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 지역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 지역
ⓒ ABC 방송 화면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아제르바이잔 현지 시각으로 9일, '나고르노-카라바흐(Nagorno-Karabakh)' 분쟁지역에서 총성이 멈추고,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두 국가는 포로 교환과 사망자들의 처리를 위한 교전 중지에 합의했다. 하지만 인접 국가들의 이해 관계와 수면 아래에 있는 이야기들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어 보인다.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교전중지 합의... 하지만

9월 27일 교전 시작 후 미국, 프랑스와 러시아에서는 지속해서 양국에 대한 적대적 군사 행위를 중지할 것을 요청했다. 현재 러시아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와 두 국가 모두에 무기를 제공하는 등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러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러시아의 중재로 이들의 교전 행위가 잠정적이나마 중지하게 됐다.
 
모스크바에서 교전중지 협의를 위하여 모이는 양국의 담당자들
 모스크바에서 교전중지 협의를 위하여 모이는 양국의 담당자들
ⓒ Global News 화면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터키의 입장

터키는 이러한 교전 중지는 분쟁지역에서 아르메니아 군의 완전한 철수가 없다면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터키는 가장 공개적으로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하고 있으며 일부 시리아의 용병들에게 아제르바이잔을 위해 전투행위에 참여하도록 비밀리에 도와주고 있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미국 ABC 방송에서는 시리아 난민 캠프에서 2명의 용병과 인터뷰를 하고 200~300명에 달하는 시리아 측의 용병들이 터키 측의 제안으로 아제르바이잔을 위해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터키는 이를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BC 방송과 인터뷰 중인 시리아 용병
 ABC 방송과 인터뷰 중인 시리아 용병
ⓒ ABC 방송 화면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러시아의 입장

러시아는 아르메니아에 군사기지도 있으며 군사적 동맹을 가진 입장이지만 일방적으로 아르메니아만을 지원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풍부한 석유 자원을 가진 아제르바이잔이 터키의 일방적인 영향권 아래 놓이지 않도록 정치 경제적인 관점에서 전략적인 호의적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즉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아제르바이잔에 대해서 적대적으로만 대할 수 없다는 고민에 있다.

책 <거대한 체스판>의 저자 브레진스키 교수가 언급한 이 지역에 대한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과의 관계를 살펴보자.
 
아제르바이잔은 카스피 해와 중앙아시아의 풍부한 자원이 담긴 '병'에 접근하는 통로를 가로막고 있는 매우 중요한 '코르크 마개'라고 묘사될 수 있다. 투르크 어를 쓰는 독립적인 아제르바이잔은, 자국에서 출발하여 인종적 연관성은 물론 정치적 후원 관계를 지니는 터키에 송유관을 대고 있었기 때문에, 이 지역에 러시아가 독점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고 이를 통해 러시아가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독점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제르바이잔은 북쪽 러시아와 남쪽 이란이 가해오는 압력에 매우 취약하다. 이란 북쪽에 거주하는 아자르인은 아제르바이잔에 살고 있는 아자르인의 두 배에 달한다.-약 2천만 명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이와 같은 현실은 비록 이란이 이슬람 신앙을 공유하기는 하지만, 자국 내 아자르인의 분리주의 운동을 우려하여 아제르바이잔 자체의 독립적 지위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 결과 러시아와 이란은 합심해서 아제르바이잔과 서방 세계간의 협상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171-172쪽)

(이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일차 목표는 아제르바이잔일 수밖에 없다. 아제르바이잔의 복속은 중앙아시아를 서방 세계, 특히 터키로부터 봉쇄하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완강하게 저항하는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또한 증대시켜 줄 것이다. (189쪽)

러시아와 터키의 관계와 전망

또한 터키와의 긴장 관계를 고려하는 러시아의 입장에서 많은 전략적 고민이 있어 보인다. 지난해 러시아의 푸틴(Putin)과 터키 대통령 에르도간(Recep Tayyip Erdogan)은 시리아와 리비아에서의 두 나라의 이해 충돌을 완충하는 타협의 일환으로 일련의 협상을 했고, 7월 터키는 러시아의 대공방어 시스템인 S-400을 구입하면서 미국 행정부를 강하게 자극했다.

나고르노 카라바흐에서의 이러한 교전 중지를 성공시킨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러시아의 뒤 마당에서 터키와의 관계를 망치지 않으면서도 터키의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는 효과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잠정적인 교전 중지가 인접한 여러나라들의 이해가 복잡하게 교차하면서 일단의 안도를 할 수 있게 됐지만, 영구적인 평화로 가기에는 요원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https://psean21c.tistory.com/131


태그:#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캐나다에서 거주하며 애정을 가지고 한국을 바라보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정리 중에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