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임기의 마지막 시즌을 치르고 있는 LG 류중일 감독

3년 임기의 마지막 시즌을 치르고 있는 LG 류중일 감독 ⓒ LG 트윈스

   
2020 KBO리그에서 LG 트윈스가 좀처럼 상위권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있다. LG는 2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투타에 걸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끝에 1-7로 완패했다. 전날 경기에서 NC에 7-1로 앞서다 8-12로 대역전패를 당한 여파가 고스란히 돌아왔다. 2연패를 당한 LG는 다시 4위로 밀려났다.

LG가 9월 1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24일 창원 NC전까지 당한 4패는 모두 불펜 필승조의 방화에 의한 역전패였다. 만일 LG가 4경기 중 2경기만 잡았어도 순위가 달라질 수 있었다. 그동안 믿어왔던 마무리 고우석을 비롯해 정우영, 진해수 등 필승조 투수의 난조가 외형적인 패인처럼 보인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 특유의 선수 기용 방식이 필승조 붕괴의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5일까지 정우영은 60이닝을 던져 KBO리그 순수 불펜 투수 중 최다 이닝 1위, 진해수는 61경기에 등판해 최다 등판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혹사가 누적된 이들의 부진은 필연적이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중일 감독은 새로운 투수의 불펜 필승조 발굴을 외면하고 있다.

2018시즌을 앞두고 LG의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감독은 올해가 LG에서 3년 차 시즌이다. 하지만 그의 임기 동안 김지용, 차우찬, 정찬헌, 김대현, 고우석이 차례로 수술대에 올랐다. 그리고 수술을 받은 5명의 투수 중 수술 이전의 구위와 기량을 되찾은 투수는 없다. 투수 관리가 과연 문제가 없는 것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야수진 기용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5일 경기에는 전날 홈런과 2루타를 쳤던 우타자 이형종이 우완 송명기가 선발 등판한 탓인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었다. 대신 선발 출전한 좌타자 이천웅은 2회초 무사 1, 2루에서 2루수 뜬공에 그치는 등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해 완패에 일조했다. 타자의 컨디션을 외면한 소위 '좌우놀이'의 결과는 매우 좋지 않았다.
 
 2020 KBO리그 투수 최다 등판 5걸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20 KBO리그 투수 최다 등판 5걸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2020시즌 LG 야수진의 선수층, 즉 뎁스(Depth)는 전신 MBC 청룡 이래 가장 두텁다는 호평을 받는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주전 야구'라 불릴 만큼 주전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주전 포수 유강남은 818.2이닝 동안 마스크를 써 리그 포수 중 최다 이닝을 소화 중이다. 그는 7월 이후 긴 부진에 빠지며 타율 0.257 13홈런 65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721로 내려앉았다. 베테랑 백업 포수 이성우를 적절히 활용하지 않은 결과다.

류중일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의 사령탑을 처음 맡은 2011년부터 4년 연속 통합 우승에 성공하며 '삼성 왕조'를 구축했다. 1994년 통합 우승 이후 오래도록 우승하지 못한 LG가 '우승 청부사'로서 그를 3년 총액 21억 원에 영입한 이유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정규 시즌 144경기 체제에서 우승을 일궈낸 경험은 없다. 133경기 체제에서 두 번, 128경기 체제에서 두 번 우승을 차지했으나 144경기 체제가 도입된 뒤 2015년에는 2위, 2016년에는 9위에 그쳤다. 게다가 올해는 올스타전 휴식기조차 없이 더블 헤더와 월요일 경기가 강행되고 있다. '주전 야구'를 고집하는 것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주전 야구를 고집하는 류중일 감독

주전 야구를 고집하는 류중일 감독 ⓒ LG 트윈스

 
게다가 통합 4연패 당시의 삼성 마운드에 비해 현재의 LG 마운드는 처지는 것이 분명하다. 류중일 감독이 '옛 영화'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현재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 과거의 성공 모델에 집착한 채 유연함을 상실한다면 실패를 피하기 어렵다.

계약 당시 국내 감독 최고 대우를 받았던 류중일 감독의 재계약 기준선은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류중일 감독이 LG를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으며 재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불펜 최다이닝' 정우영 난조, 올 것이 왔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LG트윈스 류중일 차명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문화/스포츠 컨텐츠 공작소 www.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입니다. 필진 및 웹툰작가 지원하기[kbr@kbreport.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