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22라운드 대구FC와 FC 서울의 경기 모습.

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22라운드 대구FC와 FC 서울의 경기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통해 파이널A 진출을 노렸던 FC서울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서울은 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22라운드 대구FC와의 경기에서 졸전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대구를 꺾어야 파이널A 진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서울은 결국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쳐 같은 날 성남FC를 2-0으로 물리친 광주FC에게 6위 자리를 내주고 파이널B행을 받아들여야 했다.

지난해 12월 아픔 설욕한 대구

최근 대구FC가 보여준 변화 가운데 하나는 전술이었다. 이전까지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던 대구는 8월 2일 수원 삼성전 1-0 승리를 끝으로 이후 5경기에서 1무 4패에 그쳤다. 대구가 다섯 경기에서 부진했던 원인은 김대원의 폼 저하, 에드가의 부상 속에 세징야에게 편중된 단조로운 공격, 그리고 5경기에서 12실점을 허용하는 수비 붕괴 등 때문이었다. 

이로인해 대구 이병근 감독대행은 포메이션에 변화를 줬다. 중앙에 숫자를 늘리는 3-5-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꾀한 대구는 9월 12일 열린 울산과의 경기에서 속도감이 살아난 모습을 보여주며 울산의 발목을 잡은 데 이어 주중 열린 성남FC전에서는 길었던 무승행진에 마침표를 찍고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서울과의 경기에서도 대구는 이 전술로 성공을 거뒀다. 이병근 감독대행은 김우석, 김재우, 정태욱이 포진한 3백과 류재문, 츠바사, 박한빈이 포진한 중앙 미드필더간의 간격을 좁히면서 중앙 수비를 두텁게 만들어 서울의 공격을 막았다.

이는 서울 공격형 미드필더 한승규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려는 의도였다. 서울 공격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승규는 공격과 수비를 넘나드는 활동량, 볼을 가지고 전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였는데 서울은 한승규를 중심으로 공격진에서 유기적인 스위칭 플레이가 살아날 경우 공격의 파과력을 극대화 할 수 있다. 

그러나 대구의 탄탄한 수비 앞에 서울의 공격은 맥을 못 췄다. 한승규의 영향력이 감소하자 측면공격마저 막혀버린 서울은 공격의 활로를 열지 못해 경기 내내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대구의 미드필더들은 서울 선수들과의 볼 경합과정에서 한 발 앞서 볼을 차단하는 움직임을 선보이는 등 중원에서 전개되는 서울의 공격 전개를 차단하는 데 몰두했다. 

탄탄한 수비로 서울의 발목을 잡은 대구는 지난해 12월에 겪은 아픔을 그대로 돌려줬다. 당시 3위를 달리고 있는 서울과 4위 대구는 최종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쳤는데 대구가 승리할 경우 서울을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서 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서울의 탄탄한 수비 앞에 대구의 공격이 봉쇄되면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당시 최용수 감독은 3백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오스마르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배치시켜 세징야의 영향력을 감소시키고자 했는데 이 전술이 성공을 거두면서 서울이 3위를 지켜내 올시즌 ACL 출전권을 획득했다.

당시의 아픔을 만회하려 노력한 것인지 대구는 올시즌 서울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는 지난 6월 홈에서 열린 서울과의 경기에서는 6-0 대승을 거두며 서울에 치욕적 패배를 안겨주기도 했다. 

빈약한 공격력 서울? 양한빈 골키퍼 덕에 패하지 않아

한편 지난 주중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패한 서울은 대구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6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광주FC와 강원FC의 경기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그러나 강원이 수원삼성에게 패한 데 반해 광주가 성남FC를 2-0으로 물리치면서 서울과 승점동률(25점)을 이루게 됐다. 하지만 다득점에서 앞선 광주(28점)가 서울(19점)을 제치고 6위 자리를 획득했다.

이날 서울이 무승부를 거둔 데에는 답답한 공격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이날 서울은 대구의 탄탄한 수비에 막혀 90분 동안 제대로 된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슈팅수에선 대구보다 1개 적을 정도로 답답한 공격을 펼쳤다. 물론 박주영이 두 차례 득점기회에서 골대를 맞추는 불운도 있었다고 하지만 그걸 차치하고라도 서울의 공격은 매우 답답했다. 

김호영 감독대행은 공격진에 박주영과 한승규 등 볼을 소유할 수 있는 선수들을 기용해 유기적인 공격 전개를 노렸다. 하지만 중앙에서 수비를 두텁게 한 대구로 인해 한승규의 영향력이 감소하면서 측면에서도 풀백과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살아나지 않았다. 

스코어만 보면 서울의 빈약한 공격력이 무승부를 거둔 이유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사실 서울은 대구의 빠른 역습에 고전하면서 실점 위기를 맞았는데, 그럴 때마다 양한빈 골키퍼의 선방이 나오면서 한숨 돌렸다. 

양한빈 골키퍼는 전반 17분 세징야의 코너킥을 류제문이 헤더슛으로 연결하자 놀라운 반응 속도로 막으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그는 이어 전반 41분 세징야의 중거리슛마저 막아내면서 팀이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마칠 수 있게 만들었다. 

후반전에도 세징야에게 슈팅기회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던 서울은 경기막판 양한빈 골키퍼의 선방으로 큰 위기를 넘겼다. 후반 38분 중앙에서 돌파를 시도한 이후 데얀과의 2대1 패스를 통해 페널티박스로 침투한 세징야는 왼발 슛으로 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양한빈 골키퍼가 각을 좁히고 나와 슈팅을 막아내면서 서울은 또 다시 실점위기를 넘겼다.

사실상 양한빈 골키퍼가 서울에게 승점 1점을 벌어다 준 경기라 해도 무방했다. 결국 대구에 발목잡힌 서울은 파이널B행을 받아들여야 했다. 서울 입장에선 결과적으로 지난 주중 열린 인천과의 '경인더비' 패배가 최악의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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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FC서울 대구FC 양한빈 세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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