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글에서는 '-앓이' 짜임으로 된 말로 가슴앓이, 이앓이, 귀앓이, 설앓이를 알려드렸습니다. '-앓이' 짜임으로 된 말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나머지 토박이말들을 더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알려 드린 '가슴앓이', '이앓이', '귀앓이'와 비슷하게 우리 몸의 곳곳이 아픈 것을 가리키는 말이 많이 있습니다. 흔히 '두통'이라고 하는 것을 토박이말로는 '머리앓이'라고 합니다. 머리가 아픈 것을 가리키는 말로 '머리앓이'보다 더 쉬우면서도 알맞은 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두통'이라는 말을 훨씬 더 자주 쓰는 말인지만 '머리앓이'가 훨씬 쉽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토박이말이 있는데도 한자말만 쓰니까 토박이말을 더 쓸 일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앓이'가 들어 있는 말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 "앓이"가 들어 있는 말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 이창수

관련사진보기

 
제가 이런 저런 자리에서 되풀이해서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저는 태어나서 말을 배우는 아이들에게 우리 토박이말부터 가르쳐주고 다른 나라 또는 다른 겨레말을 배울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한국 사람다운 한국 사람을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머리앓이'부터 알려 준 다음 그걸 한자말로는 '두통'이라고 한다는 것을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그런 다음에 잉글리쉬로는 '헤드에이크(headache)'라는 것을 배우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두통'도 알고 '헤드에이크'도 알지만 '머리앓이'는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자리느낌(분위기)부터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쯤 되면 우리 몸의 곳곳의 이름과 그곳이 아프다면 다 그 이름 뒤에 '앓이'를 붙이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눈이 아플 때 많이 쓰는 '눈병'이라는 말도 '눈앓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말집 사전에는 안타깝게도 '북한말'로 풀이를 해 놓고 있습니다.

또 코가 아플 때 많이 쓰는 말 '비염'도 '코앓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말집 사전에 '코염'도 있고 '콧병'도 있는데 '코앓이'라는 말을 없습니다. '후두'라는 곳이 아프면 흔히 말하는 '후두염'도 목 안에 있는 '후두'라는 곳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하는데 이것을 가리키는 '목앓이'라는 말이 말집, 사전에 있지만 잘 쓰지 않습니다. 비슷하게 목 안에 있는 인두와 후두에 염증이 생긴 것을 가리키는 '인후염'도 '목앓이'라고 해도 될 것입니다. 이렇게 쉬운 말이 있는데도 잘 쓰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까닭이 있겠지만 저는 무엇보다 앓이(병)를 다루는 의사 분들의 우리말을 바라보는 눈인 '국어관 또는 언어관', 우리말을 맞이하는 생각인 '국어의식' 또는 '언어의식'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쉬운 말을 써야겠다는 생각이나 될 수 있으면 토박이말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의사 분들이 먼저 '귀앓이', '코앓이', '목앓이'라는 말을 쓸 것이고 그 말을 들은 사람들도 절로 그 말을 쓰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이 말을 할 때나 글을 쓸 때 '이빈후과' 또는 '이비누과'라는 잘못된 말을 쓰기도 하고 왜 '이비인후과'라고 하는지 묻기도 하는데 '귀코목과'라고 하면 아이뜰(유치원) 아이들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주면 좋겠습니다. '귀코목'이 아프면 '귀코목과'로 가세요가 알아듣기 쉬운지 '귀코목'이 아프면 '이비인후과'로 가세요가 쉬운지 둘레 아이들에게 물어 보시면 바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흔히 많이 쓰는 '복통'이라는 말과 같은 말로 '배앓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손앓이'라는 말도 있는데 '손가락 끝에 종기가 나서 곯는 병'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손앓이'라는 말이 있으니까 '발앓이'라는 말도 있을 것 같은데 '발앓이'는 아직 말집, 사전에 올라 있는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무좀'을 '발앓이'라고 할 만하지 싶습니다. 또 우리가 잘 알고 쓰는 '속앓이'가 있습니다. 이 말은 1)속이 아픈 병. 또는 속에 병이 생겨 아파하는 일이란 뜻도 있고 2)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속으로 걱정하거나 괴로워하는 일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그리고 입이 아플 때 쓰는 '입앓이'라는 말도 있고, 젖을 앓는 병을 통틀어 이르는 '젖앓이'라는 말도 있으며, 흔히 '디스크'라는 말을 많이 쓰는 '요통'을 가리키는 '허리앓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랑앓이'라는 예쁜 말도 있는데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는 일'을 뜻하는 말입니다. 사랑앓이를 해 봤거나 하고 있으신 분들에게 와 닿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경남일보에도 보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온누리 으뜸 글자인 한글을 낳은 토박이말, 참우리말인 토박이말을 일으키고 북돋우는 일에 뜻을 두고 있는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 맡음빛(상임이사)입니다. 토박이말 살리기에 힘과 슬기를 보태주세요.^^

이 기자의 최신기사 '겨울것'이란 말을 아시나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