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 등으로 고소한 피해여성을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녹번동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 등으로 고소한 피해여성을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 (자료사진)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에서 피해자 법률대리인이 김재련 변호사(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라는 사실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일각에서는 김 변호사가 박근혜 정부 시절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을 지냈고 '2015년 위안부 합의'에 따른 화해치유재단 이사로 있었다는 점을 들어, 여권을 겨냥한 '정치적 미투'라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일부 인터넷 언론이나 유튜브 등에서는 '김재련 변호사가 사건을 기획했다'라는 등의 음모론을 꾸준히 올리고 있고, 이는 검증 없이 인터넷에 퍼지고 있다. 그를 향한 대중의 무분별한 비난과 조롱은 박 시장 사망 이후 70일이 지났음에도 좀처럼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이런 공격에 대해 김 변호사는 22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치 진영'이라는 잣대를 빼고 보면 선명한 사안이다, 그런데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내 진영'에 있는 사람이니까 다르게 판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피해자는 내가 공격받는 이유가 '본인이 세상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변호사님이 욕받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얼굴을 드러내고, 세상 사람들에게 '그게 아니다'라고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면서 그러나 "피해자의 안전이 지켜지지 않은 상황을 앞에서 많이 봐왔기 때문에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변호사나 지원 단체에 대한 공격이 이렇게 일어난다면, 앞으로 누가 권력자가 가해자로 지목되는 사건에서 선뜻 피해자를 지원할 수 있겠냐"라며 "피해 사실을 알리는 의도를 의심하는 것이 피해자들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정치 진영이라는 잣대를 빼면 선명한 사안"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가운데) 등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서울시장 위력성폭력 사건 인권위 직권조사 발동 요청서를 들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가운데) 등이 지난 7월 28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서울시장 위력성폭력 사건 인권위 직권조사 발동 요청서를 들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 지난 18일과 19일 <고발뉴스>가 서울해바라기센터 운영위원으로서 해바라기센터에 들어오는 모든 피해자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 논란이 됐다. 운영위원은 무엇을 하는 자리인가?
"해바라기센터에서 피해자 지원이 좀 더 신속하게 될 수 있도록 돕고, 다양한 직군들이 센터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그분들의 처우에 대한 갈등 조정 등 센터 운영에 관한 것을 논의한다. 운영위원회는 일 년에 한 번 정도 열린다."

- 왜 이렇게 본인을 향한 공격이 극심해졌다고 생각하나?
"저는 특정 진영에 속해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서지현 검사 미투 때 변호인이었던 제 경력을 가지고 프레임을 씌우고 공격을 했던 일이 있지 않았나. 그것의 연장 선상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정치 진영'이라는 잣대를 빼고 보면 선명한 사안이다. 그런데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내 진영'에 있는 사람이니까 다르게 판단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는 너무 촌스럽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 있어서 0.1의 관심도 없다.

사람들은 '정치적인 야망 때문에 이런다', '미통당(국민의힘)과 짜고 기획했다', '음모다' 이러는데,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게 있다. 이 말들은 피해자는 의사가 없는데 제가 부추겨서, 꼬드겨서 그랬다(고소)는 뜻이다. 피해자의 주체성을 부정하는 인식들이다. 저는 피해자의 조력자일 뿐이다. '피해자가 변호사 뒤에 숨었다'는 말 또한 주체가 누군지 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다.

