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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 의제를 발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 의제를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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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방송, 언론개혁 외치는 분들, 지금 현장에서 같이 일하고 있는 프리랜서 작가들 돌아보십시오. 노동 착취로 방송 만들면서 거기서 무슨 언론개혁이며, 공정방송입니까?"

김한별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부지부장의 일침에 기자회견장이 잠시 숙연해졌다. 코로나19로 모든 언론이 위기를 겪고 있지만, 방송작가를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지역 언론이 가장 약한 고리일 수밖에 없어서다.

"비정규직·영세업체 위기, 언론도 예외 아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오정훈, 아래 언론노조)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 의제에도 지역언론과 비정규직 지원대책이 포함됐고, 참석자들도 대부분 경인일보, OBS, 경기방송 등 지역 언론사 지부장들이었다.

언론노조는 이날 ▲ 대주주 사유화를 방지할 지상파 민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 코로나19로 생존 위기에 처한 지역언론 지원 방안 ▲ 포털뉴스 사회적 책임과 법적 지위 부여 ▲ 미디어 정책 과제를 풀 사회적 논의기구인 미디어개혁국민위원회(가칭) 설치 등 4가지를 핵심 국감 과제로 제시했다.

하지만 언론노조 산하 조직에서 제안한 의제들은 보다 현실적이고 더 절실했다. 방송작가지부는 기획료(프로그램연구개발료) 미지급 관행 개선과 재방료 지급 규정 개선을 제안했고, 지역MBC와 지역민영방송 지부들은 공동으로 지역방송 콘텐츠 지원 예산과 지역방송발전기금 증액 등을 요구했다. 대주주가 폐업을 압박하고 있는 OBS지부와 이미 폐업한 경기방송지부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신속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들이 21대 국회 첫 국감에 거는 기대만큼 우려도 많다. 김한별 부지부장은 "지난해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방송작가들의 노동 현실을 고발했고 KBS 관계자가 나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취재작가 처우개선을 골자로 하는 자율개선사업이 벌써 1년이 다 돼 가는데 방송사들은 협의에 제대로 나오지도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지부장은 "아무리 노조가 외치고 국정감사장에서 문제 제기를 해도 방송작가 노동 현실은 그대로"라면서 "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방송사를 견제할 수 있는 더욱 큰 힘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방송작가 노동이 무너지면 방송도 무너진다"

앞서 "노동 착취로 방송 만들면서 무슨 언론개혁이며, 공정방송이냐"는 김 부지부장 지적에, 이날 사회를 맡은 백재웅 언론노조 정책실장도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 민중총궐기 당시 '노동이 무너지면 언론도 무너진다'는 구호를 떠올리며 "방송노동 가장 밑바닥에 있는 방송작가 노동자들의 노동이 무너지면 방송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공감했다. 

언론노조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도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발 위기는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 소상공인의 삶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면서 "이번 국감을 지켜보는 우리의 심정 또한 착잡하다, 코로나19발 위기에서 언론 노동자 또한 예외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언론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길은 멀고 언론사 경영진의 위기 대책은 무력하기만 하다, 우리는 양쪽에서 밀려오는 위기의 파고 앞에서 언론인의 특권과 권리를 내려놓고 시청자와 독자의 눈으로 겸허하게 이번 국감에 임하려 한다"면서 "우리는 정당만을 위한 질문, 의원 개인의 유명세를 위한 질문, 무책임한 정부의 답변 모두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논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여야 정당과 정부 모두에 경고했다.

한편 언론노조는 전날(5일) 더불어민주당 '미디어·언론상생 TF(단장 노웅래 의원)' 출범에 대해 "TF가 대선을 염두에 둔 언론 대응 기구로 협소하게 운영되지 않으려면 언론사 순회 간담회를 넘어 정치권과 국회가 해야 할 일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미디어악법과 구태의 개혁, 건강한 미디어 환경 조성을 위한 법·제도 개선에 나서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태그:#언론노조, #2020국정감사, #과방위,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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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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