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이 아스톤 빌라에 2-7로 패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 리버풀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이 아스톤 빌라에 2-7로 패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 리버풀 페이스북 캡쳐

 
 
1시즌 만에 이러한 참사가 나올 수 있을까.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른 리버풀이 극심한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아스톤 빌라에 대패했다. 
 
리버풀은 5일(한국시각) 영국 버밍엄에 위치한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4라운드 아스톤 빌라 원정 경기에서 2-7로 패했다.
 
이로써 리버풀은 개막 후 3연승을 마감하고, 시즌 첫 패배를 당하며 승점 9를 기록, 5위에 머물렀다.
 
리버풀, 시종일관 아스톤 빌라의 파상공세에 고전
 
홈 팀 아스톤 빌라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가 골문을 지킨 강누데 매티 캐쉬-에즈리 콘사-타이런 밍스-맷 타켓이 포백을 형성했다. 중원은 존 맥긴-더글라스 루이즈-로스 바클리, 스리톱은 트레제게-올리 왓킨스-잭 그릴리시가 포진했다.
 
원정 팀 리버풀도 4-3-3이었다. 아드리안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조 고메즈-페어질 반 다이크-앤드류 로버트슨이 포백을 이뤘다. 허리는 나비 케이타-파비뉴-조르지니오 바이날둠, 스리톱은 모하메드 살라-호베르투 피르미누-디오고 조타로 구성됐다.
 
리버풀은 시작부터 흔들렸다. 전반 4분 아드리안의 골킥 실수를 틈타 왓킨스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아스톤 빌라는 기세등등했다. 전반 22분 역습 상황에서 왓킨스가 리버풀의 오른쪽 공간을 돌파한 뒤 빠른 드리블로 전진해 추가골을 작렬했다.
 
리버풀은 전반 33분에서야 살라의 만회골로 추격의 시동을 걸었다. 문제는 리버풀의 수비진이었다. 2분 뒤 맥긴의 중거리 슈팅이 반 다이크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골망을 갈랐다.
 
전반 39분 왓킨스는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트레제게가 올려준 프리킥을 왓킨스가 헤더로 마무리 지었다. 트레제게의 크로스를 헤더골로 연결했다. 전반에만 4-1로 벌어졌다.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케이타 대신 미나미노 타쿠미를 투입했다. 미나미노는 피르미누의 뒤에 포진해 좀더 공격적인 전술로 변화를 가져갔다.
 
그럼에도 무용지물이었다. 리버풀은 후반에도 수비진이 문제를 일으켰다. 후반 10분 바클리의 중거리 슈팅이 또 다시 수비수 맞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살라가 후반 15분 한 골을 만회해 2-5로 다시 추격했다.
 
클롭 감독은 센터백 고메스를 빼고 미드필더 커티스 존스를 투입해 다시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파비뉴를 센터백으로 내려 수비 약점을 해소하고자 했다.
 
그럼에도 아스톤 빌라의 파상공세는 여전했다. 후반 21분 그릴리쉬의 슈팅이 또 수비수 맞고 굴절되며 리버풀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 불안에 이어 불운까지 겹친 리버풀로선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후반 30분 그릴리쉬의 추가골을 더한 아스톤 빌라는 결국 7-2의 역사적인 대승으로 마감했다.
 
지난 시즌보다 감소한 중원 장악력-수비력
 
리버풀은 최근 몇 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무대를 주름잡았다. 2017-18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인 리버풀은 1년 뒤 마침내 빅이어를 들어 올리며 유럽을 평정했다.

마지막 과제는 1989-90시즌 이후 경험하지 못한 프리미어리그 우승이었다. 결국 리버풀은 2019-20시즌 32승 3무 3패(승점 99)를 기록하며, 30년 만에 리그를 제패했다.
 
올 시즌에도 리버풀은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주전급들의 선수 이탈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버풀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불안요소를 남겼다. 일단 전반기와 비교해 후반기 경기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선수들의 기동력과 압박이 느슨해졌고, 수비 조직력도 체계적이지 못했다.
 
리버풀은 2018-19시즌 22실점을 기록한 데 반해 우승을 차지한 2019-20시즌에는 33실점으로 실점률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올 시즌 역시 아스톤 빌라전을 앞두고 리그 3경기에서 4실점으로 불안 조짐을 보였다.
 
그래서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어느정도 선수 보강이 절실했다. 그러나 중앙 미드필더 티아고 알칸타라 이외에는 뚜렷한 영입이 없었다. 가장 큰 약점은 반 다이크의 센터백 파트너였다. 조엘 마팁이 장기 부상, 데얀 로브렌이 리버풀을 떠나면서 사실상 고메스만 남겨두게 됐는데, 고메스는 매 경기 잦은 실수를 범하고 있다.
 
단순히 포백만의 문제는 아니다. 중앙 미드필더들이 활동량과 수비 보호가 지난 시즌보다 미흡하다. 올 시즌 리버풀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됐음에도 약체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7실점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날 아스톤 빌라전에서는 주전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 티아고 알칸타라, 사디오 마네의 결장을 제외하면 전력누수가 많지 않았다.
 
리버풀은 시작부터 꼬였다. 전반에만 4골을 내주며 흔들렸다. 어려울 때일수록 선수들의 정신력을 깨우고, 동기부여를 높여줄 리더 부재마저 약점으로 노출됐다. 득점뿐만 아니라 슈팅수에서도 14-18로 열세를 보일 만큼 중원 장악력, 수비 조직력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아스톤 빌라는 지난 시즌 17위로 간신히 잔류에 성공한 팀이다. 이러한 팀을 맞아 살라의 2골로 체면을 지켰을 뿐 왓킨스(3골 1도움), 그릴리쉬(2골 3도움) 듀오를 효과적으로 봉쇄하지 못했다. 리버풀이 대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리버풀은 1963년 토트넘전 2-7 패배 이후 57년 만에 7실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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