(MBC 입사시험에서) 피해호소인이 맞는지 아닌지 출제를 했다. 피해자가 '제가 피해자입니다' 이야기를 하는데 그 주체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 아닌가. 피해자를 도마 위에 놓고, '너네 마음대로 불러도 돼'라고 하는 격이다. 피해호소인에 이어 심지어 제3의 이름까지 거론됐다. 피해자의 주체성을 부정하는 '가해자 중심주의'라고 본다."  (관련 기사: MBC '2차 가해' 논술 출제 사과... 재시험 결정http://omn.kr/1owhx

 - 지난 17일 법원에 가던 중 봉변을 당했다고 들었다.
"제가 맡은 사건 재판 때문에 법원에 가는 길이었다. 사건의 의뢰인과 동행해서 걸어가는 길이었는데, 그 상태에서 욕을 듣는다는 것은 너무 민망하고 참담한 일이었다. 일단 의뢰인에게 죄송했다. 변호사에게 수임을 의뢰했는데, 그 변호사가 욕을 듣는 것을 보면 괜히 맡겼다 싶을 수도 있으니까.

세 분의 여성이 욕설을 했다. 저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법률적 도움이 필요한 피해자를 지원하는 법률 지원 변호사다. 그런데 왜 저분들은 피해의 내용을 들여다보지도 않고 저런 욕을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젠더 폭력, 사회적 약자의 권익 문제 등에 대해서 여성분들이 더욱 공감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분들을 봐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식당에 가거나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저를 응원해주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한다. 피해자 역시 어려운 상황에서도 계속 견뎌내주고 있다. 개별적인 사건 때문에 크게 요동치거나 그럴 이유는 없고, 사안의 본질에 중점을 두고 사건을 이끌어가려고 한다."

- 포털이나 SNS에 악플이 정말 많다. 읽어보나.
"일단 안 본다. 보는 순간에 정신적으로 힘들어진다. 물론 시민들 중에 '이런 것도 있다'며 보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사건 대책을 논의하다 보면 공유되는 것도 있어서 접하지 않을 수는 없다. 

폭력적인 상황이다. 사람들이 피해자가 하는 이야기와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서 시간을 할애해 살펴봐주면 좋겠는데, 정작 피해자를, (고소의) 의도를 의심하고, 변호사와 피해 지원 단체에 대한 공격을 한다.

이렇게 공격이 이어진다면 앞으로 권력을 가진 자나 정치인이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변호사가, 어떤 단체가 피해자를 지원하면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저는 이런 상황들이 피해자들의 안전까지 위협한다고 생각한다. 피해자의 안전이 지켜지지 않으면 우리는 또 다른 미투 생존자를 만나기 어려워질 것이다."

"진실게임 양상으로 갈 이유 없다"

- 변호사에게 비난이 쏟아지면, 피해자 또한 상처를 입을 것 같은데.
"피해자는 저희(변호사·피해 지원단체)가 받는 공격이, 자신에 대한 공격이라고 생각하고 댓글을 보면서 많이 힘들어한다.

그리고 제가 마음이 아픈 게, 피해자는 제가 공격받는 이유가 '본인이 세상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변호사님이 욕받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얼굴을 드러내고, 세상 사람들에게 '그게 아니다'라고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피해자의 안전이 지켜지지 않은 상황을 앞의 미투 사건에서 많이 봐왔다. 위력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의 안전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한 단계 나은 사회가 될 수 없다."

- <한겨레21> 등에서 박원순 성추행 의혹 관련 인터뷰가 나간 이후에, 서울시 관계자들의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재반박할 의사는 없나.
"그 인터뷰를 할 때는 대책위와 변호인단이 사실관계를 보고, 사실관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황 증거들이 있는 상태에서 정리해서 사실을 이야기한 것이다. '주장'을 한 게 아니므로 진실게임 양상으로 갈 이유가 없다. 

저희에게 항상 '증거 내놔라' 이야기를 하는데, 모든 증거는 수사기관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을 했다. 그런 사실조차 부인하고 왜곡한다. 피해자는 핸드폰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해체하고 분해하면서, 당시 누구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증명했다. 너무 끔찍한 일이다.

그만큼 자신이 말한 내용이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피해자는 힘겨운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피해자로부터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듣지 않았던 사람들이 피해사실을 부정하는 이야기들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서울시 관계자들이 이 사건에 대해서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해서 반성적으로 고려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댓글62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