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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공무원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유우성, 유가려 남매와 변호인단이 23일 오후 법정증언을 하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을 만나 증인신문의 재판공개를 촉구했다.
 서울시공무원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유우성, 유가려 남매와 변호인단이 23일 오후 법정증언을 하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을 만나 증인신문의 재판공개를 촉구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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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피해자인 재판인데, 이 법정에서는 되레 제가 가해자가 된 것 같습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 당사자, 유우성씨의 말이다.

23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앞에 선 유씨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국정원의 기밀 보호라는 명목으로 계속 비공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피해자인 저희는 줄곧 공개 재판을 요구하고 있는데, 정작 법원은 가해자들의 요구만 들어주고 있다. 법정에서도 우리는 가해자의 얼굴을 볼 수 없다. 목소리밖에 들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런 어이없는 결정을 한 판사, 피해자의 권리 고민하긴 했나"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형사12단독(송승훈 판사) 심리로 두 명의 현직 국정원 관계자 박아무개씨와 유아무개씨의 재판이 열렸다. 두 피고인은 유씨의 간첩조작 사건에 가장 직접적으로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3월 불구속 기소가 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혐의는 두 가지다. 먼저 2013년 서울시청에서 탈북 공무원 신분으로 근무하던 유씨를 간첩으로 조작하고, 그를 구속기소하기 위해 여동생 유가려씨에게 폭행·협박 등 가혹행위를 해 허위 증언을 유도한 것으로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다. 2013년 6월에 진행된 유우성씨 재판에서 "유가려를 폭행한 적 없다"라고 증언한 부분과 관련해서는 위증 혐의도 받고 있다.

현재 두 국정원 직원의 재판은 '공무상 기밀 보호'를 이유로 전면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기자를 비롯한 외부인들은 해당 재판을 볼 수 없다. 허가를 받아 들어간 관계자들은 법정 내부에서도 볼 수 있는 게 제한된다. 방청석에 앉은 사람들은 가림막 너머에서 재판 진행 상황을 목소리로만 들어야 한다. 증인석에서는 방청석과 피고인 석을 볼 수 없게 돼 있다. 증인이 볼 수 있는 사람은 판사와 검사뿐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방법원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해당 재판부는 법원조직법 57조와 국가정보원직원법 17조 6항에 따라 피고인들의 공무상 기밀 보호를 위해 비공개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법원조직법 57조 1항은 "국가의 안전 보장, 안녕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결정으로 (재판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국가정보원직원법 17조도 국정원 직무상의 비밀을 규정하고 있는데, 해당 법조의 6항은 "법원은 공무상 비밀 보호 등을 위한 비공개 증언 등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서울시공무원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유우성, 유가려 남매와 변호인단이 23일 오후 법정증언을 하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을 만나 증인신문의 재판공개를 촉구했다.
 서울시공무원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유우성, 유가려 남매와 변호인단이 23일 오후 법정증언을 하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을 만나 증인신문의 재판공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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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씨 측은 이렇게 비공개되는 재판 진행이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유우성, 유가려씨와 함께 언론브리핑에 참석한 법률대리인 장경욱 변호사는 "공소장을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고문을 심하게 하고, 폭행하고, 진술을 번복하면 때리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라며 "여기서 무슨 국정원 기밀이 있나. 합동신문센터에서 한 조사관의 행동이 기밀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장 변호사는 "헌법상 공개재판주의가 기본 원칙인데, 1차·2차 재판에 이어 지금까지도 비공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이 사건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정의롭지 못한 부분에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검찰도 한심하고, 이런 어이없는 결정을 한 판사가 조금이라도 피해자들의 권리를 고민한 적 있었는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 높였다.

유씨 측 김진형 변호사는 위 재판을 두고 정보 비대칭성이 심하다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많은 국민 분들은 유우성씨와 그의 여동생이 받은 피해 사실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정작 이 사건을 조작한 가해자들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면서 "법원과 수사기관 관계자들은 이런 비공개 재판이 국가 안보 차원이라고 말하는데, 저는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유우성씨는 "이 재판에는 초기부터 간첩 조작 사건에 관여했던, 당시 (여동생에게 거짓 진술을 얻어내기 위해) 폭행하고 회유했던 수사관들이 피고인으로 나와 있다"면서 "이런 만행을 세상에 알려야 하는데, 모두 비공개로 계속 숨기겠다는 태도는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는 강조했다.

이날 함께 브리핑에 동석한 유가려씨도 "이 사건이 발생한 지 8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당시 사건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지금도 법원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가슴이 두근거린다"라며 "이번 재판을 통해서, 사실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서 판사가 올바른 판결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서울시공무원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유우성, 유가려 남매와 변호인단이 23일 오후 법정증언을 하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을 만나 증인신문의 재판공개를 촉구했다.
 서울시공무원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유우성, 유가려 남매와 변호인단이 23일 오후 법정증언을 하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을 만나 증인신문의 재판공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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