된 이틀 동안 제정신이 아니었고 검사에게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수사팀) 자리에 왔고, 그때부터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면서 "검찰조사에서 8할은 정치인 조사였고 제 조사는 2할이었다. 그리고 조사과정에서 검찰이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시그널을 받았기 때문에 그것에 맞춰서 진술을 했고, 실제 분위기도 그렇게 갔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진술을 뒤바꾼 동기는 '사회적 파장'을 거론했다. 김 전 회장은 최근 자신의 재판이 아닌 라임 사태 관련 타인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천만 원을 전달하게 했다거나, 김진호 향군 회장 측에 8억 원을 줬다는 취지로 증언하는 등 폭로성 진술을 이어온 바 있다. 특히 강 전 수석은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사장의 재판에서 자신의 이름을 거론한 일로 김 전 회장을 위증,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이강세 재판 전까지는 개인적으로 목표 달성했으니 잘 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것에 따라 한 사람의 인생이 왔다갔다 할 수 있고 사회적 파장이 커질 수 있음을 알게 돼 충격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이 한 증언에 대해선 "거짓말 한 것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 말했다"며 거짓말을 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에서 김 전 회장이 번복한 진술 중 검찰에 협조했다고 주장한 대목은 이 위원장의 정치자금 요구 시점에 닿아있었다. 검찰 조사에선 2018년 5월~6월에 대가성을 띤 정치자금을 이 위원장에게 줬다고 진술했지만, 이날 재판에선 자신 때문에 주식 손실을 본 이 위원장의 동생 때문에 '인간적 관계' 때문에 빌려준 돈이라고 말을 뒤집은 것.

김 전 회장은 "증인이 (이 위원장에게) 3천만 원을 준 것은 선거자금과 상관 없지않나"라는 변호인 측의 질문에 "그 당시엔 지역구 사무소 같은 이야기를 못 들었기 때문에 상관이 없었다"고 답했다.

검찰은 어리둥절해했다. 김 전 회장이 4차례 진술조서를 작성하는 동안 변호인이 동석한 자리에서 유도된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닌 스스로 관련 사실을 진술했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은 다시 검찰의 '협조 분위기'를 언급했다. 그는 "검찰에 말하는 과정에서 (수사검사가) 부장검사의 컨펌(확인)을 받는다고 재차 (6월에 준 돈이 맞냐고) 물었다"면서 "재차 (확인을 받는다고) 했을 땐 협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어떤) 신호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진술 번복 동기로 '사회적 파장' 부담 언급... "대가성 없었다"

이날 김 전 회장이 진술을 번복하며 가장 많이 한 말은 '인간적 관계'였다. 특히 이 위원장 동생의 양말 회사에서 수원여객 직원 명절 선물용으로 양말 1800여만 원 치를 구매하고 그 동생의 계좌에 5600여만 원을 송금한 사실 또한 이 위원장의 지위를 이용한 대가를 바란 것이 아닌 인간적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위원장의 동생이) 증인의 말을 듣고 주식 투자에 실패해 미안했던 것 아니냐"는 말에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진술했다.

"이 뭐꼬. 주식이 와이라노, 해결해라."
 

이날 재판장에선 때 아닌 경상도 사투리가 튀어나오기도 했다. 검찰은 이 위원장이 동생의 주식이 계속 하락하자 '책임지라'고 요구했다는 대목을 언급하며 진술 조서에서 김 전 회장이 언급한 말을 옮겼다. 김 전 회장은 이 말도 뒤집었다. 그는 "당장 해결하란 개념보다 경상도 사투리로 냉정하게 던진 말로, '어쩌면 좋겠냐'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정정했다.

검찰은 다시 의아해했다. 재차 증인에게 "재판에서 그렇게 증언하는 이유는 뭐냐" "그 사이 (다른) 자료를 본 것 아닌가"라는 질문도 연달아 나왔다.

검사 : "명확히 답해달라. 검찰 조사를 받을 때, 기억에 반해서 진술한 내용이 있나."

김봉현 : "하얀색, 검은색으로 거짓말한 적은 없고. 애매모호한 것은 검사 쪽에서 원하는 방향에..."

검사 : "이런 답변을 원한다, 이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다는 건가."

김봉현 : "그런 부분들이 많았다."


검찰과 증인의 진술 배경을 둘러싼 말씨름은 재판이 끝나기 직전까지 이어졌다. 검찰은 "증인이 처음에는 선거자금이라는 말을 안했는데 이후 조사를 받으면서 (수사 검사가) 선거자금이니 중요한 부분이라고 해서 진술을 바꿨다는 건가. 조서엔 그런 내용이 없다"고 항변했다. 결국 재판장이 나서 오는 23일 김 전 회장의 재판에서 검찰 측의 의견서를 받는 것으로 갈음했다.

한편, 이날 재판정에는 50여 석의 방청석에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간간히 휴정 중에는 김 전 회장 측 변호인에게 같은 날 보도된 입장문에 대한 진위 여부를 묻기 위해 줄지어 서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전관 출신 A변호사를 통해 지난해 7월 만난 현직 검사 3명에게 1천 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제공하고, 당시 자리엔 라임 수사팀에 합류한 검사도 포함돼 있었다고 폭로했다. "A변호사가 '서울남부지검의 라임 사건 책임자와 얘기가 끝났다. 여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고 후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고 말했다"는 내용도 담았다(관련기사 : 김봉현 "술접대 받은 검사가 수사... 강기정 잡아달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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