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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책이 나왔습니다'는 저자가 된 시민기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저자가 된 시민기자라면 누구나 출간 후기를 쓸 수 있습니다.[편집자말]
안녕하세요.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책을 쓰는 작가 임승수입니다. 이번에 제 신간 <자본주의 할래? 사회주의 할래?>가 출간되어 이렇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권의 책을 썼지만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출간 이후 경제서로는 두 번째 책입니다. 이 책은 청소년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집필되었습니다.
 
청소년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집필된 책입니다.
▲ 『자본주의 할래? 사회주의 할래?』 표지 청소년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집필된 책입니다.
ⓒ 우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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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지만, 막상 "자본주의가 뭐죠?"라는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막막해합니다. 누군가는 "시장경제가 자본주의 아니냐"라고 대답할지도 모르겠네요. 알다시피 조선 시대에도 시장이 존재했습니다. 그러면 조선은 자본주의 사회였나요? 아니지요. 그러니 시장경제가 곧 자본주의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민주주의가 자본주의 아니냐"라고 하는 이도 있더군요.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북한의 정식 국가 명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입니다. 사회주의 국가 명칭에 민주주의가 들어가 있는 것을 보면 민주주의가 곧 자본주의라는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도 정작 자본주의가 뭔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사회주의는 뭘까요? 독재가 사회주의 아니냐고요?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한창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버니 샌더스는 자신을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정의했습니다. 독재가 사회주의라면 어떻게 미국의 대통령 후보가 자신을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대놓고 말할 수 있을까요?

우리 민족은 6.25전쟁의 비극으로 남과 북이 다른 체제의 국가로 분단되어있습니다.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로서, 남한은 자본주의 국가로서 여전히 대립 중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남한 사회에서는 사회주의에 왜곡된 이미지를 덧씌웠습니다.

현재 세계의 대세는 자본주의입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지요. 하지만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자본주의의 끝판왕 격인 미국에서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버니 샌더스 같은 정치인이 큰 인기를 끌 정도니까요. 세계적 차원에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논쟁이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우리 사회가 진보하기 위해서는 분단구조로 인한 사상적 억압과 왜곡에서 벗어나, 지향해야 할 미래의 상에 대해 생산적인 논의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래를 담당할 청소년들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자본주의 할래? 사회주의 할래?>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목적으로 집필되었습니다. 등장인물은 저 임승수, 나소유, 오평등입니다. 1부에서는 제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개념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고, 2~4부에서는 자본주의 입장을 대변하는 나소유와 사회주의의 입장을 대변하는 오평등이 찬반 논쟁을 펼칩니다.
 
자본주의 입장을 대변하는 나소유와 사회주의의 입장을 대변하는 오평등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찬반 논쟁을 펼칩니다.
▲ 『자본주의 할래? 사회주의 할래?』 내용 자본주의 입장을 대변하는 나소유와 사회주의의 입장을 대변하는 오평등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찬반 논쟁을 펼칩니다.
ⓒ 우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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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두 사람의 토론을 논평하거나 절충안을 내지 않습니다. 두 주장이 날것 그대로 맞서고 충돌하는 게 오히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이해하는 데에 더욱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논쟁은 현실에서도 첨예하게 진행 중이기 때문에, 섣불리 한쪽의 손을 들어주거나 절충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안도 사실 아니고요.

이 책을 쓴 저도 정답이 뭔지, 그것을 세상에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지금도 여전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를 주장하는 나소유 학생의 의견을 쓸 때 참 설득력 있는 논리라고 생각했는데,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오평등 학생의 의견을 쓰면서는 그 한마디 한마디에 진하게 감정이입이 되었으니까요.

어느 한쪽의 입장으로 치우침 없는,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논쟁을 통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둘러싼 다양한 쟁점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으며, 또한 대립하고 갈등하는 두 입장 사이에서 나의 입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양쪽의 의견이 이렇듯 팽팽하니 전경련 간부가 읽어도, 민주노총 간부가 읽어도 모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매우 독특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경련 간부가 읽어도, 민주노총 간부가 읽어도 모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매우 독특한 책이다.
▲ 『자본주의 할래? 사회주의 할래?』 의 저자 임승수 캐리커쳐 전경련 간부가 읽어도, 민주노총 간부가 읽어도 모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매우 독특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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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지성의 발전 과정은 명백한 진리로 여겨졌던 이론들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한계와 오류를 드러내며 새로운 이론에 자리를 내어 주는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지금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지식이 미래에도 그러한 평가를 유지할지 의문입니다. 교과서나 참고서를 통해 얻는 지식을 정답인양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다양한 견해를 접하며 비판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는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인류가 그동안 축적한 지식을 깡그리 부정하는 식의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으로 뉴턴 역학의 한계와 오류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것은, 누구 못지않게 뉴턴 역학을 제대로 이해했기 때문이니까요. 이 책을 읽는 것이 여러분의 인생 여정에서 조금이라도 기억에 남는 일이 된다면 저자로서 더한 기쁨이 없을 것입니다.

좌파와 우파의 치열한 대립과 갈등으로 균형 잡힌 가치관을 확립하기 어려운 시기에, 이 책을 통해 청소년들이(나아가 성인 독자까지) 사회 문제에 대해 공정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자본주의 할래? 사회주의 할래? - 임승수의 방구석 경제수업

임승수 (지은이), 우리학교(2020)


태그:#임승수, #전경련,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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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 <피아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 <원숭이도 이해하는 공산당 선언>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 등 여러 권의 책을 쓴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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